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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한 사람을 위한 저속생활법 - 20대 내내 우울증을 앓았던 내가 회복되기까지 했던 일들 50가지
데라상 지음, 원선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4월
평점 :
우울증의 영향일까. 힘이 없고 자주 무기력해지고 지친다. 휴직까지 한 요즈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힘든 일이 하나도 없는데, 여전히 주말이 되면 일어나지 못한다. 남편이 자기 몰래 어디 나가서 육체 노동이라도 하는 거 아니냐고 우스개소리를 할 만큼 쉬고 있지만 힘이 들고 지치기 일쑤였다. 이사 후, 열심히 하던 집 정리마저도 힘들다는 이유로 중단했지만, 바닥난 체력은 여전했다. 체력이 문제일까 정신력이 문제일까.
이런 생각으로 더 우울해질 때, 20대 내내 우울증을 앓았고, 현재는 우울증에 걸린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법을 찾아낸 데라상의 책을 만났다. 무기력하고 지치는 부분을 이해해주고, 나보다 더 해 보이는 데라상의 경험담을 읽으면서 그래, 나도 나름 노력하고 살아왔지, 그 때 힘들지만 정말 이를 악물고 살았지 라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 역시 휴직하길 잘했다, 싶긴 했다. 더 버텼으면 정말 더 힘들어졌을지도 모르겠다.
데라상의 말대로 현재의 나를 인정하고, 내려놓고, 나에게 맞는 삶의 방식과 인간 관계의 방식들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조금씩 운동도 다니고, 취미 생활도 하러 다니고 있다. 원래도 일 벌이는 것을 좋아하고 다양한 것에 도전해보는 것을 좋아했었기에 다른 강좌들도 더 찾아보다가 지칠 것 같아서 접었는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지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봐야겠다. 나만의 속도로 정리하고, 나만의 속도로 천천히 지내다보면, 좀 더 힘이 날 수 있겠지.
많이 무심한, 담담한, 그런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게 되길 기다리면서, 저속으로 천천히 살아가봐야겠다.
솔직한 저자의 이야기들이 참 와닿았고, 때로는 나랑 비슷했고, 때로는 나랑 다른 부분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많이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데라상도 나도, 앞으로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기를...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