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소아의 내면보고서 - 오직 사랑만 한다면 우리는 죽을 수 있다. 러너스북 Runner’s Book 2
페르난두 페소아 지음, 이준혁 옮김 / 고유명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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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사랑만 한다면 우리는 죽을 수 있다 -페소아의 내면보고서 by페르난두 페소아

~고유명사 출판사의 Runner's book 시리즈 2번째 책이 나왔다. 첫번째 시리즈 소로의 작품이 너무 좋아서 팬이 되었는 데, 2편은 페소아의 내면 보고서이다.

우리는 내면을 얼마나 들여다 보고 살까?
'거의 없다' 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다.
내면을 보려면 온전히 혼자서 나에 대해서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걱정이나 내일의 할일 등 그런 잡념도 떠올리지 않고 '지금의 나' 에 대해 충실히 숙고할만한 시간이 현대인에게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이 순간, 페소아의 내면 보고서를 읽으면 나를 돌아보는 데 조금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포르투칼의 시인이자 철학자, 극작가, 평론가 등등 글과 사고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정도로 대단한 그는 '휘트먼의 환생' 으로 까지 불리웠다.
짧은 문장과 여백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문장을 읽은 후의 여백만큼 생각에 잠기게 하는 힘을 가졌다.

"존재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죽게 놔두지 않는 것이다"
-간혹 내가 왜 살고 있냐는 존재론적 질문에 빠질 때가 있다.

"행복해지려면, 자신이 행복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굳이 왜 사느냐면 행복이란 것을 누리기 위해서.

"예술이란 절대에 이르고자 애쓰는 자기표현이다"
-나를 표현하며 살고 싶어 글을 읽고 글을 쓴다. 고로 존재한다

"사는 건 너무 피곤한 일이다. 다른 삶의 방법이 있기만 하다면! "
-그렇다. 너무 피곤하다.

"우리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는 누군가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누 생각을 사랑할 뿐이다. 즉, 우리가 사랑하는 건 우리 자신이다"
-삶의 의미를 사랑에서 찾으려 하지만 그것 역시 나를 너무 사랑해서다

"나는 삶에게 얻어맞아 슬픈 아이"
-나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슬픔과 맞딱뜨리는 일이다.

책을 읽는 동안, 여백의 시간 동안, 나의 내면도 같이 꺼내보았다. 아름답지만 측은하고, 기특하지만 답답한 나의 내면은 오늘도 나와 함께 한다.

@proper.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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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에서 도서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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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다가, 뭉클 - 매일이 특별해지는 순간의 기록
이기주 지음 / 터닝페이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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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성큼 다가온 요즘, 은행잎 빛깔의 책이 가슴에 안겼다.
언제나 믿고 보는 이기주 시인의 에세이다. 이렇게 그림을 잘 그리고 사랑하시는 지 미처 몰랐다.
제목처럼 정말 주변의 소소한 일상들을 '그리다가, 뭉클' 솟아나는 감정을 글로도 쓰셨나보다.

작가의 글 에 '생이 유한하다고 느껴지는 나이' 라고 하셨다. 가을이 되면 유달리 더 그런 기분이 든다.
얼마 남지 않은 한 해처럼 내 인생도 유한하기에 주변에 보이는 작은 것들이 모두 소중히 여겨지고 하나라도 더 눈에도 마음에도 담고 싶어진다. 사진보다 그림이 더 좋은 건, 더 오랫동안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난 긴 시간, '무용' 한 것들을 좋아했다.
드라마 대사처럼 '달, 꽃, 별, 웃음, 농담'
그렇게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며 추구하다 보니 내 삶도 무용하다는 생각에 좌절하곤 했다. 요증 사회에 시도 그림도 그런 대접들을 받는 것이 슬프다.
'슬픔' 이것이야 말로 무용함의 최고봉인데 그걸 나는 또 하고 있다.

