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즈, 세상은 크기로 만들어졌다 - 세상 모든 것의 성장과 한계, 변화에 대한 새로운 통찰
바츨라프 스밀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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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거거익선" 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텔레비젼. 차. 집 같은 것들이 크면 클수록 좋다는 말이었는데 그저 웃고 넘어 갔었다. size 크기 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과 세계관에 영향을 준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틀을 깬다.
'크다' 와 '작다'는 상대적 개념이지만
'크다' 라는 말은 중요함과 장엄함을 의미한다. 인간은 큰 것을 선호하고 물건들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크기를 판단하려면 먼저 그것을 지각해야 하기에 감각이 사용된다. 그러나 지각은 보는 상황, 표준시점에 따라 달라지며 크기착시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 판단은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다. 측정이 없던 시대에는 비교를 기준으로 이야기 했다.
키를 측정하게 되면서 부터 키가 클수록 여러모로 사회생활에 유리하다는 통계가 나오고 큰 키를 더 선호하기도 한다.

크기만큼이나 인체의 비례는 미적 선호를 좌우한다. 다빈치의 인체비례는 가장 자주 인용되는 인체비례 이미지이며 큰 키와 긴 다리가 아름답다.
비례만큼이나 대칭도 중요하다. 얼굴과 신체가 대칭적이면 더 아름다우며 건축물, 교통수단. 일상용품의 설계에서 대칭과 비대칭을 적절히 사용하여 미를 극대화시킨다. 그림에서는 보티첼리, 다빈치, 라파엘로 등 화가들이 황금비를 잘 지킨 사례로 손꼽힌다.

그러나 크기와 황금비 같은 것도 사실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인간척도는 사람의 물리적 크기, 동역학적 기능과 감각, 정신, 환경 요소를 따져서 만든 척도이다. 이걸로 건축과 인테리어에 활용하고 도시와 도구설계, 항공기 좌석 구조설계에도 쓴다.
소득이 늘고 기계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은 점점 더 크게 만들기도 하고, 물품에 따라 점점 더 작게 만들기도 한다.

생물은 몸의 크기가 변하고 크기에 따라 생체리듬, 뼈대, 몸의 기능대사들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걸리버 여행기에는 오류가 많다. 모든 성장, 번식, 기능은 에너지 섭취에 제한을 받고 대사 스케일링도 달라진다. 인공물인 기계도 일정부분 그러하다.
통계학적으로 '정규' 의 값들은 평균 주변에 몰려있다. 평균은 측정한 모든 값의 합을 측정횟수로 나눈 것이다. 많은 생산품들이 정규곡선과 평균을 보고 만들어 진다. 그러나 평균이나 전형적인 값으로 특정지을 수 없는 크기분포도 결코 적지않다.

끝으로 저자는 크기를 몇가지 결론으로 압축하고 전달해 줄 것을 기대한 독자라면 실망할 것이라고 말한다. 크기는 그렇게 간단히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을 둘러 싼 세상 모든 만물의 크기에 대한 통찰이다. "사이즈" 라는 단순할 수도 있는 이 개념을 가지고 다양하게 보고, 쪼개고, 분석하여 확장시킨 저자의 능력이 존경스럽다. 사이즈에 대한 다양한 접근은 수많은 산업분야나 생물, 의학 그리고 인간의 심리에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 놀라웠다.
여러 가지로 나의 좁은 통념을 깨뜨려준 책이어서 박수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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