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테이크아웃하다 - 서른과 어른 사이, 사랑을 기다리며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들
신윤영 지음 / 웅진윙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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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이 서른이 되었을때는 그저 기뻤다. 내가 서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그리고 지금은 내 나이에 내가 깜짝깜짝 놀라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이 현실도피성이 다분한 자신에 대한 미이해. 어쩌면 이기적인 자기애일수도 있다.

 

가끔은 내 얼굴을 보면서 사람들이 동안이라고 하면, 나도 그렇게 얘기한다.

"우리 부모님이 막내를 너무 원하셔서 5년 일찍 출생신고를 해놓으셨대요."  ㅠ.ㅠ

나이로 인해서 연애를 못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연애라는 말을 쓰기엔 좀 낯간지러운 나이가 되어버린건 사실이다.

게다가 연애를 하기엔 심장이 좀 굳은거 같기도 하고...

 

요즘처럼 쉽게 커피전문점을 만날 수 있고, 그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듯이 연애를 쉽게 할 수 있다면,  어쩌면 내가 지금보다 좀 더 아름다운 인생을-여기서 내가 말하는 아름다운 인생이란, 지금보다 쬐끔 아주 쬐끔 더 감성적으로 풍부한 인생을 의미한다- 살고 있지 않을까 한다.

나는 항상 연애는 사람의 인생을 감성적으로 풍부하고 윤택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니까.

 

지은이 신윤영은 자신의 과거 연애를 발판으로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연애에 대한 감정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지만, 활자로 된 내 마음을 읽는 듯 하여 빠져든다.

연애는 당사자 외에는 아무도 그 속을 알 수 없다. 작가는 그 또한 감정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나만 알고 있는줄 알았는데... ^^

 

서른셋의 작가가 풀어냈지만, 이십대의 연인들도 읽는다면 좀 더 멋진 연애를 할 수있지 않을까 한다.

열정적인 연애도 더욱 열정적으로, 식어가는 연애는 좀 더 이성적이고 초연하게.

 

마음에 콕 쏘던 한마디를 간단하게 소개해본다면,

264쪽 방어율 : "연애를 하느니 차라리 결혼을 하겠다"는 말에 "말하자면 방어율이 상당히 좋은 투수인 셈이지. 꼭 필요한 공을 꼭 필요한 코스로, 꼭 필요한 순간에 찔러넣겠다는 얘기잖아."로 해석하던 친구가, 그야말로 그 선언대로 하자 하는 말 "그런데..... 방어율이 좋긴 하지만 등판기회가 거의 없다는게 이 투수의 문제랄까."

그나마 방어율이라도 좋은 그녀에 비하면 타율도 형편없는 데다 타석에 나설 기회마저 흔치 않은 30대의 후보선수.

 

우리 삼십대 싱글 여성들은 모두 타율도 형편없는 데다 타석에 날설 기회마저 흔치 않은 후보선수로 전락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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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 실크 팩토리
타시 오 지음, 황보석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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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빨간 실크 천에 중국전통문양이 새겨진 책 표지를 보면, 이 책이 중국에 관련된 이야기 임을 바로 알 수 있다.

이 책은 영국의 식민통치에 이어 일본군의 침략에 피폐한 말레이지아를 배경으로 한 중국 직물 상인  조니 림의 이야기이다.

 

중학교시절, 국어시간이었다. 국어 선생님께서 졸고 있는 우리를 깨우실 요량이었는지 질문을 던지셨다.

"위인전은 뭐지?" 우리의 대답은 "뭔가 본받을 만한 업적을 가진 사람의 일생 이야기를 적은 것."이라고 정리가 되었다.

그때 국어선생님께서는 또한번 질문을 하셨다. "그렇다면 히틀러의 위인전은 왜 있는걸까?"

