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텍의 비밀
폴 크리스토퍼 지음, 민시현 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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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첩보, 모험, 스릴, 학문, 역사 등 이 작은 책에 너무도 많은 것을 담았다.

많은 것을 담기 위해서인지 등장인물도 무척이나 많다.

 

나의 부족함은 책 주인공 이름을 잘 못 외운다는... 어느 정도이냐 하면, 읽고 있는 중에 누가 옆에서 지금 읽은 책 주인공 이름이 뭐냐 물어도 잘 기억해내지 못하는 정도인데, 이 책은 등장인물이 많아 내가 읽으면서 내용을 이해하면서 머릿 속으로 인디아나 존스 장면을 떠올리고, 다빈치코드 영화 장면도 떠올리고, 두 영화의 비교도 해가며, '아즈텍의비밀'을 영화로 만든다면 이란 가정하에 장면을 그려내며 무척이나 바빴던 책이다.

 

요즘 세대는 '미이라'를 떠올릴 것이고, 7080세대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인디아나 존스' 영화를 다시 만난듯한 분위기다.

바티칸과의 연관성에서는 '다빈치코드'도 떠올려지고, 마약왕을 보면서는 '대부'도 떠올려지는 아무튼 아주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표지를 보면서 그냥 쉽게만 생각했던 책이 과거 이야기로 시작하면서 현재와의 연관성을 떠올리게 하고, 그 이야기는 모험을 그려내며 흥미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야기의 발단이 되는 과거의 사건만으로도 나를 흥분하게 만드는 이 책은 분명히 매력적이다.

아코디언식 코덱스에 담긴 보물에 관한 정보를 노리는 여러 사람들, 현명함으로 무장된 핀과 빌리, 정보왕, 마약왕, 기업회장과 그 아들, 비밀의 종교조직, 쿠바와 미국간의 정치적 사안으로 비화될듯한 수소폭탄을 실은 전투기의 추락.

 

저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기엔 어쩌면 이 책은 너무 짧을지도 모르겠다.

다시 램브란트의 유령과 아즈텍의 비밀에 이어 세번째 시리즈물이 곧 우리에게 다가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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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니
펄 벅 지음, 이지오 옮김 / 길산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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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소녀가 전통 복장을 하고, 중국을 대표하는 등을 들고 약간은 요염한 포즈와 표정으로 문살에 기대어있다.

표지에 보여지는 그녀의 모습으로 나는 책을 처음 만나, 중국여자의 파란만장 일생 이야기를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역사적으로 계급사회는 여러가지 비극을 낳고는 한다. 태어나면서 신분이 나눠지고, 그 안에서의 삶만이 허용되는 상황에서는 일도 사랑도 움츠러들기 마련인 것이다.

 

다른 나라 땅이지만 성공한 유대인의 집안에 하녀로 팔려온 피오니는 어려서부터 주인집 아들과 함께 자랐지만, 주인집 아들은 주인집 아들이고 피오니는 하녀일 뿐이다.

함께 자란 데이빗은 피오니에 대한 정으로 결국 중국 왕실을 등질 위험한 상황에서도 그녀를 가족으로 인정하고 보호하지만, 그의 어머니 에즈라 부인은 피오니를 며느리로 받아들일 만큼은 애정을 갖고 있지 않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그의 사랑에 도움을 주고 그의 가정을 지켜주기 위해 헌신하며 마지막까지 그의 아들을 위해 애쓰는 피오니의 모습은 다소 답답하기까지 하다. 결국 '사랑한다'는 한마디도 데이빗에게는 표현하지 못 하고, 데이빗의 사랑도 받아들이지 못 하는 그녀는 전형적인 유교사상 아래에서 교육된 여인의 모습이다.

 

중국땅에서 살지만, 유대인으로서 여호와를 모시는 삶을 교육받아온 데이빗 또한 살아가는 환경에서 허용되는 두번째 부인을 받아들이는 삶을 인정하지 못하고 피오니를 비구니로 보낼 수 밖에 없다.

 

그 둘의 모습은 어떤 문화적인 환경에서 사는지 보다 어떤 문화를 받아들이도록 교육받아왔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해준다.

 

중국인 만큼이나 중국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표현해 낸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의 역사적인 사실과는 괴리가 있다고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또 한번 중국이란 거대한 나라를 조금은 알게되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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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마일기 - 마광수 장편소설
마광수 지음 / 북리뷰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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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읽은 책 중에 책 읽는 시간이 가장 오래걸린 책이다.

이유는 읽으면서 계속 이책을 읽어야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수없이 내자신에게 물음을 던지느라 시간을 보낸 이유였다.

 

나는 여자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나는 여자여야만 한다.'는 다짐이 생겨버린다.

 

대학 신입생시절,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읽고는 이젠 우리나라 문학의 범위가 이 정도를 허용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는 뿌듯함에 나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화의 광범위 해짐을 박수를 치고 반가워했더랬다.

그리고 얼마 있다 그가 법정에 섰다는 소식은 '예술이냐 외설이냐'라는 말장난 속에, 그의 모든 작품이 그저 한낱 싸구려 사건처럼 다뤄져버리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 했다. 문화의 퇴보라고까지 생각이 들었었더랬다.

 

그렇다고 내가 그가 말하는 '야한 여자'였나 하면, 내 인생을 통털어 한순간도 나는 '야한 여자' 근처에도 못 가본 사람이다.

