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과 함께 서쪽으로
린다 러틀리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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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과 함께 서쪽으로 by 린다 러틀리지

~이 이야기는 1938년 9월 바다 한복판, 허리케인을 만난 증기 화물선에서 극저그로 살아난 기린 2마리의 신문기사로 시작한다.
2025년 10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우드로 윌슨 니켈이 그 기린들과 나눈 우정의 이야기이다.

대공황으로 굶주리던 시절, 당시에는 켈리포니아에 가면 젖과 꿀이 있다는 희망이 있던 시기라 18살 니켈은 켈리포니아로 떠나는 기린들 옆에 몰래 숨어 따라 나선다.
마침 운전수가 도망치자 샌디에이고 동물원까지 대륙횡단을 하는 기린들의 운송트럭을 운전하는 기회도 얻는다.

기린 운송을 맡은 영감 라일리 존스에게 기린을 돌보는 법을 배우고 야생동물들의 특징도 듣는다. 수컷 보이와 암컷 걸은 지나가는 지역마다 환영을 받고 일행은 길에서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그러나 기린들을 싣고 산을 넘고 굴다리를 통과하며 사막을 건너는 일은 쉽지 않다.
기린들을 훔치려는 이들을 만나기도 하고, 걸이 트럭밖으로 나오게 되자 다시 트럭에 태우는 것도 힘들다. 기린의 여정에 대해 계속 쏟아지는 신문기사들은 평화롭지만 실제로는 곳곳에서 위험한 일들이 계속 생긴다.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한 소년의 성장소설이다. 모래폭풍과 가난으로 가족을 잃은 소년 우디가 우연히 기린들의 여정에 함께 하게 된다. 가난과 불안에 꿈을 찾아 어떻게든 켈리포니아로 가려 하는 과정은 마치 소년의 인생과 같다.
우둔해 보이는 존스 영감은 인생의 지혜가 많은 사람이었고 사건사고가 터질때 마다 우디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모든 사람에게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있다. 그 시기에 어느 길로 어떻게 들어서느냐에 따라 인생전체가 바뀌기도 한다. 고아소년이 살아남기 위한 인생길에서 기린들과 함께 한 시간은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는 시간이다.
그 힘으로 우디는 105세가 되도록 긴 삶을 잘 영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랜만에 본 감동적인 성장소설이었다.

@openbook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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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에서 도서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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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의독백 - 발견, 영감 그리고
임승원 지음 / 필름(Feelm)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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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영감 그리고 원의 독백 by 임승원

~강력한 레드의 책 디자인이 눈을 번쩍이게 하더니 책 내용도 독특하기 그지 없는 에세이다.
정말 말 그대로 '발견, 영감 그리고 원의 독백' 이다.
일상의 소소한 발견과 놀라운 발견,
휘몰아치는 희한한 영감의 순간들을 자신만의 독백으로 전달한다.
책 뒷면에 빼곡히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이름있는 이들이 남긴 책 코멘터리에서 느껴지듯 '정기 간행물이 아닌 데 구독' 하고 싶어지는 '우리 모두의 삶을 반영하는 거울' 같다.

이 책에서 본 글들 중, 몇가지는 나에게 신선한 발견을, 또 몇가지는 신기한 영감을 주었다.
'garbage in, garbage out'
오호! 너무 인상적인 말이었다. 우리의 뇌가 믹서기 처럼 넣은 것은 틀림없이 갈려 나온다는 말이 훅 와 닿았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다 멋있어 보이는 진실 아닌 진실, 유달리 쇼핑몰에서 옷 고를 때면 느껴지는 불편함.
신호등이 깜빡 거릴때 건너는 건 위험한 것 처럼 늦었을 때는 그 늦음을 받아 들이고 다음을 위해 숨을 고르며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물론, 치통은 기다릴수록 더 큰 댓가를 치러야 한다.

그리고 발견한 작가와 나의 공통점은 '비' 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빗소리, 빗방울이 땅에 떨어져 살짝 튀어 오르는 시원함, 더 짙어지는 주변의 풀냄새. 어디에 있든 내다보고, 나가보고 싶은 순간이다. mbti 가 f인 사람들의 특징일지도 모르겠다. 나를 속속들이 아는 듯해서 기분 나쁜 알고리즘이지만 내 유튜브는 '빗소리' 영상 알고리즘을 늘 보여줘서 좋다.