살살 졸고 있던 나는 잠이 깨었고, 그때부터 적당한 답을 찾기 위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평소 엉뚱발랄하던 친구가 "그 사람도 그 쪽으로는 나름 유명하고 뛰어나잖아요."했고, 그 대답은 선생님께서 원하시던 대답이었다.

 

평소 회사내에서 여러사람이 한 직장상사를 보는 평이 다르고, 같은 배우의 연기를 보더라도 사람마다 그에 대한 평이 다르듯이 '인간 이해'라는 측면에서 정의할 수 있는 진실은 없는 것 같다.

 

아버지 조니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과 들은 내용과 뉴스까지 찾아가며 비난을 하는 아들 재스퍼. 아마도 아들의 기대만큼 아버지 사랑을 못 받은 탓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는 아버지 조니를 맹비난한다. 애증일까?

짧은 생을 살아가며 남편 조니에 대한 이야기를 일기에 적은 아내 스노. 아내에 대한 열등감으로 성적 장애까지 있는 불쌍한 영혼으로 그려진다. 아내의 남편에 대한 동정.

함께 한 시간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내놓는 친구 웜우드. 그저 선량한 중국인이며 열심히 일하는 남자,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으로 그려진다. 웜우드 자신의 잘못으로 그를 아름답게만 보는 것은 아닐까?

 

세 사람의 조니 림에 대한 이해관점은 너무도 다르고, 세 사람이 마주앉아 함께 조니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기에

조니 림에 대한 평가는 온전히 독자인 우리 몫이다.

 

두꺼운 분량만큼이나 생각도 많이하게 하고, 다시 한 번 인간 이해에 대한 허점을 이해하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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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텍의 비밀
폴 크리스토퍼 지음, 민시현 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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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첩보, 모험, 스릴, 학문, 역사 등 이 작은 책에 너무도 많은 것을 담았다.

많은 것을 담기 위해서인지 등장인물도 무척이나 많다.

 

나의 부족함은 책 주인공 이름을 잘 못 외운다는... 어느 정도이냐 하면, 읽고 있는 중에 누가 옆에서 지금 읽은 책 주인공 이름이 뭐냐 물어도 잘 기억해내지 못하는 정도인데, 이 책은 등장인물이 많아 내가 읽으면서 내용을 이해하면서 머릿 속으로 인디아나 존스 장면을 떠올리고, 다빈치코드 영화 장면도 떠올리고, 두 영화의 비교도 해가며, '아즈텍의비밀'을 영화로 만든다면 이란 가정하에 장면을 그려내며 무척이나 바빴던 책이다.

 

요즘 세대는 '미이라'를 떠올릴 것이고, 7080세대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인디아나 존스' 영화를 다시 만난듯한 분위기다.

바티칸과의 연관성에서는 '다빈치코드'도 떠올려지고, 마약왕을 보면서는 '대부'도 떠올려지는 아무튼 아주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표지를 보면서 그냥 쉽게만 생각했던 책이 과거 이야기로 시작하면서 현재와의 연관성을 떠올리게 하고, 그 이야기는 모험을 그려내며 흥미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야기의 발단이 되는 과거의 사건만으로도 나를 흥분하게 만드는 이 책은 분명히 매력적이다.

아코디언식 코덱스에 담긴 보물에 관한 정보를 노리는 여러 사람들, 현명함으로 무장된 핀과 빌리, 정보왕, 마약왕, 기업회장과 그 아들, 비밀의 종교조직, 쿠바와 미국간의 정치적 사안으로 비화될듯한 수소폭탄을 실은 전투기의 추락.

 

저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기엔 어쩌면 이 책은 너무 짧을지도 모르겠다.

다시 램브란트의 유령과 아즈텍의 비밀에 이어 세번째 시리즈물이 곧 우리에게 다가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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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니
펄 벅 지음, 이지오 옮김 / 길산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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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소녀가 전통 복장을 하고, 중국을 대표하는 등을 들고 약간은 요염한 포즈와 표정으로 문살에 기대어있다.

