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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희 지음 / 민음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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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란 시기는 내게는 무척 자유롭고 뭔가에 대해서, 그것이 어떤 것이 되었던 간에 초탈한듯한 반응을 보이는 시기이다.

얼마 전 일인극을 보러간 소극장에서 중년의 부부가 연극을 함께 보러와서는 너무도 멋진 답을 내게 주었다.

물론 내게만 준 답은 아니었다.

무대 위의 배우(일인극을 이끌어간 배우)가 부인에게 "왜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셨죠?"라는 질문을 하자 부인은 남편을 잠깐 보면서 미소를 짓더니 "Because he was there."이라는 멋진 답으로 응답했다.

그 대답을 들으면서 소극장의 관객 모두들 '우와~'하는 함성을 질렀고 그 속에서 나는 중년이란 나이는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 나이라는 것을 느꼈었다. 또한, 나도 그렇게 늙어가야지 하는 생각도 했었다.

 

일반적으로 드라마에 그려지는 중년의 나이 여성은 힘들게 키운 아이들은 독립을 외치고, 열심히 뒷바라지 했던 남편은 어느새 명퇴자로 자신의 옆에 힘없이 서 있어서 홀로서기 힘든 시기이다.

 

지난해, 이제 겨우 40이라는 나이를 맞이하던 아름다운 배우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뉴스를 보면서 나는 '중년'으로 가까이 가던 그 여배우가 자살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중년'이란 평소에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그렇게 인생에 있어서 위기이기 때문이구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중년'이란 위기를 이렇게 멋지게 표현해낸 소설이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했다.

작은 매개체로 이어지는 주인공들의 연결고리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독특한 구성만큼이나 나를 책 깊숙이 끌고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얼마 안 남은 중년을 내가 준비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걸까?

그리고 책속의 주인공들처럼 '중년'이란 나이는 정말 보통의 여성들에게, 특히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여겨지는 여성들에게 그렇게 넘기 힘든 산일 것이란 생각해보니 다소 준비하는 내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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