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명의 최전선 - 한강에서 금강까지, 대서울 너머 보이는 것들 한국 도시 아카이브 4
김시덕 지음 / 열린책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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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리에 대해 아는 거라곤 학창 시절에 배운 것이 다였는데 이 책은 책 제목과 표지에서 부터 호감이 갔다.
도시 문헌학자인 저자는 한국도시 아카이브 시리즈를 냈는데 이 책은 '한강에서 금강까지 대서울 너머 보이는 것들' 을 부제로 삼고 "한국문명의 최전선" 이 주제다.
아카이브 4번째 책인 이 책에는 서해안, 강화도, 시흥, 안산, 화성, 평택, 천안, 아산, 당진, 예산, 서산, 홍성 등의 지역을 안내한다. 대서울권의 서해안 지역과 새로 대서울권에 편입되는 중인 충남 서해안에서 금강까지 포함한다.
이 지역은 한국의 산업화와 근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한국문명의 최전선으로 최근에도 가장 빠른 발전이 이루어지는 지역이기도 하다.

책은 '벽해상전의 한국 서해안' 으로 시작한다. 서해안은 대규모 간척사업이 있었고, 서해안 고속도로와 서해선이라는 교통망이 생기면서 큰 변화가 있었다. 양식장과 염전이었던 땅이 공업지대로 대규모 발전이 있었던 곳이다.
화성, 평택, 천안. 아산은 미래 한국이 탄생하고 있다고 할만큼 대기업의 첨단 산업단지들이 몰려있고 새로운 행정도시로 인해 급격히 발전하고 있기도 하다.

책에는 과거와 현재의 지도, 사진들이 많아서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보기 좋다.
간척으로 지도모양이 변해가고 각 지역 공항, 방조제, 산업단지 등으로 발전해 가는 모습들은 신기하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이 서로 다투기도 하고 계획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ktx역이 생기고 대기업이 들어오는 과정과 행정구역이 개편되는 과정들은 지역별 다툼이 치열하기 까지 했다.
그러나 이것도 역사다. 그 지역의 역사이자 대한민국의 역사이기도 하다. 책에 나온 그 지역의 역사는 조선, 일제 강점기, 6,25와 산업화 과정까지 넓고 깊게 다룬다.

지리에 관련된 책이다 보니 한국인으로서 대동여지도의 김정호가 저절로 생각난다. 그 시절에 직접 걸어 다니며 지도를 완성했었다는데, 이 책의 저자도 직접 답사를 다니고 사진을 찍고 과거와 현재의 자료를 비교하며 상세히 설명해준다. 단행본, 논문, 신문, 방송 할것 없이 방대한 자료를 찾아 가며 완성된 책이라 그 지역을 알아 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런 분들의 노력과 열정이 있어 많은 지역 기록들이 남아 이어진다.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잘 알고 미래의 우리땅도 예측할 수 있다. 감사하고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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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두통은 꾀병이 아니에요 - 나지훈 교수의 소아청소년 두통 길잡이
나지훈 지음 / 북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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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갑자기 아프다고 할 때, 두통만큼 난감한 것이 없다. 비전문가 엄마 입장에서는 외상도 안 보이고 감기도 아니면 꾀병을 의심하게 된다. 그런 경우가 많은 지, 책 제목부터 꾀병이 아니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두통은 열처럼 수치가 있는 게 아니라 환자 본인만 느끼는 주관적인 증상이다. 두통의 원인을 제대로 판별하기 위해 CT, MRI, 뇌파검사 같은 것이 필요하지만 동네 소아과에서는 그런 검사를 잘 할수 없다.
두통이 지속된다면 두통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두통은 일차. 이차, 통증성 두개신경병증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편두통은 유전적 원인이 강한 편이고 흔히 일어난다. 반면. 소아 긴장형두통은 환경요인이 강하고 만성이 되면 일상 생활에 지장이 크므로 생활습관 교정치료로 만성화를 방지해야 한다.
군발두통은 드물지만 극심한 통증이 있고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차두통은 객관화가 어려워 무시하면 이차적인 심리문제로 넘어갈 수 있으므로 바른 생활과 좋은 생각으로 긍정적인 뇌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좋다.

