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독본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3
박정윤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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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차이나타운을 돌아볼때, 구락부가 club의 일본식 발음이란걸 알게 되었다. 그때 이후 구락부란 단어를 들으면 왠지 촌스러보인다고 느꼈는데, 아마도 그 시절엔 세련된 말로 통했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든다.

아란, 정희, 경숙이 소녀구락부를 만들어 자신들끼리 서로 모든 걸 공유하자고 결의를 맺고 친하게 지낸다. 여고생인 그녀들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별로 없었던 시절이기에 아마도 그녀들은 엄마의 원피스를 몰래 입고, 구두도 몰래 빌려신고는 성인인척 영화관과 다방을 들락거리는 것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셋 다 학교에선 공부도 잘하고 모범생이었기에 그녀들이 한명씩 핑계를 대고 조퇴하는 것을 담임은 눈감아 줬고, 그녀들은 자신들이 놀 수 있는 환경에선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 놀았다고 할 수 있다.

셋이 모두 다른 가정환경에서 자라고 있기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그녀들의 인생이 어찌 달라질지 아는 상황에서 그녀들은 서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기만 한다. 아마도 요즘처럼 '상담'문화가 잘 잡혀 있다면 그런 그녀들의 고민이 조금은 해결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던 어느날, 백화점 옥상정원에서 커피 마시면서 옆자리의 아저씨들에게 담배를 청하기까지 하고 거기서 만난 민선재를 통해 아란은 소설을 쓰게 된다.


일제강점기시절이었기에 모든 출판물이 검열을 받던 시기였는데, '고등형사 미와'와 '경성의 영웅, 트로이카'라는 작품은 갱지에 인쇄된 딱지본으로 나와 길거리에서 팔리면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내용이 자신들을 놀리는 것으로 불온하다고 판단한 일본 형사들은 작가와 출판국을 찾기에 혈안이 된다.


주인공은 셋인데, 아무래도 아란이 글을 쓰는 형식으로 아란이 주된 주인공인 이 책은 셋의 첫경험을 이야기 한다. 그 이유는 고 사장으로 부터 아란이 연애소설을 써보라는 권유를 받고 자신과 친구들의 첫경험 이야기를 쓰기로 하면서 시작이 된것이다.

여고생이면 아직은 올바른 판단을 하기엔 어려운 시기일까... 정희와 경숙 그녀들은 각자의 처지를 비관해 자신을 내던지다시피 남자를 알게 되고, 현명하다고 판단되는 아란은 자신의 경험인양 연애소설의 마지막을 써서 자신을 아껴주던 민선재의 질투에 불을 붙이는 격이 된다.


결국, 아란의 소설로 일본형사들의 수사망은 점점 좁혀져 오고, 고 사장은 민선재에 대한 의리를 지키려는 것인지 주변을 정리하면서 자신을 내던진다.


어찌보면 좀 허무하게 끝나기도 하지만, 이 책은 그당시의 연애의 어두운 면을 보는 또하나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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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보이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4
김서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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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그 책에 나온 음악을 찾아 들어보긴 참으로 오랜만인듯 하다. 가수면서 재즈 피아니스트였던 Nat King Cole의 노래라고 해서 큰 기대는 안 했었는데, 의외로 가슴을 울리는 뭔가가 있었다.

 

한 아이가 살았는데, 그 아이의 기이한 능력에 세상이 모두 놀랐고, 그 아이가 어느날 내 앞을 지나면서 남긴 말 '네가 이 삶에서 배울 수 있었던 가장 위대한 일은 누군가를 그저 사랑하고 그 사람에게 사랑받는 일이란다'

 

 

책 제목이 네이처 보이여서 뭔가 시골풍의 로맨스를 기대했더랜다. 그런데, 내가 상상한 바와는 많이 다른 Nature에 좀 놀랐다.

 

정은영 아나운서는 송정우라는 남자와 사내연애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딸아이를 전남편에게 두고 이혼을 한 처지여서인지 연애에 당당하지 못 하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느낀 정우는 그녀와의 결혼을 망설이게 되고, 결국은 다른 여자와의 결혼을 결정하고 만다.

한마디로, 남자에게 차인 정은영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천온희를 만나게 되고, 온희는 그녀를 정성을 다해 사랑하기 위해 자신의 마법 능력을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며 따뜻한 사랑을 베푼다. 온희의 마법 능력을 믿기엔 너무도 이성적인 은영은 결국은 온희를 향해 독설을 퍼붓고, 사랑은 믿음이 기본이란 사실을 망각한듯 퍼붓는 그녀의 독설에 온희의 사랑도 무너지고 만다.