이기주님의 시, 글 은 그 자체로도 늘 좋았는 데 그림과 함께 있으니 한 구절 한 구절이 더 뭉클하다. '생명 나무' 도 '아포가토' 도 그림이 함께 있어 더 오래 보게 되고, 더 천천히 글을 읽게 된다.
그림 속 거리와 풍경들은 그것만으로도 오랫동안 시선을 사로 잡는다.
그림 안에 글이 있고 글 안에 그림이 있다.

어른이 되면 그러지 않으려 아무리 애써도 자꾸 '라떼' 가 떠오르며 추억에 잠긴다. 사라져가는 것들이 안타깝고 그리워진다. 사라지는 것들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 진대 나의 어린 시절과 그 기억과 모습마저 사라지는 것 같다.
시인도 그러한가보다. 열심히 그리고 쓰며 남겼다.
그저 지나가는 작은 장면, 풍경 하나일 뿐인데 수많은 기억들이 떠올라 나래나래를 편다.

오늘, 지금, 이 계절, 이 순간에 딱 맞는 글과 그림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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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건 죽음
앤서니 호로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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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건 죽음 by 앤서니 호로위츠

~나, 호르위츠는 얼마전 <중요한 건 살인>을 탈고한 작가이고, 호손은 뛰어난 탐정이자 나의 파트너이다. 그는 내 글의 주인공이자 소재를 제공해준다.
이들은 마치 홈즈와 와트슨을 보는 것 같은데, 호르위츠는 조수처럼 따라 다니지만 머리로는 모든 상황을 소설화할 것을 생각하며 지켜본다.

그가 가지고 온 새로운 이야기는 이혼전문 변호사가 2천파운드 짜리 1982년 산 와인병에 가격당해 죽은 사건이다. 그 자리에는 초록색으로 182라는 숫자가 남겨져 있고 지문은 없다.
살해된 변호사 리처드 프라이스는 변호사로 일을 하며 적을 제법 많이 만들었던 모양이다.
남편 스티븐 스펜서, 동료 올리버 메이스필드, 의뢰인 에이드리언 록우드, 리처드슨 부인, 그리고 유력한 용의자 안노 아키라, 돈 애덤스 등등 수사 중에 만나는 사람들은 다들 이상하고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

갑자기 죽어버린 재무관리사 그레고리 테일러는 무엇을 알고 있었을까?
6년 전 동굴탐사 사고, 안노 아키라의 182번 시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독자들은 호르위츠와 같은 시선으로 함께 단서를 보고 유추하지만 쉽지 않다.
용의자를 좁혀가며 범인임을 특정하려는 찰나 반전을 만들어 내는 작가의 능력이 멋진 작품이었다.

호로위츠는 자신의 창작세계가 호손에 의해 단순 기록이 되는 것 같아 못마땅해 하면서도 꾸준히 함께 했다. 그러면서 보기좋게 자신의 추리로 호손을 앞서 보려하지만 또 실패다.

시작부터 몰입감 높은 소재에 보는 내내 긴박하다. 용의자가 계속 바꿔더니 의외의 인물이 범인으로 밝혀진다. 이런 추리소설 너무 좋다.
잠깐이지만 한국인 일본군 위안부를 소개한 책 이야기를 한 것은 흥미로웠다. 영국작가가 우리의 슬픈 역사를 알고 있다는 것이 고마웠다.

