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생 순정만화 X SF 소설 시리즈 2
듀나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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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순정만화 전성기 시절, 강경옥, 신일숙, 권교정 작가님의 책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순정만화xSF소설의 콜라보 시리즈가 나왔다.
지금 우리가 알고있는 순정만화의 그림체와 '만찢남' 이라는 그림들을 그리신 분들이다. 특히, 이 분들은 뻔한 로맨스에서 벗어나 당시로는 파격적인 SF장르를 순정만화에 도입한 상상력의 귀재들이기도 했다.

그중 신일숙 작가님의 '1999년생' 이라는 작품은 노스트라다무스가 종말을 예고한 1999년에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갑자기 태어난 내용이다. 2000년을 앞두고 불안함이 극에 달한 시기가 있었지만 지구는 지금까지도 무사하여 그 작품을 새롭게 해석한 "2023년생" 이 소설로 나왔다.

2042년은 외계인들과 싸움이 진행되고 있는 세상이다. 외계인들은 지구정벌단을 끊임없이 보내왔고 지구의 가루다 팀은 목숨을 걸고 그들과 싸운다.
2023년 4월에서 9월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은 엄청난 텔레파시 능력이 있었고 사람들은 이 아이들을 인류진화의 다음 단계라고 까지 생각했지만 그 이후로는 없었다. 2023년생들은 그저 순교자의 십자가처럼 인류를 위해 앞장서기를 강요당하며 그 시간들을 살아간다.

예전에는 밀레니얼이 되면 진짜 우주로 나가고 외계인을 만나 친구가 되거나 우주전쟁이 일어나리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때의 사고가 그대로 담긴 sf만화가 1999년생이었고 이십여년이 지난 2024년에 새롭게 해석한 작품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대변화에 따라 캐릭터들의 성격과 구성이 조금씩 달라졌고 사건사고도 바뀌었다.

그러나 신기한 건 배경이 1999년이든 2042년이든 그 안에 존재하는 인간들에게는 늘 다툼이 있고, 미지의 강력한 적에 공격당할 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고, 그 두려움을 극복하려 인간들이 또 성장해간다는 것만은 변치않는 진실이다.
이런 패턴은 지구상에 인류가 처음 출몰한 시기부터 그랬고 인간의 상상력 속에 존재하는 미래에도 같다. 달라진 거라면 그저 평양에서 튀니지까지 비행접시로 24분이면 가는 것 같은 과학기술의 차이일 뿐, 인간의 본성은 언제나 같다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2042년이 아니라 2100년이 된다 해도 인간은 늘 같을 것 같다. 살기 위해 싸우고, 싸우기 위해 살고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후회하고 괴로워하며 또 다시 희망을 품겠지. 역사를 보며 인간은 미래를 예측하듯 1999년 생을 보고 2023년생을 예측할 수 있었고 좀더 지나 2100년생도 알 수 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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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행복한 영재를 만드는가
김성춘 지음 / 나비스쿨에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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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다양한 분야에서 각각의 재능이 있으면 영재로 보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특정 분야에 상위 3프로를 영재라고 부르고 따로 교육시키곤 했다. 그 결과, 영재교육 붐이 일면서 교육으로 영재를 만든다는 또 다른 사교육을 낳았다.
그러나 영재는 타고난 능력을 바탕으로 교육을 통해 그 능력이 더욱 출중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오랜시간 영재교육을 담당한 저자가 진정한 영재는 무엇이며 영재들이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 책이 시작한다.
한 명의 천재가 10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듯, 영재의 존재는 요즘처럼 고부가가치 산업이 커지는 시기에 무척 중요하다.
그러나 이 소중한 영재들에 대한 교육은 이제까지 어땠을까? 잘 하는 것을 더 선행 시키고, 능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기 위해 닥달했다. 그런 방법들은 학생들의 일탈이나 우울증, 번아웃 증후군으로 이어지곤 했다.

