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가 필요 없는 사회
윤은주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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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한나 아렌트가 필요없는 사회 by윤은주

~2025년에 한나 아렌트를 다시 논하게 된다는 것은 시대의 비극이다.

한나 아렌트는 2차대전 후, 유대인 홀로코스트 전범재판을 보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이라는 책을 썼다. 아이히만을 보면서 그녀는 '악의 평범성' 을 논했었다.
'악의 평범성' 은 악이라고 하여 눈에 띄는 악인이 아니라 실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며 개인의 도덕적 결핍이 아닌 사회구조적 환경이 악을 만들고, 이 상황을 비판적 의식없이 받아들일 때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지금 이 시기, 대한민국에 다시 한나 아렌트가 필요해졌다.
2차 세계대전의 종결과 함께 끝났다고 생각했던 전체주의는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얼굴만 달리한 채 존재하고 있었다.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고 싶어하는 자가 민주주의 시스템에 의해 권력을 견제받을 때, 권력자는 군사력과 폭력을 동원해서라도 견제의 힘을 깨고 독재하고 싶어한다.
민주화 운동 이후, 민주주의 상황에 익숙했던 시민들은 크게 당황했고 모두 달려나가 저지하기는 했지만 지금까지도 그 여파는 큰 상태다.

이 책에서는 그날의 상황과 지금까지의 상황을 정치철학을 통해 살펴보고, 한나 아렌트가 말한 내용과도 비교한다.
전체주의는 전체를 위해 개인을 희생시키는 독재권력이기에 이 안에 인간은 없다. 그러나 진정한 권력은 힘과 폭력이 아니라 말과 설득에서 나오며 자유롭게 소통하고 합의에 이르길 원한다. 그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이고 인간 중심의 정치체계이다.
다시금 말하지만 우리가 사는 곳은 민주주의 국가이다.

12월의 그날 이후, 우리는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예루살렘 전범 재판에서의 아이히만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다.
유대인 업무를 하며 그들을 이송하고 최종해결의 실무까지 담당했던 아이히만은 자신이 한 일을 죄라고 하지 않았다. 독일제국이 승전했다면 훈장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자기 임무를 잘 처리한 성실한 공무원이자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라고 느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이나 결과보다 자기에게 미칠 영향력을 더 중요하게 여겼고 입신양명하고 싶어 했다.

지금 우리가 우리나라의 법정에서 수많은 아이히만들을 보고 있다.
그들은 지시에 따랐다고 하거나, 자신의 일을 숨기며 축소하고, 일말의 죄의식 없이 당당하다. 그들의 마음속에도 성공했다면 입신양명과 부귀영화를 누렸을텐데 라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을테다.
그러나 똑같이 명령을 수행하는 입장이었지만 스스로 옳고그름을 판단하고 행동한 용감한 이들도 분명히 존재했었고 그들이 있었기에 더 큰 화를 면할 수 있었다.
2025년 대한민국의 아이히만들이 애써 죄를 부정한다고 해서 그들의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이히만처럼 더더욱 긴 시간 역사에 남아 기록될 뿐이다.

국가는 권력자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며, 국민은 사적 이익을 취하는 개인이 아니라 공적이익을 위해 연대해야 하는 공동체이다.
이제 다시는 '한나 아렌트' 를 떠올리며 그녀의 철학을 언급할 일이 생기지 않으면 좋겠다. 지난 겨울의 일을 완전히 잊을 수 있도록 2차대전 후, 사건수습처럼 완벽하게 정리되어야 한다. 그래서 진정으로 '한나 아렌트가 필요없는 사회' 가 되기를 바란다.

@sechang_official
#한나아렌트가필요없는사회 #윤은주
#세창출판사 #한나아렌트 #서평단 #도서협찬
<세창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추천도서 #책추천 #신간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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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묘묘 방랑길
박혜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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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기기묘묘 방랑길 by박혜연

~예전에 인기있던 tv 드라마 중에 '전설의 고향' 과 '암행어사' 가 있었다. 이 책은 그 재미난 두 드라마가 야무지게 버무려진 느낌의 이야기이다.
명석하고 현명한 이가 나타나 민중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해결해 주는 이야기는 언제 보아도 흥미로우면서도 통쾌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최대감댁 금두꺼비가 스스로 움직여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최대감댁과 인연이 있는 윤씨 집안의 막내아들 효원은 호방한 성격으로 마을 일에 끼어들어 해결하는 것을 즐기는 성격이라 이번 일에도 당연히 나선다.
그러나 금두꺼비를 찾아 시작한 수사가 계집종의 죽음이라는 새로운 사건으로 이어진다. 여우의 자식이라 불리는 기묘한 외형을 한 사로가 이 사건의 범인을 찾아내는 것을 보며 호기심 많은 효원은 사로와 함께하는 탐험을 꿈꾸게 된다.

