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여행 - 모두가 낯설고 유일한 세계에서
양주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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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는 낯선 신세계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고 무슨 일을 겪게 될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저자는 10여 년간 스페인, 프랑스, 튀르키예, 홍콩, 멕시코, 이탈리아, 일본 등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겪은 일들이 자그마한 산문집으로 펴냈다. 여행이라는 건 사적인 일일 수밖에 없다. 낯선 나라, 낯선 사람들에서 겪은 개인적인 경험이다. 관광을 목적으로 떠난 것이 아니라 그 나라를 제대로 알고 싶어서 현지 깊숙이 들어갔다. 비로소 나다운 나를 마주하기 위해 여러 곳을 다니는 동안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낯설고 이질감이 느껴지는 풍경 속에서 무엇을 깨달았는지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날 겪은 새로운 경험을 축적하며 지우고 싶은 과거의 기억을 말없이 떠나보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약속된 대로 일정을 따라 매 순간을 소화했다면 우연히 마주치는 의외의 사건들이 발생할 확률은 줄어들었을 것이다. 대부분 읽은 여행 에세이는 새로운 경험을 소개하기 위해 열심이지만 이 산문집은 덤덤하게 겪은 일들을 풀어낼 뿐이다. 그 안에서 깨달음을 얻고 인생의 참된 묘미를 알게 된다. 선형적 루트에 익숙한 우리에겐 여행 가운데 일어나는 의외성은 더욱 오래 기억에 남는 법이다. 사실 본래 여행은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어야 재미있지 않은가. 낯선 나라에 유명한 관광지가 아닌 곳이라면 새로운 일 투성이다. 그것이 무엇이었든 간에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과는 다른 세계와 조우하는 일이다. 세계는 넓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값진 경험이다.


아마도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 그리울지도 모른다. 어느덧 무심히도 빠르게 가버린 세월이 멀게만 느껴질까? 여행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일상생활에서 얻지 못할 순간들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많이 퇴색해버렸지만 그래도 여행을 떠난다는 것만으로도 설레었던 기억은 남아있다. 저자도 자신이 다녀온 곳에서 겪은 일들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전보다 마음은 충만해졌을 것이다. 전보다는 여렸던 마음도 어느새 단단해지고 순간순간 대처하는 능력은 발군이리라. 우린 수많은 여행지에서 저마다의 기억을 하나씩 갖고 있다. 아주 사적이지만 여행을 통해 한층 성숙해지고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는 시간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내일도 여행을 계획하며 떠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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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나를 파괴할 수 없다 - 인생이라는 극한의 전쟁에서 끝내 승리하는 법
데이비드 고긴스 지음, 이영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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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은 다소 거칠지언정 메시지는 강력하다. 현실을 탓하거나 변명거리를 찾는 대신 자신을 망치는 것들과 직면하여 승리하길 원했다. 각 장 마무리마다 CHALLENGE 코너에서 저자의 동기부여 조언을 들어보자. 데이비드 고긴스는 멈추지 않았다. 미 육·해·공 특수부대 지옥훈련을 모두 완수한 세계 유일의 전사, 17시간 턱걸이 4,030회 기네스 세계기록 등재, 울트라마라톤·철인 3종 등 극한의 레이스 70회 이상 출전 등 자신을 한계 끝까지 몰고 가서 승리를 쟁취한 소유자라는 타이틀은 우연히 얻어진 것이 아니다. 강력한 신체 조건뿐만 아니라 멘탈이 강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들이다. 무엇이 그를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남자'가 되게 만들었을까. 하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아버지의 가정 폭력과 학대로 점철된 지옥 같은 환경에서 자라야 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자기 계발서를 읽어왔지만 이 책만큼 가독성 좋고 가슴에 꽂히는 동기부여 메시지를 주는 책은 없었다. 한마디로 문장마다 파이팅이 넘치며 절대 포기하지 않고 강하게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아마도 그가 공군 입대를 결정한 이후부터 인종차별과 불우한 환경을 이겨내게 한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처음 든 패는 운이 나빴지만 특수부대에서 모든 지옥훈련을 이겨내며 강한 남자로 태어났다. 평범한 보통 사람이라면 온갖 핑곗거리를 찾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길을 찾으려 했을 텐데 강한 정신력으로 불가능할 것 같은 훈련을 소화해낸다. 매 순간 목표 달성을 위해 극한의 고통을 이겨내게 한 건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죽을 만큼 최선을 다해 자신을 갱신해왔다.


