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은 그냥 벌어진다 - 이 세계를 움직이는 힘
브라이언 클라스 지음, 김문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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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당시 일본 나가사키에 두번째 원자폭탄이 떨어졌다. 그러나 원래 후보지가 교토와 고쿠라 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교토는 이전에 그곳을 여행갔던 미 육군장관의 거부로, 고쿠라는 너무 많은 비구름으로 인해 폭탄은 나가사키에 떨어졌다.
세상 일은 이렇게 한 순간의 선택과 우연으로 운명이 바뀌기도 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모든 상황에서 인과관계를 찾아 분석하려 든다. 그래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60년전 에드워드 노튼 로렌조는 조건이 통제되는 정확한 우주에서조차 작은 변화가 어마어마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비효과의 개념을 창조해내며 카오스 이론이 되었다.
카오스 이론은 예측가능한 것 조차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바꿔 놓았고 복잡하게 얽힌 세상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우연이라고 부르는 우발적인 변화들은 우리가 믿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모든 일에 다 의미가 있는 건 아닌데도 우리는 의미없는 데서 의미를 찾고 있다는 말이다.
인간의 뇌는 과할 정도로 유형을 탐지해왔다. 그러면서 법칙과 룰을 만들어내어 이유를 설명하고자 했으나 그것은 신기루였다.

책에는 자연계의 적자생존과 메뚜기떼의 이야기 부터 인간사회에서 루터의 혁명과 주택담보대출산업 까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해준다. 잇달아 일어난 우연들이 모여 엄청난 결과가 온다. 그 내용은 하나하나 흥미롭고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이제까지 내가 알고 있던 모든 것들이 그저 착각과 일반화 였을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정말 카오스 상태에 빠진다.
허무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유비무환이니 하는 말들도 의미없는건가?
많은 일들이 지금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일어나는 것이라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혹시 나와 내 가족에게 닥칠 위험에도 무방비 상태일테니까 말이다.

그러다 다시 담담해진다.
그렇다면 받아들여야지. 고대 철학자들은 미리 깨달았기에 존재에 관해 그리 많은 시간 동안 철학을 했나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세상은 그만큼 경이롭고 자유롭다. 뻔하지 않아서 재미있을 수 있다.
모르면 모른다고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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