이차두통으로는 철분결핍성 빈혈로 인한 두통이 있고, 뇌수막염 두통은 고열을 동반한다. 고혈압, 심혈관 문제로 인한 두통이나 비염, 부비동염, 수면 무호흡증, 정신과 문제에 의한 두통도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는 누구나 건강하길 바라지만 특히 아이가 정확한 원인을 모르며 아프다고 하면 부모는 걱정이 많아진다.
책을 읽다보니 최근에 아들이 말한 증상이 철분결핍성인 것 같아서 오늘부터 철분제도 먹였다.

책에는 일반적인 두통도 있지만 큰병으로 인해 두통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설명이 잘 되어있다. 보다보니 좀 무서웠다. 두통을 그저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제대로 알았다.
진짜 그런 일이 있다면 부모는 아이가 차라리 꾀병이길 바랄 것도 같다. 그래도 혹시 그런 증상을 호소할 때 빨리 대처하기 위해서 열심히 읽고 메모해두었다.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절실하게 들게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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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야구, 여행
최세진 지음 / 행복우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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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들이라면 메이지리그 직관은 최고의 버킷 리스트이다. 국내 야구도 상당한 인기 스포츠이긴 하지만 실력과 스케일이 한 수위인 메이저리그를 직접 보면 재미는 더 클것이다.
저자는 펑범한 회사원이지만 20대부터 줄곧 미국야구 여행을 가서 지금까지 30개중 10개 야구장이나 다녔으며 신혼여행 조차도 미국야구 여행을 떠났다는 골수팬이다. 그래서 그의 야구 여행기에는 엄청난 열정과 사랑이 느껴진다.

첫 메이저리거인 박찬호 선수가 진출하기전 까지만 해도 국내팬들에게 MLB 는 멀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더이상 먼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박찬호 선수가 활약하던 시절에는 우리 선수가 투수라는 이유만으로 마치 올림픽같은 세계경기를 보는 등 온 국민이 LA 다저스를 응원했었던 시절도 있었다.
책에는 야구매니아 답게 그가 보고 느낀 박찬호, 추신수, 커쇼, 류현진 선수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인상적이었던 경기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2009 년 박찬호선수가 필라델피아에서 뛸때는 직접 사인을 받아 성공한 덕후도 되었다.
스포츠팬들은 대단한 선수들의 전성기와 희노애락을 추억하며 자신과 동일시 하기도 한다. 자신의 청춘과 그들의 활약이 겹쳐지며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며 함께 나이 먹어가기 때문이다.
박찬호 선수로 부터 시작한 저자의 다저스 사랑은 커쇼, 류현진을 거쳐 이제는 오타니에게 까지 왔다. 한국 고척돔에서 다저스의 경기가 열렸을 때는 티켓팅부터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였다고 한다.

'우승도 인생도 타이밍' 이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렇다. 모든 것은 타이밍이다.
아무리 열렬한 야구팬이었어도 그 순간에 실행에 옮겨 미국으로 날아가지 않았다면 그의 기억에 남아있는 수많은 순간들을 놓쳤을 것이다. 그 순간에 느낀 기쁨과 추억은 그때가 아니면 다시 얻지 못한다.
나는 자신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에 몰입할 수 있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덕후들이 세상을 바꾸기에 그들을 지지한다.

끝으로 미국 야구장 30개 구장을 다 가보겠다는 저자의 꿈도 꼭 이루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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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유성처럼 스러지는 모습을 지켜볼 운명이었다
미나토 쇼 지음, 황누리 옮김 / 필름(Feelm)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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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사키 토우야는 갑작스런 스노보드 사고 후,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그냥저냥 살아간다. 맛집을 찾아 식사를 하던 어느 날, '리이의 맛있는 일기' 블로그의 주인인 사키무라 리이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그녀는 앞으로 아흔두끼를 먹고 나면 죽는다고 한다. "여명백식" 이라는 병은 별다른 치료법 없이 그저 밥을 먹으면서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데 남은 식사횟수가 백끼정도라 병명이 그렇다.

사고 후에 살아난 남자 토우야는 아직도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삶을 사는 데, 죽음을 코앞에 둔 여자 리이는 두려움 없이 살아간다. 그래서 이 만남은 시작부터 아이러니하다.
남은 날을 어찌 살아야 할지 모르는 남자와 정확히 아는 여자,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남자와 시간이 소중한 여자는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맛집을 찾아다닌다.
두 사람 사이에는 함께해서 더 행복해지는 맛있는 음식들도 있다. 차이나타운에서 가장 맛있는 고기만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린 팬케이크, 돈가스가 올라간 와라지가쓰동, 오차즈케 등등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음식을 찾아 다니는 여정 동안은 시한부 삶이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즐겁다.