'영재도 행복할 자격이 있다'
우리 아이가 영재라면 혹은 행복을 많이 느끼는 영재가 되길 바란다면 무엇이 중요한 지 생각해보자.
책에는 크게 4가지로 분류했다.
1.묻고 답하며 성장한다~질문을 많이 하며 아이 스스로 선택하게 한다. 부족함은 삶의 선물이고 아무리 작은 꿈이라도 소중히 여기고 키워 나가자.
2.기다림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작은 기쁨이 모여 큰 결과를 만들 듯, 때론 단순한 취미가 해답이 되기도 한다. 환경의 변화나 남을 돕는 일에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
3.학교와 가정은 아이의 세계다~부모와 친구들이 아이에게는 큰 존재이며 멘토가 된다. 부모는 모범을 보이고 아이가 감사하는 태도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자.
4.삶은 온전히 아이의 몫이다~넘어지는 법을 배우며 흔들리고 실패하는 시간도 필요한다. 그 순간 긍정적인 한마디가 아이의 삶을 바꾸고 배려있게 자라 세상을 넓게 본다.

세상 모든 부모는 내 아이가 뛰어나서 존중받으며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 그러나 주객이 전도되어,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닌 노력만 하다 불행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책에는 자격있는 '부모로 성장하는 워크북' 이 있어 부모도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나는 자격이 있었을까? 나를 돌아보았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정작 실제 상황에서 적용하는 건 참 어렵다.
그래도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면 행복한 영재들과 행복한 아이들이 지금보다는 더 많아지겠지. 행복한 아이들이 많아져서 그 아이들이 자라 세상을 더 행복하게 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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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묻고, 산이 답하다 - 자연에서 마주한 삶의 이면
정성교 지음 / 마이티북스(15번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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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예로부터 호연지기를 길러준다고 했다. 과거와 달리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많아 산에 오를 기회가 별로 없지만 그럼에도 전국의 좋은 산을 늘 오르는 메니아들이 많다.

저자는 책에 대둔산, 가야산, 삼악산, 두타산, 가지산, 굴암산, 사랑산 등 전국의 수많은 산들을 오르며 산 하나에 깨달음 하나씩을 얻고 글을 남겼다.
말 그대로 "산, 책, 남" 이다. 유명한 산 몇 군데 정도만 아는 나에게 우리나라에 이렇게 각각의 개성과 아름다움을 가진 산들이 많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했다.

산을 오르다 보면 인간은 대자연 앞에서 별로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는다. 수많은 자연 속 생명체 중에 하나일 뿐이며 심각하다 싶은 걱정과 고민도 사소한 것이 된다. 내 고민을 나에게 되물으며 산을 오를 뿐인데 산에서는 그 답을 산이 해준다.

고민이 찿아오면 설레는 일을 찾아라, 추억과 그리움은 지금의 가치를 선물한다, 여유로운 선택은 후회를 부르지 않는다,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소소한 감사를 찾아라, 불평등을 불평하기 보다 받아들이고 뛰어 넘어라, 벗어나질 못할 두려움은 없다.
산이 주는 조언들 30개 중, 나는 유달리 이 6가지가 좋았다. 지금의 나에게 큰 울림을 주는 조언들이었다. 인생의 전환기에서 난 너그러움과 여유, 소소한 행복을 맛보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산과 함께하는 인생 바로보기' 로 이름짖고 싶다. 산에 대한 소개와 풍경 설명을 볼 뿐인데도 산이 펼쳐지는 것 같고 저자의 생각과 깨달음에 같은 울림을 받는다.
순간순간 느끼는 일상의 깨달음들이 쌓여서 "지금의 나" 가 된다. 명상하고 생각하고 깨닫는 경험이 많을 수록 나는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어간다. 나도 자연과 함께 하루하루 성숙해져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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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플라이트
줄리 클라크 지음, 김지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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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적과의 동침" 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이 책의 소개글에서 그 영화가 떠올랐고 절망에 빠져 빛을 잃은 줄리아 로버츠의 눈빛도 생각났다.

