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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 실크 팩토리
타시 오 지음, 황보석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빨간 실크 천에 중국전통문양이 새겨진 책 표지를 보면, 이 책이 중국에 관련된 이야기 임을 바로 알 수 있다.
이 책은 영국의 식민통치에 이어 일본군의 침략에 피폐한 말레이지아를 배경으로 한 중국 직물 상인 조니 림의 이야기이다.
중학교시절, 국어시간이었다. 국어 선생님께서 졸고 있는 우리를 깨우실 요량이었는지 질문을 던지셨다.
"위인전은 뭐지?" 우리의 대답은 "뭔가 본받을 만한 업적을 가진 사람의 일생 이야기를 적은 것."이라고 정리가 되었다.
그때 국어선생님께서는 또한번 질문을 하셨다. "그렇다면 히틀러의 위인전은 왜 있는걸까?"
살살 졸고 있던 나는 잠이 깨었고, 그때부터 적당한 답을 찾기 위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평소 엉뚱발랄하던 친구가 "그 사람도 그 쪽으로는 나름 유명하고 뛰어나잖아요."했고, 그 대답은 선생님께서 원하시던 대답이었다.
평소 회사내에서 여러사람이 한 직장상사를 보는 평이 다르고, 같은 배우의 연기를 보더라도 사람마다 그에 대한 평이 다르듯이 '인간 이해'라는 측면에서 정의할 수 있는 진실은 없는 것 같다.
아버지 조니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과 들은 내용과 뉴스까지 찾아가며 비난을 하는 아들 재스퍼. 아마도 아들의 기대만큼 아버지 사랑을 못 받은 탓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는 아버지 조니를 맹비난한다. 애증일까?
짧은 생을 살아가며 남편 조니에 대한 이야기를 일기에 적은 아내 스노. 아내에 대한 열등감으로 성적 장애까지 있는 불쌍한 영혼으로 그려진다. 아내의 남편에 대한 동정.
함께 한 시간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내놓는 친구 웜우드. 그저 선량한 중국인이며 열심히 일하는 남자,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으로 그려진다. 웜우드 자신의 잘못으로 그를 아름답게만 보는 것은 아닐까?
세 사람의 조니 림에 대한 이해관점은 너무도 다르고, 세 사람이 마주앉아 함께 조니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기에
조니 림에 대한 평가는 온전히 독자인 우리 몫이다.
두꺼운 분량만큼이나 생각도 많이하게 하고, 다시 한 번 인간 이해에 대한 허점을 이해하게 만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