"가장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가장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정신의 굳은살을 만드는 데, 마음을 단련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무엇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을까? 신세한탄하며 감상에 젖을 겨를도 없이 목표 최대치에 도달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훈련과 운동을 하며 자신을 단련했을지 상상조차 안 된다. 현실에서 캡틴 아메리카를 찾는다면 그의 몫이 될 것이다. 그가 특별해서 지금의 위치에 와 있는 것이 아니다. 한때 136㎏ 거구를 이끌며 깡패처럼 루저의 삶을 살아왔다. 첫 출생은 내가 바꿀 수 없지만 태어난 이후의 삶은 어떤 마음을 먹고 임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우리들의 인생은 달라질 수 있다. 다른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인생에서 벗어나 이 책 제목처럼 누구도 나를 파괴할 수 없게 강철처럼 단단해지자. 누군가 인생 트레이닝 북을 권한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거친 숨소리를 내며 목표를 하나둘 깰 때의 성취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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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스페인 This is Spain - 2023-2024년 최신판 디스 이즈 시리즈
전혜진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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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손에 쥐고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 이미 마음은 스페인 곳곳을 누비며 여행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여행은 선택과 집중을 잘해야 하며, 현실적으로 모든 곳을 둘러본다는 건 불가능하다. 스페인은 워낙 축구 강국이라 라리가의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가 떠오르지만 천재 건축가인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물을 빼놓을 수 없다. 카사 밀라, 카사 바트요, 구엘 공원 등 많지만 그중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직접 마주하면 경외감이 들 것 같다. 그 외에도 피카소 박물관, 프라도 미술관, 톨레도 대성당, 알람브라, 그라나다 대성당, 세비야 대성당, 에스파냐 광장, 말라가 대성당, 산티아고 순례길 등등 가보고 싶은 곳은 왜 이리도 많은가. 미식의 천국인 스페인에서 먹을 맛있는 음식도 기대된다.




여행사 패키지 관광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면 대중교통 이용법 정도는 알아둬야 한다. 다행히 도시와 도시를 가는 법과 승차권 구매하기, 운행 정보, 지도 등 알아야 할 정보를 꼼꼼하게 챙겼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낯선 나라, 낯선 도시에선 되도록 동선을 고려한 정보를 많이 알아둘수록 여행에 도움이 된다. 가이드가 붙는 여행이라면 고려하지 않았을 돌발 상황에도 잘 대처해야 한다. 여행을 떠날 때 가방에 둬야 안심이 되는 가이드북을 가져가야 하는 이유다. 몇 박 며칠 여행을 떠날 것인지에 따라 코스를 정하고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을 체크하기 위한 용도다. 물론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가봐야 할 장소가 많아진다는 건 당연한 일이다. 열정의 나라 스페인은 역사적으로도 유서 깊은 곳이 많아서 눈이 즐겁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도 많아서 입도 즐거운 나라라 개인적으로 꼭 가보고 싶은 나라 중 하나다.




테라출판사의 <디스 이즈 시리즈>가 여행 필수품인 이유는 휴대하기 좋은 MAP BOOK과 추천 명소, FAQ에 알짜배기 팁들이 가득 들어있기 때문이다. 어디로 갈지 선택하기 어렵다면 Best Course를 보면서 일정을 짜도 좋다. 스페인 음식과 요리 알짜 팁, 기초 지식 등 떠나기 전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이 많다. 아무래도 내가 잘 알지 못하는 곳은 신경이 곤두서기 마련인데 여행하다 막히거나 모르면 이 책에 담긴 정보를 살펴보자. 여행지, 여행 장소에 대한 기본 정보도 잘 되어 있어서 방문하기 전 체크해 보자. <디스 이즈 스페인>을 읽으면 혹시라도 모르고 있었을 스페인의 매력이 푹 빠져드게 될지도 모른다. 유럽 여행 중 스페인 여행을 계획으로 잡고 있다면 캐리어에 반드시 소지하여 즐거운 여행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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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은 국가범죄다
정재룡 지음 / 닻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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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708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가진 책이다. 저자는 국회사무처에 6년간 재직 중에 A 의원으로부터 두 차례 이혼 전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략 범죄를 당했다는 것이다. 이혼 전력 모략은 심각한 인권유린 범죄로 사생활 보호를 위해 헌법 17조의 가치를 반드시 수호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그러니까 저자가 지목한 A 의원이 일방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이혼이 큰 결함이 있거나 결격 사유가 있는 일이 아닌데 심각한 사생활 침해로 정신적 피해를 받은 듯싶다. 그래서 퇴직 후 게시글에 올린 해명글 아래 달린 댓글도 매도 수준이었다. 사실상 A 의원 때문에 안 좋은 이미지로 낙인이 찍혔고, 마녀사냥을 막기 위해 저자는 한부모가족권익연대를 창립하기에 이른다.