그러나 토우야는 조금씩 슬퍼진다.
'너와 내가 함께하는 이유가 사라지면 어떡하지'

죽음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갑자기 다가와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준다. 그리고 그동안 미루기만 하느라 누리지 못했던 많은 순간들을 후회하게 된다. 그래서 언제 올지 모를 죽음은 늘 무섭다.
그러나 리이는 무서워하지 않는다. 후회하지 않을 만큼 남은 기간을 소중하게 보낸다. 맛있게 먹고 충분히 웃는다.

죽음에 대한 생각은 모든 사람들이 다 다를 것이다. '여명백식' 이라는 가상의 병이 진짜 존재한다면 누구는 그 순간부터 마음의 병으로 명을 재촉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리이처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한끼를 더 연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죽음을 받아 들인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어차피 한번은 다가올 죽음이라면 나도 리이처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정리할 수 있는 죽음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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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즈, 세상은 크기로 만들어졌다 - 세상 모든 것의 성장과 한계, 변화에 대한 새로운 통찰
바츨라프 스밀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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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거거익선" 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텔레비젼. 차. 집 같은 것들이 크면 클수록 좋다는 말이었는데 그저 웃고 넘어 갔었다. size 크기 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과 세계관에 영향을 준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틀을 깬다.
'크다' 와 '작다'는 상대적 개념이지만
'크다' 라는 말은 중요함과 장엄함을 의미한다. 인간은 큰 것을 선호하고 물건들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크기를 판단하려면 먼저 그것을 지각해야 하기에 감각이 사용된다. 그러나 지각은 보는 상황, 표준시점에 따라 달라지며 크기착시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 판단은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다. 측정이 없던 시대에는 비교를 기준으로 이야기 했다.
키를 측정하게 되면서 부터 키가 클수록 여러모로 사회생활에 유리하다는 통계가 나오고 큰 키를 더 선호하기도 한다.

크기만큼이나 인체의 비례는 미적 선호를 좌우한다. 다빈치의 인체비례는 가장 자주 인용되는 인체비례 이미지이며 큰 키와 긴 다리가 아름답다.
비례만큼이나 대칭도 중요하다. 얼굴과 신체가 대칭적이면 더 아름다우며 건축물, 교통수단. 일상용품의 설계에서 대칭과 비대칭을 적절히 사용하여 미를 극대화시킨다. 그림에서는 보티첼리, 다빈치, 라파엘로 등 화가들이 황금비를 잘 지킨 사례로 손꼽힌다.

그러나 크기와 황금비 같은 것도 사실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인간척도는 사람의 물리적 크기, 동역학적 기능과 감각, 정신, 환경 요소를 따져서 만든 척도이다. 이걸로 건축과 인테리어에 활용하고 도시와 도구설계, 항공기 좌석 구조설계에도 쓴다.
소득이 늘고 기계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은 점점 더 크게 만들기도 하고, 물품에 따라 점점 더 작게 만들기도 한다.

생물은 몸의 크기가 변하고 크기에 따라 생체리듬, 뼈대, 몸의 기능대사들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걸리버 여행기에는 오류가 많다. 모든 성장, 번식, 기능은 에너지 섭취에 제한을 받고 대사 스케일링도 달라진다. 인공물인 기계도 일정부분 그러하다.
통계학적으로 '정규' 의 값들은 평균 주변에 몰려있다. 평균은 측정한 모든 값의 합을 측정횟수로 나눈 것이다. 많은 생산품들이 정규곡선과 평균을 보고 만들어 진다. 그러나 평균이나 전형적인 값으로 특정지을 수 없는 크기분포도 결코 적지않다.

끝으로 저자는 크기를 몇가지 결론으로 압축하고 전달해 줄 것을 기대한 독자라면 실망할 것이라고 말한다. 크기는 그렇게 간단히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을 둘러 싼 세상 모든 만물의 크기에 대한 통찰이다. "사이즈" 라는 단순할 수도 있는 이 개념을 가지고 다양하게 보고, 쪼개고, 분석하여 확장시킨 저자의 능력이 존경스럽다. 사이즈에 대한 다양한 접근은 수많은 산업분야나 생물, 의학 그리고 인간의 심리에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 놀라웠다.
여러 가지로 나의 좁은 통념을 깨뜨려준 책이어서 박수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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