@openbook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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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은 그냥 벌어진다 - 이 세계를 움직이는 힘
브라이언 클라스 지음, 김문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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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당시 일본 나가사키에 두번째 원자폭탄이 떨어졌다. 그러나 원래 후보지가 교토와 고쿠라 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교토는 이전에 그곳을 여행갔던 미 육군장관의 거부로, 고쿠라는 너무 많은 비구름으로 인해 폭탄은 나가사키에 떨어졌다.
세상 일은 이렇게 한 순간의 선택과 우연으로 운명이 바뀌기도 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모든 상황에서 인과관계를 찾아 분석하려 든다. 그래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60년전 에드워드 노튼 로렌조는 조건이 통제되는 정확한 우주에서조차 작은 변화가 어마어마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비효과의 개념을 창조해내며 카오스 이론이 되었다.
카오스 이론은 예측가능한 것 조차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바꿔 놓았고 복잡하게 얽힌 세상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우연이라고 부르는 우발적인 변화들은 우리가 믿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모든 일에 다 의미가 있는 건 아닌데도 우리는 의미없는 데서 의미를 찾고 있다는 말이다.
인간의 뇌는 과할 정도로 유형을 탐지해왔다. 그러면서 법칙과 룰을 만들어내어 이유를 설명하고자 했으나 그것은 신기루였다.

책에는 자연계의 적자생존과 메뚜기떼의 이야기 부터 인간사회에서 루터의 혁명과 주택담보대출산업 까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해준다. 잇달아 일어난 우연들이 모여 엄청난 결과가 온다. 그 내용은 하나하나 흥미롭고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이제까지 내가 알고 있던 모든 것들이 그저 착각과 일반화 였을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정말 카오스 상태에 빠진다.
허무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유비무환이니 하는 말들도 의미없는건가?
많은 일들이 지금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일어나는 것이라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혹시 나와 내 가족에게 닥칠 위험에도 무방비 상태일테니까 말이다.

그러다 다시 담담해진다.
그렇다면 받아들여야지. 고대 철학자들은 미리 깨달았기에 존재에 관해 그리 많은 시간 동안 철학을 했나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세상은 그만큼 경이롭고 자유롭다. 뻔하지 않아서 재미있을 수 있다.
모르면 모른다고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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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소모하는 것들로부터 달아나기 러너스북 Runner’s Book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청경채 편역 / 고유명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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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소모하는 것들로부터 달아나기 by 데이비드 헨리 소로

~지금 당장 호수가 펼쳐진 아름다운 숲으로 가고 싶다면 소로의 책을 펼쳐라! 데이비드 헨리 소로의 책은 나를 어디서든 숲속 호수로 순간이동 시켜주는 마법의 문이다.

초월주의와 생태주의로 유명한 소로는 생애 대부분의 시간을 자연과 함께 자연을 추앙하며 보냈다. 월든 호에서 살며 지은 <월든>은 지금까지도 자연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보석같은 작품이다.

고유명사 출판사에서 나온 Runner's book 시리즈의 첫번째 책으로 소로가 선정된 것은 자연을 꿈꾸는 현대인들의 바램을 대변한다.
거기에 타이틀명 네이밍도 훌륭하다.
<나를 소모하는 것들로부터 달아나기>
19세기 소로가 모든 것을 버리고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살아갈 때 그의 심정이 그러했을 것이다.

현대인들도 늘 그런 마음이다. 매일 출근하는 직장과 사람들, 나를 둘러 싼 수많은 사회적 억압들에서 도망치고 싶은 순간은 수도 없이 많다. 오죽하면 tv채널에 '나는 자연인이다' 라는 프로그램이 장수하고 있을까.

책의 한구절 한구절들이 나를 위로한다.
월든 호수로 떠나고 싶다.
눈 앞에 보이는 풍경과 하나가 되고 싶다.
자연의 하루는 무척 차분해서, 인간의 나태함을 꾸짖지 않는 데, 우리가 사는 곳은 분초에 맞춰 쫒겨 다녀야 한다.
그곳에 가서 나도 풍경에 가장 고귀하고 존경할 만한 사람의 이름을 붙이고 하여없이 바라보며 존경하고 싶다.

이 책을 만난 순간에 유달리 마음이 흔들리고 생각이 많았었는 데, 큰 위로를 받았다.
눈 앞에 탁 트인 호수와 멋진 풍경을 꿈꾸며 좋은 말을 듣는 것은 최고의 위안인 것 같다.

@proper.book
#나를소모하는것들로부터달아나기 #데이비드헨리소로 #고유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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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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