모든 발단은 A 의원이 저자가 이혼 전력을 악용하여 인격 살인을 한 셈이다. 2021년 7월부터 2023년 4월까지 기록한 내용 중에 거의 7~80%는 사생활 모략 범죄와 관련된 내용이다. 후반에 가면 저출산 문제와 이혼, 동거 등 한 부모가 보호받고 더 이상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들이 나온다. 마녀사냥이라는 것은 중세 시대에 잘못된 정보로부터 그릇된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사람들이 광기로 무고한 아녀자들을 학살한 사건이다. 나중에 밝혀진 것은 재산을 가로채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하는데 그 광기의 시대가 21세기에도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10여 년간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고통 속에서 사생활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실 우린 이미 한 가족을 향한 야만적이고 잔혹한 마녀사냥을 목도한 적이 있다. 자신들도 지키지 않는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잣대로 파괴시켰다. 하지만 역사의 기록은 항상 진실의 편에서 판단하리라 믿는다. 오히려 손가락질하고 저격했던 이들의 부패와 비리를 보면서 같은 도덕적 기준으로 보면 자격 미달인 사람이었다. 비판 기능을 상실한 언론이 진실 앞에 침묵하고 선택적 수사가 반복되는 한 우리에겐 미래가 없다. 마녀사냥은 누구나 당할 수 있다. 특히 직장에선 잘못된 소문으로 인해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도 억울한 일로 인해 인사상 불이익과 인격 유린을 막자는 것이다. 708페이지 내내 반복되는 건 아쉽지만 정치, 사회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발을 맞출 필요가 있다.

누구나 그렇듯 자신이 직접 당해보기 전까지는 그 아픔을 모른다. 자신이 직접 당사자가 아닌 한 그저 남의 일이기 때문이다. 사회는 계속 변화해가는데 아직도 2~30년 전 사고방식과 풍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혼 전력을 가지고 모략하며 6년간 괴롭혔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어떤 이유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로 10여 년간 A 의원으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가 없었는지 의문이 들긴 했다. 왜곡된 정보를 팩트 체크 없이 사실처럼 받아들인 것도 문제인데 저자가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그저 이혼 후 양육권을 가진 채로 아들을 잘 키워내고 있는데 왜 한쪽 말만 믿고 들으려고 하지 않는 걸까? 저출산 시대에 한 부모 가족을 포용하며 마녀사냥을 하듯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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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뒤엎는 돈의 심리학 - 돈을 보는 관점이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한다
저우신위에 지음, 박진희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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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선 사람들의 삶에 돈이 끼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돈이 없으면 제약 사항이 많고 삶의 질은 비참해진다. 돈을 버는 이유는 최소한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다. 하지만 우리가 돈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인생의 관점은 달라진다. '돈의 노예로 물질만능주의에 갇혀 살던가' 아니면 '돈 따위에 휘둘리지 않고 자유를 찾던가' 그 둘 중에 하나로 결정 난다고 본다.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가격비교를 하고 당장 사야 하는 물건인지 아니면 나중에 사도 되는지 일일이 따진다. 충동구매를 억누르기 위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온갖 애를 쓰지만 구매 욕구라는 심리 싸움에서 이겨야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돈을 버는 것보다 돈을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다.

부자로 살고 싶어 재테크 열풍에 편승하기도 하고 요행을 바라며 구매한 로또 복권을 긁는 등 어떻게든 잘 살고 싶은 마음에 오늘도 발버둥 치며 산다. 부자가 되면 행복 질거라는 생각보다 허름한 집에서 가난을 몸소 느끼며 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다. 최소한 사람답게 살려면 부자가 되기 위한 노력으로 어느 정도 돈을 벌어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지나친 탐욕에 눈이 멀어버리는 상황이다. 돈 때문에 벌어지는 웃지 못할 촌극과 가족끼리 분쟁 소송도 불사하는 현실에서 인간을 지배하는 돈은 어마어마한 위력을 지녔다. 갈수록 극심해지는 빈부격차 때문에 우린 많은 것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돈은 아무런 잘못이 없으며 모든 잘못은 돈에 대한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식을 뒤엎는 돈의 심리학>은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돈에 대한 사고를 알아보는 책이다.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돈은 항상 인간의 양심과 도덕, 믿음과 신뢰 등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는다. 문제는 이 세상에 모든 가치와 논리를 돈으로만 해석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그릇된 믿음으로부터 나온다. 돈이면 다 되는 줄 알지만 정작 인간이 지녀야 할 가치는 그보다 더 도덕적인 부분에 있다.


"금전적 보상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만들 순 있어도 책을 좋아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이 세상에는 돈만 있으면 어떤 일도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참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모르는 새에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의 사고방식도 달라졌는지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소비하고 저축하는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돈에 지배받지 않고 현명하게 관리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직접 가계부를 쓰면서 자신의 생활을 알아간다면 돈으로부터 자유를 얻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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