저자 임승원은 유튜브를 한다는 데, 나는 한번도 접한 적은 없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나랑 생각이 많이 겹치는 것이 은근 소울메이트 같아서 유튜브를 꼭 찾아볼 생각이다.

세상에 큰차, 작은 차처럼 다양한 차들이 있는 데, 그 다양성 만큼 차들의 장단점도 다양하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다.
사람들도 같다. 다양하고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다. 저자가 책에서 보여주는 발견, 영감, 독백이 누군가에게는 인상적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뭐지? 싶을 것이다.
그러나 길거리에 알록달록 크고 작은 다양한 차들이 있듯 인간세상도 알록달록 크고 작아서 더 재밌다.

@feelm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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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자고 묘하니?
주노 지음 / 모베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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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고양이는 '묭' 이다. 글을 쓸 수있는 고양이인데 집사는 모른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본 세상은 어떨까?
고양이는 인간보다 키도 작아서 항상 낮은 위치에서 세상을 본다. 그러다 가끔은 높은 곳에 올라가 내려다 보기도 한다. 인간과는 관심사도 다르고 먹는 것도 다르다.
나는 고양이를 키워 본 적은 없지만 강아지와 달리 고양이는 자신이 그 공간의 주인이고 인간을 집사라고 여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개냥이라고 불리울 만큼 사람과 친밀한 고양이도 있다고 한다.

이제 묭의 눈으로 인간들을 보자.
묭의 눈에는 인간들의 삶과 세상이 이상하다. 두발로 걷는 인간은 앞발에 장갑을 끼는 게 신기하다. 사냥도 안 하면 뭘 먹고 사는 지?
그래도 사랑하는 집사를 위해 악몽꾸는 집사위에 올라가 잠도 깨워주고 화장실에 간 사이 문 앞에서 천적들로 부터 지켜주기도 한다.
집사의 사랑을 온전히 독차지하고 싶은 묭이는 스마트폰이 제일 싫다. 집사의 옷에서 낯선 냄새가 나면 꾹꾹 눌러 내 털과 냄새를 듬뿍 묻혀준다.

묭은 집사가 잠든 사이에 친구들을 불러 집들이도 하고 놀이도 즐기며 친구들에게 핫팩도 나눠준다. 묭이의 취미는 인형뽑기 기계 안에 들어가 잠들거나 길가다 민들레 보기이다.
낭만적인 고양이 묭이는 첫눈 오는 날, 눈 먹는 것도 좋아하고, 매력적인 암컷 묭이는 수컷들에게 인기도 많다.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었다.
나도 가끔은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되어 세상을 어슬렁거려 보고 싶었다.
고양이지만 그들만의 세상에서 최선을 다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이야기는 아름다운 판타지라 힐링이 많이 된다.

귀여운 그림과 이야기들을 보며 리프레쉬하고 싶다면 책속에 들어가 잠시 내가 아닌 '묭' 이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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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철학하다 가슴으로 읽는 철학 1
사미르 초프라 지음, 조민호 옮김 / 안타레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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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심리학, 정신분석학 같은 인간의 정서를 다루는 학문으로 분화하기 전, 인간에 대해 고뇌하고 숙고하던 것은 철학이었다.
경쟁이 치열한 현대 사회가 불안을 더욱 야기한다고 하지만 날씨, 병, 식량, 전쟁, 죽음 등에 무지했던 과거 사람들은 원인을 모르는 공포에 시달렸기에 더 불안했을 수도 있다.

그 불안에서 벗어나고자 고대부터 수많은 철학자들은 '나는 누구인가' 부터 시작하여 인생이 왜 힘든지, 인간의 삶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죽음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구했다.
이 책은 불교철학, 실존주의 철학, 실존주의 신학, 정신분석학, 유물론적 비판철학을 바탕으로 불안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항상 불안할 것이다. 그러나 불안해하는 것에 대해 불안할 필요는 없다'

저자는 본질에 앞서는 실존, 존재의 부조리와 무의미에 관한 실존주의적 수용을 접했을 때, 안도감을 느꼈다고 한다. 의미를 찾으려고 몸부림칠수록 자기 불안에 빠지고 불안을 초래하게 된다.
붓다의 말처럼 '괴로움이 나를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괴로움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 이 개념은 니체 역시 이야기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불교철학에서는 분노, 두려움, 슬픔 같은 감정이 아예 없거나 거의 사라진 상태를 '무아의 경지' 라고 한다.