사로와 함께라면 세상 곳곳을 다니며 배움을 얻어도 좋겠다 싶어 윤대감을 설득하여 기어이 집을 떠나게 되는 데,
그 날로 정체불명의 사로와 양반집 자제인 이 효원으로 이루어진, 이 안 어울리는 조합은 단짝이 되어 조선판 셜록과 왓슨으로 거듭난다.
그들의 방랑길은 효원의 기대대로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나는 세상이다.

어릴 적 본 전래동화 속 모든 캐릭터들은 그것이 귀신이든, 동물이든, 사람이든 각자 의미하는 성격적 특징과 상징들이 있었다.
<기기묘묘 방랑길> 에는 총 7가지 에피소드가 담겨 있는 데, 효원과 사로가 만나고 부딪히는 모든 상황과 인물들도 당시로써는 이해할 수 없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의미가 담겨있으며, 결국 권선징악과 인과응보라는 결론을 품고 있다.

등에 날개를 달고 태어난 아이를 지키기 위해 꼽추란 소리를 들으면서 까지 아이를 꽁꽁 숨긴 여인의 사연이 담긴 '날개달린 아이' 와 엄마가 떠나고 홀로 남은 아이가 목각인형을 보고 돌아온 자신의 엄마라고 믿는 '목각어멈' 이야기는 힘없는 민중이 차별받지 않고 살기 위한 발버둥으로 보인다.
그외에도 '차오르는 술잔' , '열리지 않는 문' , '푸른 불꽃', '여우구슬' 까지의 이야기들을 거치며 이 여행은 철없는 도련님 효원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조금씩 키워준다. 여행 시작 전에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을 만큼의 깨달음을 얻는 알찬 배움의 시간이 된다.
마지막 '여우구슬' 에서는 어린 시절 효원과 사로의 인연을 소개하는 데, 이들은 처음부터 서로 만나 함께 할 운명이었음을 강조한다.

어찌보면 이 이야기는 효원과 사로의 성장소설이다. 호기심많고 의욕만 넘쳤던 효원이 세상 곳곳을 다니며 인간사에서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들의 방랑이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다음 번 여행에서는 깨달음과 성장을 넘어, 진짜로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까지 성숙해진 모습을 보고 싶다. 그때가 되면 효원과 사로, 단짝이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 있을테니.

@dasanbooks
@knitting79books
#기기묘묘방랑길 #박혜연 #다산책방
#서평단 #도서협찬
<이 서평은 모도(@knitting79books) 서평단 자격으로 다산북스(@dasanbooks)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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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꿈
앨런 라이트맨 지음, 권루시안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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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제작지원. 아인슈타인의 꿈 by앨런 라이트먼

~"짧은 낮잠을 잤고 그 안에서 평생을 살았다" 는 말처럼, 우리는 누구나 한번쯤 현실이 꿈같고 꿈이 현실같은 순간을 느낀 적이 있다.
이런 느낌이 데자뷔인지?
영화 <매트릭스>처럼 꿈을 꾸며 가상의 현실에서 살고 있는 지? 그것도 아니면 꿈, 현실, 죽음이 하나의 선상에 놓여 의식하지 못하는 지도 모르겠다.

물리학자이자 인문학자로써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저자는 인간의 원초적인 궁금증일 수도 있는 이 문제를 소설로 풀어냈다.
그리고 그 소설에서는 천재 물리학자로써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아인슈타인을 등장시켜, 그가 이야기하고자 꿈속 세계에 대해 신빙성을 높였다. 과학이라는 논픽션을 베이스로 깔고, 픽션으로 독자에게 다가왔다.

이야기의 플롯은 간단하다.
연구중이던 젊은 아인슈타인이 꿈을 꾸는 데, 그의 꿈 속 세상은 현실과 다르다.
특히, '시간' 의 개념이 낯설다.
1905년 4월14일의 시간은 원으로 되어 있고, 그 세계에서는 모든것이 정확하게 그대로 되풀이 된다.
4월 16일에는 미래에서 거슬러 온 시간 여행자가 보인다. 과거에서 아주 조금만 바뀌어도 미래는 엄청나게 달라지니 아주 조심하는 모습이다.
4월 19일의 세계에는 시간도 공간처럼 세 가지 차원이 있다. 세 가지 사건은 모두 진짜 동시에 일어난다.
4월 24일에는 기계시간과 체감시간이 있고, 4월 26일에는 시간이 더디 흘러간다.