마술과 마법은 다른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온희는 자신의 능력을 믿어주길 은영에게 바랬고, 은영 또한 자신이 온희가 필요한 때엔 믿다가 아니 믿는 척 하다가 결국 무너지는 것을 보며 '봄날은 간다'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라고 했던 대사가 다시금 기억나는 것은 그저 계절이 가을이기 때문인걸까?

Nature Boy - NAT KING COLE

  

There was a boy

A very strange enchanted boy

They say he wandered very far

Very far, over land and sea

 

한 소년이 있었네.

무언가에 홀린 듯 매우 기이한 소년이었지.

그는 아주 멀리, 머나먼 곳을 떠돌아다녔다네

대륙을 가로지르고 바다를 건넜다네.

 

A little shy and sad of eye

But very wise was he

 

조금은 수줍고 슬픈 눈빛을 가진

그 소년은 아주 지혜로웠지.

 

And then one day, a magic day

He passed my way, and while we spoke

Of many things, fools and kings

This he said to me

 

그러던 어느 날 마치 마술처럼

그 소년이 내 앞을 지나갔네

그는 내게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주었지

세상의 바보들과 왕들에 대해...

그리고 이렇게 말해주었지

 

"The greatest thing you'll ever learn

Is just to love and be loved in return“

 

"당신이 이 삶에서 배울 수 있었던

가장 위대한 일은 누군가를 그저 사랑하고

그 사람에게 사랑받는 일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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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5
전아리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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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에서 하는 복면을 쓰고 나와 노래를 하면 좀 더 듣고 싶은 목소리에 표를 던지고, 표를 많이 받지 못한 사람은 복면을 벗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프로그램이 있다. 즐겨보는 프로그램인데, 가끔씩은 노래하는 출연자의 목소리나 노래하는 습관에서 나도 누구구나하고 미리 맞춰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마도 노래부르는 독특한 음색과 고음을 내는 방식 이런 것들이 내 기억속에 있어서 일 것이다.


전아리 작가의 작품은 그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이 작품도 역시 약간은 몽환적이고 뭔가 손에 잡힐듯 잡히지 않는 것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다. 로맨스 소설인데도, 딱히 누가 누구와 어떤 사건으로 친해지고 멀어지고 밀고 당기고 하는 그런 뻔한 이야기가 아닌, 내내 봄만 지속되는 환상 속의 섬과 거기에 살고 있는 여자들과 그 섬 안의 숲속에 사는 노인네들과 몇몇 소경으로 하인 노릇을 하며 사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희한하게 그려진다.


뉴스에 흘러나오는 길에서 쓰러져 죽은 노인과 그 노인의 마지막 한마디 '미인도', 그리고 그 노인의 지문으로 판명된 노인이 대학생 황종민이라는 사실.

그 뉴스를 함께 들은 김노인과 식당의 손님으로 온 한 노인.

식당 손님으로 온 노인은 자신의 이름을 성우라고 소개하고, 자신이 겪은 이야기와 뉴스에서 흘러나온 대학생 황종민이 노인의 모습으로 죽은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꿈에 펼쳐진듯한 신비한 그 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돈, 이성'의 문제가 얼마나 큰 질투와 사건사고를 일으키는지 다시금 보여주게 된다. 아름다운 여인과 합방을 하면 쫓겨나게 되는 섬, 쫓겨나지 않으려 애쓰면 소경으로 하인처럼 허드렛일을 해주며 살아야 하는 운명.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를 파악하면서도 머물기 위해, 여인을 취하기 위해 애쓰는 남자들.


우리 사회의 욕심과 이성에 대한 질투 등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을 본듯해 좀 씁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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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 대한민국 스토리DNA 8
김내성 지음, 이정서 엮음 / 새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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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도 아닌 '탐정소설'이라고 명칭을 정하고 시작한다. 1930년대 조선일보에 연재된 작품이라고 하기엔 말투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할 뿐, 내용 전개면에 있어서는 2015년에 영화를 찍어도 멋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탐정소설답게 여러 탐정이 소개되는데, 유불란, 임경부, 오상억, 백남수 등은 모두 나름의 뛰어난 추리력으로 이 글을 이끌어 간다.

 

뛰어난 무희 주은몽은 그 시절 어울리지 않게 가면무도회를 열고, 그 곳에서 자신을 공격하는 존재를 알게 된다. 그녀의 어린 시절 할머니와 갔던 절에서 만난 동자승 '해월'이 그임을 알게 되고, 은몽을 사랑해 결혼하려는 돈많고 나이차이 많이 나는 백영호와 그 아들 백남수 등과 함께 해월을 찾아내려 한다.