키르케고르는 불안을 '열망과 우려 사이의 긴장감이자 두려운 것에 대한 욕망' 이라고 했다. 마르쿠제는 '불안은 치유할 수 없으니 오히려 자기발견의 황금길로 받아들여야 한다' 고 말했고,
스피노자는 '두려움은 희망없이 있을 수 없고 희망은 두려움 없이 있을 수 없다' 라고 한 것처럼, 인간이 불안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삶과 불안은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다.
결국, 불안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들이고 동행하느냐에 따라 내 삶도 달라지는 것이다.

위에 언급한 철학자들 이외에도 책에서는 니체, 하이데거, 프로이트, 마르크스가 보는 불안을 들을 수 있다. 사르트르와 까뮈에게서는 문학을 통해 인간의 존재의미를 찾으려는 노력도 본다.

내 개인적으로도 마음이 힘들 때, 철학책을 즐겨 찾았았다. 이 책에는 서양철학 위주로 나와있지만 논어나 채근담 같은 동양철학에서도 마음의 위안을 많이 받았다. 불안을 철학한다는 것은 나 자신을 이해하고 세상과 나의 관계를 헤아리는 것이다.
철학에는 치유의 힘이 있어서 우리 삶의 불확실한 윤곽과 궤적을 인식하도록 도와 감정을 치유해준다.
마음이 힘들다면 철학자들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지금 느끼는 고통이 한결 작아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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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인 줄 알았는데 인생 수업 - 10년의 비행 끝에 깨달은 나, 사람, 삶의 참된 의미
권희재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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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항공사 승무원들 만큼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이 있을까 싶다.
어떤 서비스직이나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도 승무원들 만큼 다국적으로 만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더군다나 어디도 나갈 수 없는 철저히 밀폐된 공간인 항공기 안이라는 공간적 제약까지 있다.
지상에서라면 문제발생 시, 경찰이든 소방관이든 의사든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지만 비행기 안에서는 어떤 돌발상황도 일차적으로 승무원의 손을 거쳐야 한다.
그러고보니 이 책의 제목이 왜 '비행인 줄 알았는데 인생수업' 인지 알 것 같다.

10년차 객실 승무원인 저자는 그동안 자신이 겪은 일들을 sns등에 꾸준히 남기고 글을 써왔었다. 이 책에도 잠깐 비행기를 타는 승객으로써는 모르는 각종 일화들이 빼곡히 담겨있다. 흔히 접하는 일들이 아니기에 이야기 하나하나가 무척 흥미롭다.

여권분실이나 응급환자 발생같은 상황도 있고 서비스를 하는 직업인으로써 애환이 곳곳에 묻어난다.
아무리 서비스를 하는 일이지만 자신의 편의만 봐달라는 승객들로 인해 일이 힘들어보인다. 비행기의 특수한 상황이 있으니 비행기에서는 승무원의 지시에 따릅시다.

코로나 시기의 이야기는 마음이 조금 숙연해진다. 잘 모르는 바이러스에 의해 사람들이 아프고 죽어가던 시기, 그때는 모든 사람들이 공포에 떨었었다.
중국에서 시작한 병이 외국인들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기에 공항과 항공사 직원들의 공포심과 우려는 더 컸을 것이다. 그로 인해 대부분의 여행이 취소되고 승객이 줄더니 급기야 승무원들이 강제휴직에 들어가는 일까지 생겼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나긴 터널같은 시기였다.
다행히 이제 그 공포에서는 벗어났지만 또 다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는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가 없다.

한국 항공사의 승무원들이 친절하다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가면 항상 설레임을 주는 데, 그 설레임 안에는 비행중에 좋은 서비스로 대해주는 승무원들의 미소도 한 몫한다.
인생수업이라고 느낄만큼 일도 고단하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서비스하는 일도 힘들겠지만 승무원들에게 항상 고맙고 감사하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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