2백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6
돌프 페르로엔 지음, 이옥용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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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나쁜 남자, 나쁜 여자에 대한 관심이 트렌드인가보다.' 하는 생각으로 책을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나쁜 남자란, 현대에서는 나쁜 남자라 함은 B형 남자친구처럼 약간 이기주의 성향을 가지고, 그래도 내 사랑에 대해서는 자상하고 따뜻한 면이 있는 남자이다.

그리고 나쁜 여자란, 자신을 꾸미거나 자신의 이익을 취함에 있어서는 한없이 관대하나 다른 사람의 - 특히 남자에 대해서- 이익과 멋에 대해서는 어딘가 모르게 까칠한 기준을 제시하면서도 또한 자신의 사랑에 대해서는 한없이 퍼주고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여자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한 악녀가 등장할 것이란 기대로, 약간은 위 내 생각과 비슷한 여자가 2백년전에도 악녀로 등장할 것이란 기대로 이 책을 펼쳤고,,,

그런 내 기대는 무참히 깨졌다.

 

표지 그림에서 분홍 드레스를 입은 그녀가 가지고 노는 목각인형은 예쁜 여자아이가 가지고 노는 예쁜 장난감이 아니었다.

 

마리아는 커피농장 지주의 딸로서 어서 빨리 자라서 매일 놀러와 티타임을 가지는 엄마와 엄마의 친구들처럼 가슴이 나오고, 예쁜 옷을 입고, 노예들에게 맛사지를 확실하게 받으며, 루까스와 결혼을 하고 싶다.

 

성인이 된 기념으로 받은 선물은 가장 큰 쟁반에 덮여 들어온 꼬꼬라는 흑인 노예.

그녀 침실 밖 복도에서 재우며 그녀를 보필하게 만들며, 채찍을 사용하는 마리아.

 

재미있는 일을 생각하며 꼬꼬를 다그치고, 맛사지를 위해 노예를 내다 팔고 다른 노예를 넘겨받는 그녀.

 

맛사지를 위해 들여온 노예는 아무도 모르게 루까스의 아이를 낳게되고, 그런 흑인 노예에게 아이를 낳은 날도 일을 시키는 마리아와 그녀의 엄마.

 

그당시 실상을 보여주는 이 책은 일반적인 영화와 소설과는 달리 [착한] 등장인물이 없어 읽는내내 '인권'이란 단어를 생각하게하는 그런 책이다.

 

당시 흑인노예들의 생활모습이 아주 단편적으로 쓰여있기에 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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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전에 만나는 10가지 얼굴의 그녀 - 20 ~ 30대, 매일매일 새로 시작하는 그녀들의 인생 로드맵
앨리슨 제임스 지음, 박무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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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이? 서른 다섯을 훌쩍 넘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누군가 내게 나이를 물을때마다 내 나이를 말하면서 내자신이 내나이에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 내 나이.

 

세상엔 여러 종류의 사람이 산다. 스스로를 엄격한 규제 속에서 속박하는 사람 또는 인생 한번뿐이니 자유롭게 세상을 즐기며 사는 사람 등등등...

 

여러 사람들이 사는 사회이니만큼 다들 그 캐릭터가 같을 수는 없다. 그리고 또한 한 사람이 꼭 한가지의 성향만을 나타내며 살지도 않는다.

 

이 책은 10가지의 얼굴이 차례로 나타난다고 쓰여졌지만, 사실 내가 생각해볼때 이 10가지얼굴은 우리 여자라면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니 남자들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여자 마음 읽기라고 하는거 아니겠는가.

 

사회 초년생, 빈털터리 공주, 워커홀릭, 파티걸, 몸짱-워너비, 카멜레온, 위기의 여자, 독립녀, 미시-아가씨+아줌마, 진정한 나

 

위의 10가지 모습 중 사실 나는 파티걸과 카멜레온, 미시-아가씨+아줌마의 세가지 얼굴은 겪지 못 했다. 아니 지니지 못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20대 초반에 사회에 처음 나오면서 나는 그야말로 사회 초년생으로 내 안에서 속삭이는 아이의 목소리와 내 옆에서 돌아가는 사회의 어른의 목소리의 혼돈으로 그야말로 카오스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그렇지만, 그에 따라서 빈털터리공주는 쉽게 흘러지나가고 좀 심한 워커홀릭 시기를 이겨내야만 했다.

그 워커홀릭의 시기를 거쳐내면서 내 자신 몸짱-워너비로 바로 뛰어넘어 위기의 여자를 겪고 독립녀 시기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그 일곱가지의 얼굴이 시시때때로 번갈아가며 나타나기때문에 나는 아직도 발달단계에 있는 여자라고 할 수 있다.

 

예전 공자님께서 마흔이면 '불혹'이라 하시며 흔들림없는 나이라 하셨는데, 그건 공자님 같은  성인이나 그렇듯이, 이 책의 제목처럼 '서른다섯 전에 만나는 10가지 얼굴의 그녀'는 좀 더 나같은 여자보다는 삶에 정열적인 사람이 겪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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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해줘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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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다섯가지 감각기관 중 한가지라도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감각기관이 발달해있다고 알고 있다.

눈이 안 보이는 사람들은 소리와 촉각이 민감하고, 소리가 안 들리는 사람은 촉각이 발달해있다고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인 교코는 그렇게 예민해보이지 않는다.

귀가 들리지 않지만, 바로 옆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알아차리지 못 하고 슌페이의 고함이나 악쓰는 소리에도 그저 묵묵부답일 뿐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교코의 귀가 들리지 않지만, 큰 소리의 떨림을 몸으로 느끼기를 바랬나보다.