임경부는 사건을 맡은 경찰로서 최선을 다해 은몽을 보호하려 하지만, 시시각각 그녀의 주위로 죄어오는 해월의 살인협박은 커지기만 한다. 백영호를 죽이고, 그의 아들 백남수를 죽이고, 그의 딸 정란을 죽이는 해월. 오상억과 유불란은 누가 먼저 추리를 완성시키는가 경쟁이라도 하듯 신문의 사설을 통해 사건을 밝혀서 들어가고,,,

 

은몽의 연인 김수일, 분장을 좋아하는 유불란, 백영호에게 학교 재단을 위해 투자받기로 한 황세민, 얼굴에 상처가 긴 오첨지, 백씨집안 하인이었던 홍서방, 이 모든 인물들이 사건 한번에 한명씩 등장하고 독자는 그 새로운 등장인물의 성격을 파악하느라 숨이 차다.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기 위해 경찰들을 하나씩 은몽의 고향과 백영호의 고향으로 급파하고, 그들에게서 오는 연락은 하나하나가 모두 이야기의 반전을 일으킨다.

이럴 것이라 예상하면서 읽는 것이 추리소설의 묘미인데, 한번 예상하고 등장인물 파악하고 다시 예상하고 또 등장인물 파악하고... 이 소설은 독자를 가만히 쉴 수 있게 두지 않는 책같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다 마지막의 반전은 정말이지 상상치 못 했던 대반전을 일으키며 이 책은 마무리 되는데, 뭔가 아쉽기도 하고 허전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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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걸스
로렌 뷰키스 지음, 문은실 옮김 / 단숨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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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가 긴 속눈썹의 감겨있는 눈으로 이슬을 머금은 듯하다. 아름답기만 한 표지에 제목은 '샤이닝 걸스'(빛나는 소녀들) 이랜다. 그야말로 기대되는 내용은 소녀들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질듯 하다. 그런데, 옅은 회색의 차분한 표지와 달리 책표지 띠에는 강렬하게 진한 분홍빛이 맴돌면서 '시간을 여행하는 살인마 VS 살아남은 소녀' 랜다. 심상치 않다. 읽어보면 책표지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의 100배 정도 심상치 않다.

 

처음 접해보는 책의 구성과 등장인물의 성격, 행동 들이 낯설기만 하다. 초반에 책의 진행에 익숙해지느라 좀 힘들었는데, 내용은 초스피드로 빠르게 진행되어 간다. 책을 읽을때 주인공 이름 외우기와 내용 외우기가 쉽지 않은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좀 힘든 책이지 싶다. 하퍼의 193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이동을 잘 파악해야만 뭔가 아귀가 맞는 내용으로 머릿속에 들어올텐데 제대로 기억하지 않고 읽는 나에게는 내용이 뒤죽박죽으로 다가올 수 밖에...

 

 

 

게다가 하퍼같이 밑바닥 인생의 주인공이 왜 더 하우스에 선택된건지, 왜 더 하우스는 끊임없이 하퍼를 시간여행을 시키고, 왜 그 댓가로 살인을 원하는 건지, 왜 살인의 대상들은 모두 '샤이닝 걸스'여야만 하는건지, 왜 더 하우스는 살인자 하퍼를 계속해서 숨겨주는지, 의문의 연속이 머릿속에 맴돌지만, 400쪽이 넘는 이 책에는 어느 하나 명쾌한 답을 주는 장이 없다.

 

커비라는 소녀는 우연찮게 살아남고, 자신을 죽이려던 하퍼를 계속해서 찾아 내려 하는데 그 노력이 정말 땀을 쥐게 한다.

 

 

 

여름휴가에 다녀온 정선 오일장에는 내 어릴적 놀던 장난감들이 그득했다. 소녀들이 사는 시대엔 있을 수 없는 물건들이 발견됨에도 경찰들은 그저 내가 휴가지에서 장난감을 본듯이 그렇게 보고 지나치고, 절대 그들은 시간여행을 하는 하퍼라는 존재를 상상도 하지 못 한다. 야구카드로 커비는 자신을 해치려던 사람이 시간여행을 하고 있다는 추적을 하게 되고, 그녀는 6살에 하퍼가 조랑말을 주며 다시 찾으러 온다던 일을 기억하게 된다.

 

 

 

긴 긴 내용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제작해 미국 TV드라마로 상영이 확정되었다는데 이 복잡한 소설을 어떻게 그려낼지 벌써 기대가 된다.

 

곧 나올 미드에 대한 기대로 이 책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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