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사람은 사랑에 이르다 - 춤.명상.섹스를 통한 몸의 깨달음
박나은 지음 / 페르아미카실렌티아루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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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많은 에세이들을 읽어 보았지만 이 책은 표지부터 독특하고 문체와 생각의 흐름이 새로웠다.
표지 앞 뒷면에는 제목이 없고 기둥에만 있다. 앞뒷면에는 서로 마주보고 있는 남녀의 얼굴없는 모습만 있다.

사람이 가는 길은 결국 사랑일까? 우리 모두는 사랑에 이르기 위해 살아가는 지도. 그 길을 가기 위해 저자는 춤, 명상, 섹스를 통한 몸의 깨달음을 이야기한다.

몸은 대체로 영혼에 비해 낮은 단계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몸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원천이다. 내 영혼이 누리는 과정들이 소중한 만큼 우리의 몸도 소중하다. '섹시한 명상가' 가 그렇다. 저자는 스스로를 섹시한 명상가라 칭한다. 명상의 모양은 영혼의 모양만큼이나 다양하다. 우리도 모두 다양한 형태의 섹시한 명상가가 될 수 있다.

사랑은 어느 순간 훅 다가온다.
사랑 안에서 '온전히 받아들임' '내려놓음' '내맡김' 같은 어려운 관념을 배운다. 사랑은 새 생명을 주고, 새 생명과 함께 성숙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새로운 삶을 배운다.
복잡하고 어려운 모든 순간들도 결국은 하나로 귀결된다. "내 안에 우주가 있다".
그 절대적인 진실을 사랑 안에서 명상을 하며 온몸으로 알게 된다.

그녀의 조곤조곤 속삭임에서 이전에 미처 느껴보지 못한 자유로운 영혼을 느꼈다. 누구나 생각하고 바라지만 쉽사리 말하지도 행동하지도 못하는 것을 그녀는 술술 풀어낸다. 당황스럽다 싶더니, 어색하고 머뭇거리는 마음도 잠시 그녀의 이야기에 푹 빠져 같이 느끼고 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이 진실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신기한 순간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형식에 둘러 쌓여 살아간다. 나도 이 글을 읽는 다른 독자들도. 그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까? 죽음을 생각하는 순간에는 가능할까? 솔직히 나는 용기가 나지 않는다. 대다수는 그저 달팽이처럼 죽는 순간까지 이고지고 살아갈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글을 읽는다. 그 순간만이라도 함께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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