표지에 보여지는 그녀의 모습으로 나는 책을 처음 만나, 중국여자의 파란만장 일생 이야기를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역사적으로 계급사회는 여러가지 비극을 낳고는 한다. 태어나면서 신분이 나눠지고, 그 안에서의 삶만이 허용되는 상황에서는 일도 사랑도 움츠러들기 마련인 것이다.

 

다른 나라 땅이지만 성공한 유대인의 집안에 하녀로 팔려온 피오니는 어려서부터 주인집 아들과 함께 자랐지만, 주인집 아들은 주인집 아들이고 피오니는 하녀일 뿐이다.

함께 자란 데이빗은 피오니에 대한 정으로 결국 중국 왕실을 등질 위험한 상황에서도 그녀를 가족으로 인정하고 보호하지만, 그의 어머니 에즈라 부인은 피오니를 며느리로 받아들일 만큼은 애정을 갖고 있지 않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그의 사랑에 도움을 주고 그의 가정을 지켜주기 위해 헌신하며 마지막까지 그의 아들을 위해 애쓰는 피오니의 모습은 다소 답답하기까지 하다. 결국 '사랑한다'는 한마디도 데이빗에게는 표현하지 못 하고, 데이빗의 사랑도 받아들이지 못 하는 그녀는 전형적인 유교사상 아래에서 교육된 여인의 모습이다.

 

중국땅에서 살지만, 유대인으로서 여호와를 모시는 삶을 교육받아온 데이빗 또한 살아가는 환경에서 허용되는 두번째 부인을 받아들이는 삶을 인정하지 못하고 피오니를 비구니로 보낼 수 밖에 없다.

 

그 둘의 모습은 어떤 문화적인 환경에서 사는지 보다 어떤 문화를 받아들이도록 교육받아왔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해준다.

 

중국인 만큼이나 중국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표현해 낸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의 역사적인 사실과는 괴리가 있다고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또 한번 중국이란 거대한 나라를 조금은 알게되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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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마일기 - 마광수 장편소설
마광수 지음 / 북리뷰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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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읽은 책 중에 책 읽는 시간이 가장 오래걸린 책이다.

이유는 읽으면서 계속 이책을 읽어야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수없이 내자신에게 물음을 던지느라 시간을 보낸 이유였다.

 

나는 여자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나는 여자여야만 한다.'는 다짐이 생겨버린다.

 

대학 신입생시절,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읽고는 이젠 우리나라 문학의 범위가 이 정도를 허용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는 뿌듯함에 나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화의 광범위 해짐을 박수를 치고 반가워했더랬다.

그리고 얼마 있다 그가 법정에 섰다는 소식은 '예술이냐 외설이냐'라는 말장난 속에, 그의 모든 작품이 그저 한낱 싸구려 사건처럼 다뤄져버리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 했다. 문화의 퇴보라고까지 생각이 들었었더랬다.

 

그렇다고 내가 그가 말하는 '야한 여자'였나 하면, 내 인생을 통털어 한순간도 나는 '야한 여자' 근처에도 못 가본 사람이다.

아마도 그렇지 못 한 나를 대리만족 시켜주는 그런 여자들을 꿈꾸어서 내가 안타까움을 더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15여년만에 다시 그의 작품을 읽었다. 이젠 더이상 꿈과 희망에 부풀어 문화를 읊어대던 나는 없어졌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이 내가 읽기에 버거워졌다.

정말 마광수 교수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옆에서 이야기로 들려주는 것 마냥, 나는 읽는 내내 어쩔줄을 몰랐다.

내가 그분과 마주앉아 이야기를 듣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에로티시즘, 과거를 넘나드는 몽환적 분위기, 해학적인 표현...

이 책을 표현하는데 모두 한계가 있다. 그야말로 읽는이에 따라 다분히 달라질 수 있는 열린 책이다.

예술과 퇴폐가 살아있는 책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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