그가 꾸는 꿈 속 30여 가지의 세계는 각기 다른 시간의 흐름이 있었다.
원인과 결과가 순서없이 진행되기도 하고, 늘 같은 나날이기도 하며, 종말이 오기도 한다. 시간이라는 것이 없는 세계가 있는가 하면 불규칙하게 흐르기도 하고, 아예 거꾸로 흐르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지금까지 밝혀진, 또는 아직 상상중인 수많은 시간 이론들이 현실화 되었을 때의 세상을 아인슈타인의 꿈을 통해 현실감있게 표현했다. 아무리 들어도 어려운 시간 이론들이 판타지 동화처럼 눈 앞에 펼쳐지니 신기하고 재밌게 기억도 잘 된다.

1905년 4월14일 부터 1905년 6월28일까지 아인슈타인은 30번의 꿈을 꾸면서 그 꿈안에서 다양한 시간을 보고 자신의 연구를 완성해 간다.
사이사이 보이는 인터루드에서 우리는 아인슈타인의 입을 통해 왜 그가 왜 이런 연구를 하고 있는 지 들을 수 있다.
"시간을 이해하고 싶어 하는 건 신에게 좀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야."
과학은 알면 알수록 세상이 더 신비롭고, 신에게 경의를 표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신이 만든 세상의 비밀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사람이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연구를 거듭하게 되는 것, 그것이 과학인가보다.

이 책은 시간에 관한 과학책이자 인간이 느끼는 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인문 철학책이기도 하다.
1993년에 초판이 출간되었지만, 그 이후로도 세상은 급격하게 변했으니 어쩌면 이제 인간은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채, 각각 다른 시간의 세계에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시간 이론들 중, 나는 모든 사람들의 시간이 동일하게 흐르는 것이 아니고 각자 다르게 흐른다는 것에 가장 마음이 간다.
언젠가부터 한 공간에 있는 사람들조차
각자 다른 시간속에서, 다르게 살아간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 책을 읽고도 생각하고 느끼는 바가 모두 다를테고, 자신의 삶에 다르게 적용하며 살 것이기 때문이다.

@ekida_library
@dasanbooks
#아인슈타인의꿈 #앨런라이트먼
#다산북스 #서평단 #도서협찬
<다산북스 출판사에서 도서와 소정의 제작비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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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이의 하루 - 몽글몽글 퐁실퐁실
후루얀 지음, 이소담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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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퐁이의 하루 by후루얀

~너무너무 귀여운 반려견을 보면, 저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싶다. 그들이 보는 인간세상은 어떻고, 그들은 어떤 재미로 살아가는 지 궁금해진다.
어릴 적 보던 애니메이션 속 동물 캐릭터들은 모두 의인화되어 있었다. 그래서 인간과 동물을 굳이 분리하지 않고 같이 놀고, 같이 느끼며 모두 친구였었다.
이 책을 보면, 그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하얀 강아지 퐁이, 토끼 몽이, 곰 시로 아저씨, 쥐 친구 찍찍이는 종에 상관없이 모두 한 마을에 어울려 사는 친구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니 이것만으로도 판타지 만화지만 찹쌀떡이라고 퐁이의 빠진 털에서 태어난 수수께끼 생물체까지 있으니 상상의 나래를 더 높여놓은 이야기다.

이들이 사는 세상은 분명 존재하지 않는 상상속의 나라이고, 현실적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임에도 책을 펼치는 순간, 남녀노소 할 것없이 빠져들 정도로 재밌고 기분도 좋아진다.
그건 아마도 성인이 된 우리 모두의 기억속에 여전히 어린 시절 즐거워하던 상상의 세계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퐁이는 항상 웃고 있다.
퐁이를 보면 영유아기의 귀여운 아가들이 떠오른다. 작은 것에도 행복해 하고, 이뻐하고, 소중해하는 마음, 세상은 온통 맑고 밝아 웃을 일만 가득하다.
문득, 내 어린 시절도 떠오른다.
버스에서 내릴 때, 버튼을 누르고 싶어 설레임을 느끼는 것, 치과에서 겁 먹고 떨었던 일, 기분좋게 놀고나서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잠들지 못 했던 경험은 나에게도 있으니 이 책을 보는 이들에게도 각자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책을 보는 내내, 나는 너무 행복했다. 잃어버렸던, 잊고 있었던 행복을 일깨워 준 느낌이랄까?
퐁이를 중심으로 책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은 넘치는 귀여움으로 과부하가 오게 하더니, 내 어린시절의 추억까지 떠올리게 하며 상상속 세계로 나를 데려가 주었다.