슌페이의 교코에 대한 사랑이 깊어갈수록, 그가 그녀에게 필담으로 나타낼 수 없는 이야기를 그녀가 알아채주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계속 읽게 되었다.

교코보다 더 슌페이의 마음이 내게는 절절하게 느껴진 탓이다.

아마도 나는 이렇게 연애 상대에게 바라는게 많아서 연애를 잘 못 하나보다.

 

다큐멘터리 제작 피디인 슌페이는 사람들의 소리를 소음으로 느끼면서, 교코와의 만남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계속되는 필담 속에 교코를 사랑하면서도 교코를 못 견뎌하게 되는 일종의 권태기에 그는 그녀가 그를 떠나자 그녀를 찾기 위해 동네를 계속 뒤지게 된다.

그 모습을 읽으면서 사랑은 그렇게 아름답고도 한길만을 가는 외곬수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슌페이의 교코에 대한 사랑.

 

하지만, 편해진 상대에 대한 다소 소홀함.

그 소홀함으로 슌페이는 교코를 다큐멘터리 제작이라는 핑계로 소홀히 대하고, 그녀가 기대에 부풀어 준비하던 여행도 엉망으로 취소해버리고 만다.

 

말로도 잘 표현하지 못 하는 '사랑해'라는 말은 어쩌면 글로 대화를 나눠야 할때는 더욱 표현하기 어려운 말일 것이다.

슌페이나 교코의 서로에 대한 사랑을 알면서도 표현하지 못 하는 것을 보면서 제목처럼 "사랑을 말해줘~"라고 소리치고 싶었던 것은 단지 나만의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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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지 파트너
한정희 지음 / 민음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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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란 시기는 내게는 무척 자유롭고 뭔가에 대해서, 그것이 어떤 것이 되었던 간에 초탈한듯한 반응을 보이는 시기이다.

얼마 전 일인극을 보러간 소극장에서 중년의 부부가 연극을 함께 보러와서는 너무도 멋진 답을 내게 주었다.

물론 내게만 준 답은 아니었다.

무대 위의 배우(일인극을 이끌어간 배우)가 부인에게 "왜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셨죠?"라는 질문을 하자 부인은 남편을 잠깐 보면서 미소를 짓더니 "Because he was there."이라는 멋진 답으로 응답했다.

그 대답을 들으면서 소극장의 관객 모두들 '우와~'하는 함성을 질렀고 그 속에서 나는 중년이란 나이는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 나이라는 것을 느꼈었다. 또한, 나도 그렇게 늙어가야지 하는 생각도 했었다.

 

일반적으로 드라마에 그려지는 중년의 나이 여성은 힘들게 키운 아이들은 독립을 외치고, 열심히 뒷바라지 했던 남편은 어느새 명퇴자로 자신의 옆에 힘없이 서 있어서 홀로서기 힘든 시기이다.

 

지난해, 이제 겨우 40이라는 나이를 맞이하던 아름다운 배우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뉴스를 보면서 나는 '중년'으로 가까이 가던 그 여배우가 자살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중년'이란 평소에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그렇게 인생에 있어서 위기이기 때문이구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중년'이란 위기를 이렇게 멋지게 표현해낸 소설이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했다.

작은 매개체로 이어지는 주인공들의 연결고리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독특한 구성만큼이나 나를 책 깊숙이 끌고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얼마 안 남은 중년을 내가 준비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걸까?

그리고 책속의 주인공들처럼 '중년'이란 나이는 정말 보통의 여성들에게, 특히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여겨지는 여성들에게 그렇게 넘기 힘든 산일 것이란 생각해보니 다소 준비하는 내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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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이 :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비키 마이런.브렛 위터 지음, 배유정 옮김 / 갤리온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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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라는 특별한 공간,

그 곳에 있기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고양이.

 

비키 마이런은 하트랜드에서 도서관장으로 일하며 듀이를 만나고, 듀이와 함께 생활하며, 듀이를 마을 사람들의 친구로 받아들이게끔 하는 역할을 했다.

물론,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이 더욱 듀이라는 고양이의 존재를 특별하게 대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어린 나이에 결혼, 임신, 출산, 자궁적출, 가난, 알코올중독인 남편 견디기, 이혼을 겪는 과정에서 얼마나 그녀가 삶에대해 단단해졌는지를 알 수 있다.

 

어려운 일을 많이 겪은 사람일수록 동물에 더 따뜻한 정을 느낀다고 한다.

아마도 자신이 겪은 어려운 일로 인해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리라.

 

처음 만나게되는 책 표지의 황금빛 고양이 사진은 듀이를 명품고양이로 느끼게 한다.

책 뒷부분에 실린 듀이의 사진 역시 듀이가 평범한 고양이가 아님을 느끼게 한다.

비키가 처음 도서반납함에서 만나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을때, 물었던 것 처럼 나도 묻게된다.

'이 고양이 정말 비싼 족보의 고양이 아닐까?'

하지만 일반적인 길고양이인 듀이는 비키를 만나면서 도서관에서 살게 되고, 그 안에서 도서관에 적합한 고양이로 길러진다.

 

도서관 방문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사랑을 알게 하고, 비키와 도서관 직원들에게는 즐거움을 주며, 동물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도 동물을 사랑하게끔 만드는 마술적인 존재로 등극한다.

 

그렇게 사랑을 전하던 도서관의 천사같은 존재 듀이는 떠나는 순간까지 모든 이에게 사랑을 받고 사랑을 전한다.

 

동물을 다소 꺼리는 나조차도 책을 읽는내내 듀이라는 고양이에게 관심이 가고, 한번 쓰다듬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얼마나 따뜻한 존재였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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