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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땐 그냥 울어
스즈키 히데코 지음, 이정환 옮김, 금동원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시절 국어 선생님께서는 연세가 꽤 있으신 문학가셨다.
어느날, "서양의 장례식과 우리나라 장례식 중 어느 방식이 더 좋다고 생각하니?"라는 엉뚱한 질문을 하셨고, 거기에 우리는 대다수가 "서양의 장례식요~" 라고 대답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선생님께서는 "그런데 희한하게 서양은 정신병을 가진 사람들이 참 많단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말씀인즉, 어려서부터 우리는 엄마 품에 안겨서 스킨십을 하고 안정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서양은 요람에서 우유병 빨며 살아간다. 게다가 가까운 사람의 장례식에서도 그저 검정 옷 입고 무덤가에 둘러서서 기도하고 즐거웠던 일들 떠올리며 편지 읽어주고 끝나지만, 우리의 장례식은 몇날며칠 곡을 해야하고 곡소리가 울려야만 그 장례식이 장례식 다와진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풀어낼 것을 다 풀어내며 살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건강하다 하셨다.
그때는 과연 그 말씀이 맞는걸까? 의심을 했더랬다. 지금은 '힘들땐 그냥 울어'야 한다는 진리를 마음 깊이 새기고 있다.
어린 조카가 울지 못 하고 입을 앙다물고 있으면, 나는 큰 소리로 "울어도 돼, 울어" 라고 얘기 해준다.
정신적으로 풀어낼 것은 모두 풀어내는 방법이 큰 소리로 엉엉 우는 것임을 알기에.
굳이 어려운 얘기로 카타르시스라고 까지 표현할것 까지도 없이 큰소리로 엉엉울어내며 풀어내면 언제 내가 그랬냐는듯이 풀리는 것이 사람의 정서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