내가 사는 현실에 지치고 버거울 때, 요즘은 많은 이들이 자기 계발서나 힐링 에세이, 철학책을 보며 돌파구를 찾으려 하는 데 이 책을 보고 생각이 좀 바뀌었다. 잠시라도 동심으로 돌아가 그때 느꼈던 순수한 마음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동심 속에서 진짜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 지 생각해보면 어떨까? 어쩌면 정신없이 사느라 잊고 있었던 진짜 나를 다시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도 삶이 지치고 힘들면, 퐁이처럼 말해보자.
"어제와 똑같아도 내 하루는 멋져!"

@happybooks2u
#퐁이의하루 #후루얀 #해피북스투유
#서평단 #도서협찬
<해피북스투유 출판사에서 도서를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추천도서 #책추천 #신간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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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체가 보고 싶은 날에는
구보 미스미 지음, 이소담 옮김 / 시공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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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당신의 시체가 보고 싶은 날에는 by구보 미스미

~'시체'가 들어가는 제목도, '자살 명소' 라는 배경공간의 소개도 으스스하지만 실은 삶과 인간에 대한 간절함과 사랑이 느껴지는 책이다.

'자살명소' 로 이름난 낡은 아파트 단지에서 태어나 15년간 줄곧 살고있는 미카케는 세살 때 아빠가 죽고, 열살 때는 언니와 함께 엄마에게 버림받은 이후로 살아있는 인간이 더 무섭다고 느끼며 살아왔다.
어릴 때부터 천식을 앓아 몸도 약한데다 학교공부도 쉽지않아 친구도 잘 만나지 못하는 미카케에게는 자신을 위해 밤낮으로 애쓰는 언니만이 유일하게 마음을 여는 상대다.

오갈 데 없는 이들이 모여 살고, 자살명소라고 까지 소문난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의 삶도 미카케 자매와 별반 다를 건 없다. 그저 막다른 인생들끼리 언제 죽을 지 모르는 마지막을 보내는, 죽음의 냄새가 그득한 곳일 뿐이다.
어느 날, 미카케는 단지 경비원이라고 하는 젠지로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할아버지는 미카케에게 함께 경비일을 하러가자는 제안을 하는 데, 갑작스런 상황에 미카케는 할아버지가 치매인가 의심도 하지만 결국 자신의 이름이 적힌 배지를 받아든다.

그것은 미카케 인생에 주어진 첫번째 임무였다. 지금껏 투명인간 같은 삶을 살아온 미카케에게 이 일은 새로운 탄생과 같았다. 더이상 미카케는 있으나 마나한 존재가 아닌 아파트 사람을 돕고 보살필 수 있는 사람, 꼭 필요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다.
할아버지와 함께 아파트 단지를 다니며 미카케는 자살은 시도하려는 사람을 만나고, 보살핌 받지 못하는 아이도 만난다. 힘없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살아있는 지 확인하고 빵을 건네며 미카케의 갇혀있던 세상도 점점 넓어지고 빛나기 시작했다.

이제야 살아갈 이유를 알기 시작한 미카케에게 아파트 단지를 철거한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들리고, 미카케에게 새 삶을 준 젠지로 할아버지도 떠난다.
시체를 보고 싶다던 미카케가 이 위기를 이기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이야기는 미카케의 시선으로 진행되지만, 나는 미카케 뿐만 아니라 언니 나나미의 고달픈 삶에도 마음이 아렸다. 아픈 동생까지 건사해야하는 가난하고 힘없는 나나미에게는 인생에서 선택권이라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지금도 어딘가에는 막다른 곳에 몰린 채, 삶의 마지막 카운트다운을 세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누구보다 삶을 열망하지만 세상은 자꾸만 그들을 등 떠민다.
젠지로 할아버지가 나눠 준 작은 관심만으로도 새 삶을 얻을 수 있지만 그런 관심조차 못 받고 작별을 고하기도 한다.

여러모로 마음 아프고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었다.
미카케가 작은 배지 하나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듯, 그런 마음들이 더 널리, 많은 이들에게 보낼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sigongsa_books
#당신의시체가보고싶은날에는
#구보미스미 #시공사 #일본소설
#나오키상 #서평단 #도서협찬
< 시공사 출판사에서 도서를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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