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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함께 떠나버려
아녜스 르디그 지음, 장소미 옮김 / 푸른숲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시절 제2외국어로 프랑스어를 배웠다. 멋진 남자 선생님께서 주로 샹송을 가르치시며 불어를 배웠기에 무척이나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지금은 별로 기억나는 단어조차도 희미해졌지만서도 말이다. 불어를 배운탓에 프랑스 영화도 즐겨보려했는데, 물론 자막이 꼭 있어야만 하지만 자막을 읽어도 이해가지 않는 영화가 꼭 프랑스영화였다. 대체로 프랑스 문화는 어렵다는 고정관념에서 이번 소설도 조금 내겐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닐까 무척 겁을 먹고 읽기 시작했다.
작가 아녜스 르디그는 조산사였는데, 일찌기 아들을 잃고 그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이 책을 읽는 내내 슬픔과 감동이 함께 느껴졌다.
회복간호사로 일하는 줄리에트는 은행 간부로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로랑과 함께 살고 있다. 그녀의 소원은 로랑과 결혼해서 아이를 빨리 갖는 것이다. 하지만, 로랑은 어렵게 지낸 어린시절 탓인지 오직 경제적으로 부유하게 자신을 만드는 것에만 인생의 초점을 두고 그녀의 소원따윈 하찮게 여긴다.
소방관 로미오는 어느날 임무수행 중 9층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붕대를 온 몸에 감고 줄리에트가 근무하는 병원으로 오게 된다. 그에겐 바네사란 여동생만이 인생의 등불이다. 어려서 마약과 남자에 쪄든 엄마를 봐 온 로미오와 바네사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둘도 없는 남매사이를 유지한다.
로미오가 입원하고 있는 동안 줄리에트는 뭔가 모를 이끌림에 로미오를 정성을 다해 돌보고, 바네사의 보호자 역할까지 나서서 해주게 된다. 그런 줄리에트에게 로미오가 사랑을 느끼게 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지사. 하지만 줄리에트에겐 로랑이 있고 그들은 헤어질 수 밖에 없다.
3년이 지나고, 드디어 줄리에트는 임신을 하게 되고 로미오는 다시 소방관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하지만, 줄리에트는 로랑의 폭행으로 아이를 잃게 되고, 우연히 줄리에트의 소식을 들은 로미오는 커다란 용기를 스스로 북돋우며 줄리에트를 찾아가게 된다.
줄리에트의 외할머니와 로미오의 할아버지는 같은 요양원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되고, 줄리에트와 로미오는 줄리에트의 어릴적 친구 알렉상드르와 바베트를 찾아가 다시금 그들과의 우정을 확인하게 된다.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개척하는 것이라고 우린 끊임없이 말하고 다짐한다. 하지만,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서 정말 내 자신이 세운 계획대로 착착 진행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보다도 힘들다. 그래도 좌절하지 말고 앞으로 전진한다면 결국은 내가 얻고 싶은 것과 계획했던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