클레어는 오늘도 목에 난 멍을 화장과 스카프로 가린다. 정치, 문화계에서 유명한 쿡 가문의 남편 로리에게 폭력과 위협에 10년 넘게 시달렸지만 가문의 명예를 위해 이혼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그를 벗어난 자유를 바라며 클레어는 실종계획을 세운다. 가짜 신분을 만들고 혹시 모를 협상을 위해 남편의 노트북 내용도 옮겨두지만 계획 당일, 남편의 일정이 바뀌면서 위기에 처한다.

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여인 이바와 서로 가려던 푸에르토리코, 오클랜드 비행기를 바뀌서 사라지기로 한다. 그러나 오클랜드에 도착한 클레어는 이바가 탄 푸에르토리코 행 비행기의 추락 소식을 듣는다. 설상가상으로 클레어의 비행기 좌석이 비어 있었다는 기사가 뜨고 로리는 클레어를 찾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비행기 추락 전, 이바가 누구였는 지와 현재 클레어가 어떻게 도주 생활을 하는 지를 병렬식으로 보여준다. 긴박한 전개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연속으로 터져 이 소설은 무척 흥미롭다.
클레어 대신 비행기를 탄 이바가 마약 거래상으로 도피중이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며 클레어는 새로운 위기에 내몰린다.

클레어는 로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이바는 살아있을까? 죽었을까?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독자도 클레어의 자유를 응원하고, 이바의 생존을 바라게 된다.
세상 어느 곳이든 클레어와 이바처럼 막다른 곳에 몰린 인생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을 이용하는 악당들이 존재한다. 그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오히려 족쇄가 되어 점점 더 옭아메인다. 그래도 어딘가에 정의도 구원의 손길도 있어야 세상이 돌아가지 않을까?

나는 'last' 라는 단어를 볼 때, 'never ending' 이 떠오른다. 마지막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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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사람은 사랑에 이르다 - 춤.명상.섹스를 통한 몸의 깨달음
박나은 지음 / 페르아미카실렌티아루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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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많은 에세이들을 읽어 보았지만 이 책은 표지부터 독특하고 문체와 생각의 흐름이 새로웠다.
표지 앞 뒷면에는 제목이 없고 기둥에만 있다. 앞뒷면에는 서로 마주보고 있는 남녀의 얼굴없는 모습만 있다.

사람이 가는 길은 결국 사랑일까? 우리 모두는 사랑에 이르기 위해 살아가는 지도. 그 길을 가기 위해 저자는 춤, 명상, 섹스를 통한 몸의 깨달음을 이야기한다.

몸은 대체로 영혼에 비해 낮은 단계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몸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원천이다. 내 영혼이 누리는 과정들이 소중한 만큼 우리의 몸도 소중하다. '섹시한 명상가' 가 그렇다. 저자는 스스로를 섹시한 명상가라 칭한다. 명상의 모양은 영혼의 모양만큼이나 다양하다. 우리도 모두 다양한 형태의 섹시한 명상가가 될 수 있다.

사랑은 어느 순간 훅 다가온다.
사랑 안에서 '온전히 받아들임' '내려놓음' '내맡김' 같은 어려운 관념을 배운다. 사랑은 새 생명을 주고, 새 생명과 함께 성숙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새로운 삶을 배운다.
복잡하고 어려운 모든 순간들도 결국은 하나로 귀결된다. "내 안에 우주가 있다".
그 절대적인 진실을 사랑 안에서 명상을 하며 온몸으로 알게 된다.

그녀의 조곤조곤 속삭임에서 이전에 미처 느껴보지 못한 자유로운 영혼을 느꼈다. 누구나 생각하고 바라지만 쉽사리 말하지도 행동하지도 못하는 것을 그녀는 술술 풀어낸다. 당황스럽다 싶더니, 어색하고 머뭇거리는 마음도 잠시 그녀의 이야기에 푹 빠져 같이 느끼고 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이 진실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신기한 순간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형식에 둘러 쌓여 살아간다. 나도 이 글을 읽는 다른 독자들도. 그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까? 죽음을 생각하는 순간에는 가능할까? 솔직히 나는 용기가 나지 않는다. 대다수는 그저 달팽이처럼 죽는 순간까지 이고지고 살아갈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글을 읽는다. 그 순간만이라도 함께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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