아마도 그렇지 못 한 나를 대리만족 시켜주는 그런 여자들을 꿈꾸어서 내가 안타까움을 더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15여년만에 다시 그의 작품을 읽었다. 이젠 더이상 꿈과 희망에 부풀어 문화를 읊어대던 나는 없어졌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이 내가 읽기에 버거워졌다.

정말 마광수 교수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옆에서 이야기로 들려주는 것 마냥, 나는 읽는 내내 어쩔줄을 몰랐다.

내가 그분과 마주앉아 이야기를 듣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에로티시즘, 과거를 넘나드는 몽환적 분위기, 해학적인 표현...

이 책을 표현하는데 모두 한계가 있다. 그야말로 읽는이에 따라 다분히 달라질 수 있는 열린 책이다.

예술과 퇴폐가 살아있는 책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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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마릴린 - 이지민 장편소설
이지민 지음 / 그책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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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상하게도 한국전쟁 시절을 배경으로 한 책을 읽으면 어딘지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지고는 한다.

이 책 또한 내게 그런 느낌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사의찬미'노래와 박완서님의 '나목'이 내가 처음 접한 작품들이어서 언제나 그 기억된 느낌이 다시 되새김질 되는듯 했다.

 

어려운 시기, 전쟁까지 일어난 이 땅에 아버지에게서 버림받은 엄마의 딸로 태어나 자신있게 살아가기란 그리 쉽지 않았을거란 건 누구나 짐작이 간다. 하지만, 애순은 일본까지 그림 공부 유학을 한 그야말로 그당시의 엘리트 여성이다.

 

일본에서 유학한 그녀 애순은 엘리트 남자를 만나지만 그 남자는 유부남.

지금 같은 시대라면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자유롭겠지만, 전쟁통에 남녀가 만나 둘만의 사랑에만 집중하기에는 '사상'과 '관습'이 너무 그들 주변을 꽉 채우고 있다.

 

표지의 앨리스 모습은 그야말로 섹시미, 촌스러움, 약간은 비장한 싸구려 냄새까지도 표현해내고 있다.

 

작가의 한국전쟁당시 자국의 군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방문한 '마릴린과 그녀 옆의 통역사' 그 사진에서 나온 상상력은 그렇게 나를 전율하게 한다. 

 

극한의 상황에서 죽지도 못하고 살아남은 그녀는 머리가 하얗게 새버리고, 그런 죽지도 못하는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며 살기에는 수면제로도 부족하다.

그런 그녀가 만난 마릴린은 화려한 모습을 지켜내며 자신의 직업에 충실함을 보여준다.

그런 모습을 보는 앨리스는 마릴린과 함께 [여전사]로 불려도 될만큼 장한 대한의 딸 모습을 보여준다.

 

이 소설을 많은 오늘의 젊은이들이 읽고 산다는 것은 자신을 책임지는 것이며, 산다는 것 그 자체가 전쟁을 겪는 것이지만, 많은 문제를 헤쳐나가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승자의 삶이라는 것을 배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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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듯 시크하게 Nobless Club 17
한상운 지음 / 로크미디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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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듯 시크하게...

우리는 현대사회를 정의할때 타인에 대한 정보다는 타인에 대한 배려를,

넘어진 사람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며 한마디 건네기보다는 모르는척 돌아서주기를 더 쳐준다.

 

주인공 정태석은 현대사회에 맞는(?) 보다는 어정쩡한(?) 신세대 형사라고 정의될만한 사람이다.

왜냐면, 잘 생긴 외모와 어딘지 모르게 차가와보이는 인상으로 여자를 꼬시는데 한번도 실패한 일이 없으며, 약간의 비리와 친하고, 나잇살때문에 범인 제압에 조금 둔한 파트너를 존경은 하지만 다소 무시하기 때문이다.

그의 파트너 병철은 좀 더 정이 많은 다소 능력은 쬐끔 부족하나 형사로서 촉은 무척이나 발달한 사람.

 

이들이 펼치는 마약과의 전쟁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갖가지 작전이 나온다.

예전 안성기와 박중훈 두 명배우가 펼치던 투캅스 영화를 보는듯 하기도 하고, 이 책을 보면서 주인공을 캐스팅한다면? 하는 기본적인 상상에서 출발해 읽다보면 많은 잘생긴 배우들의 얼굴을 떠올릴 수 있어서 더욱 재미있기도 하다.

 

그 날카로운 촉이 발달한 형사라는 직업의 남자들도 못 이겨내는 '여자'라는 동물은 그야말로 여우이다.

잘 생긴 형사 정태석을 자기 남자로 만들고마는 '알바'로 불려지는 여자와

사악함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남자에 대한 해바라기로 자신을 소모하는 여자, 이 둘은 모두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최상의 여우가 아닐까?

 

그냥 가볍게 책을 읽다보면, 이 책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는걸 알게된다.

우리 사회의 병폐인 해외입양, 마약, 젊은이들의 향락문화 등의 문제와 중년의 남자가 겪어내야하는 가정에서의 위기감과 사회생활에서의 위기감 등이 다뤄지고 그에 따른 개개인의 해결법이 보여진다.

 

전문가가 제시하는 해결법은 아니지만, 작가가 등장인물을 통해서 보여주는 이런저런 해결법은 평범한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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