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광마일기 - 마광수 장편소설
마광수 지음 / 북리뷰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요사이 읽은 책 중에 책 읽는 시간이 가장 오래걸린 책이다.
이유는 읽으면서 계속 이책을 읽어야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수없이 내자신에게 물음을 던지느라 시간을 보낸 이유였다.
나는 여자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나는 여자여야만 한다.'는 다짐이 생겨버린다.
대학 신입생시절,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읽고는 이젠 우리나라 문학의 범위가 이 정도를 허용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는 뿌듯함에 나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화의 광범위 해짐을 박수를 치고 반가워했더랬다.
그리고 얼마 있다 그가 법정에 섰다는 소식은 '예술이냐 외설이냐'라는 말장난 속에, 그의 모든 작품이 그저 한낱 싸구려 사건처럼 다뤄져버리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 했다. 문화의 퇴보라고까지 생각이 들었었더랬다.
그렇다고 내가 그가 말하는 '야한 여자'였나 하면, 내 인생을 통털어 한순간도 나는 '야한 여자' 근처에도 못 가본 사람이다.
아마도 그렇지 못 한 나를 대리만족 시켜주는 그런 여자들을 꿈꾸어서 내가 안타까움을 더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15여년만에 다시 그의 작품을 읽었다. 이젠 더이상 꿈과 희망에 부풀어 문화를 읊어대던 나는 없어졌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이 내가 읽기에 버거워졌다.
정말 마광수 교수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옆에서 이야기로 들려주는 것 마냥, 나는 읽는 내내 어쩔줄을 몰랐다.
내가 그분과 마주앉아 이야기를 듣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에로티시즘, 과거를 넘나드는 몽환적 분위기, 해학적인 표현...
이 책을 표현하는데 모두 한계가 있다. 그야말로 읽는이에 따라 다분히 달라질 수 있는 열린 책이다.
예술과 퇴폐가 살아있는 책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