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정복 - 치료제 개발에서 정식 승인까지
시모야마 스스무 지음, 한세희 옮김, 임재성 감수 / 북스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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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알츠하이머라는 병은 익숙한 말이 되었다. 이제는 어느 누구도 알츠하이머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정도이다.
알츠하이머는 1906년 이 병을 연구하고 발표한 박사의 이름을 따서 부른다. 이 책은 알츠하이머의 정체를 밝히고 치료법을 찾기 위해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한 사람들의 기록이다.

1981년 일본과 미국의 두 젊은이가 과거 알츠하이머 박사가 스케치한 환자 뇌속에 있는 얼룩진 덩어리의 정체를 밝히기 시작했다. 그후, 일본과 미국은 알츠하이머 연구를 활발히 진행했다. 그러나 연구 과정은 세렌디피티라고 할만큼 우연과 끈기로 조금씩 진척되는 지루하고 힘든 싸움이었다.
알츠하이머 유전자가 드러나고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위치가 14번 염색체의 800만 염기까지 좁혀졌다.
1997년 에자이 사의 아리셉트 라는 약이 개발되었다. 다만, 근본 치료제는 아니고 병의 진행을 늦추다가 결국은 약효가 없어지는 것이었다.

백신연구를 시작하면서 아밀로이드 베타를 이용한 백신접종이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춘 결과가 나오고 드디어 알츠하이머가 치료가능하다는 희망이 생겼다.
아두카누맙이 개발되었다 실패하고 집요한 연구와 노력으로 마침내 신약 "레카네맙" 이 2023년 미국 FDA, 일본 후생성에 이어 2024년 우리나라 식약처에서도 승인 받은 단계까지 이르렀다.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정복하기 위한 과학자와 연구자들의 노력, 자신과 가족의 병을 공개한 환자들의 열의가 고스란히 담긴 이야기는 감동적일 정도다. 인류가 정복한 수많은 병들도 이런 과정들을 거쳤을 것이다.

"레카네맙"이 앞으로 얼마나 알츠하이머 정복에 기여할 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 약에 대해 큰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알츠하이머 병이 다른 병보다 유달리 슬픈건 인간의 인격과 존엄이 무너질 수도 있는 병이라는 점이다.
좋은 효과를 발휘하여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분들이 편안한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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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바닥 - 제44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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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직원인 이기 하루카는 동료인 사카모토가 "너 나한테 빚진거다" 라는 말을 남기고 갑자기 사망하는 일을 겪는다.
시작과 동시에 동료가 의문의 말만 남긴 채 사망 사건이 바로 일어나며 소설은 빠른 진행으로 몰입감을 최고조로 높인다.

사카모토의 죽음이 벌 알레르기 쇼크사라는 의아한 사망원인이 나오고, 사카모토가 고객의 돈을 빼돌렸다는 이야기도 돈다.
이기는 사카모토의 원래 업무를 인수인계하면서 관련자들과 이야기를 하게 되고 사카모토가 그에게 남긴 말을 떠올리며 그의 마지막 행적에서 이상함을 느낀다. 그가 업무인계를 위해 접하는 사카모토의 과거 업무는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이 되어 독자들은 이기와 함께 사건을 추리해 간다.
그 과정에 증거가 될 수 있는 물건이 든 가방이 도난당하고 공격을 받으며, 기타가와 부지점장이 차에 탄 채로 죽는 일까지 생긴다. 사건은 더이상 단순하지 않고 거대한 음모가 있음을 드러낸다.

소설의 배경이 은행과 사업체들이라 재무와 관련된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금융사기와 기업의 음모를 주제로 한 것은 많이 봤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장르의 추리소설은 처음이었다.
책의 특성상 어음, 융자 등에 나오는 숫자와 용어, 재무 장부들이 금융 미스터리의 리얼함을 더한다.

인간사에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들이 '돈' 과 관련된 일이지만 어떤 원한이나 분노없이도 돈만을 위해 사기를 계획하고 그 과정에서 죄없는 사람을 죽이는 모습은 인간의 바닥이 어디까지 인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작가는 실제로 본인이 은행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그동안 보고 느꼈던 인간들의 추악한 모습을 글로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돈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나쁜 짓을 저지르는지 의식조차 못한 채, 점점 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모습을 생각하며 "끝없는 바닥" 이라는 책의 제목도 정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추리소설의 형태지만 인간의 잔혹한 면을 보여주며 자각하게 하는 사회 비판소설로써도 잘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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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 3 - 하루 5분 감각이 업그레이드되는 최고의 인문학 만찬 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 3
지식 브런치 지음 / 서스테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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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브런치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역사, 문화, 사회, 시사상식 등 다양한 분야의 궁금증을 모아 방송하여 누적 1억뷰를 돌파했다. 방송에서 나온 지식들을 모아 책이 나온 것이 이번으로 3번째이다. 이번에도 풍성한 인문학 만찬이 배부르게 해준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고 흥미로웠던 것들로 브런치하듯 수다 떨고싶다.

이집트하면 피라미드가 먼저 떠오르지만 이집트 오벨리스크를 로마부터 나폴레옹, 미국까지 탐냈다고 한다. 오벨리스크가 권력과 승리를 나타내는 기념물로 여겨서인데 그 거대한 것을 굳이 가져오려고 하다니 대단하다.

오벨리스크 처럼 좋은 것을 가졌다는 이유로 침략의 대상이 되거나 발전에 방해가 되어온 나라도 많다. 석유가 가장 많은 나라 베네수엘라는 석유를 '악마의 배설물' 이라고 부를 정도이고, 다이아몬드로 유명한 시에라리온은 국민의 다수가 2달러미만으로 하루를 산다. 자원의 편중이 빈부격차를 키우고 끝없는 내전과 외세의 침략을 겪는 걸 보면 자원없이 국민들의 노력만으로 지금까지 온 우리나라가 자랑스럽다.

우리나라가 최고인 것 중 하나는 화장실 문화이다. 특히, 유럽은 화장실 인심이 야박할 정도다. 과거에 공중 화장실은 커녕 화장실이 없는 집도 많아 길거리에 변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
유럽은 자신들이 문명인임을 자부하지만 의외로 후진적인 부분이 참 많은 것 같다. 더 깔끔한 문화에 자부심이 든다.

유럽과 동양문화의 차이는 쌀과 밀이라는 주식의 차이에서도 온다. 아시아의 집단주의와 유럽의 개인주의가 쌀과 밀의 경작방식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쌀은 훨씬 많은 사람을 먹일 수 있지만 많은 노동력과 긴 노동시간으로 인해 함께 일하고 규칙도 잘 지켜야 했다. 반면, 밀은 기후 적응력이 좋아 척박한 유럽에 적당하고 소수인원으로 경작이 가능했다.
쌀은 미네랄, 비타민이 부족해 반찬으로 보충하고 밀은 아미노산이 부족해 고기, 유제품을 함께 먹었다. 밀로 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계의 개발과 상업교역이 필요했기에 산업혁명과 상업이 더 발달하게 된 것도 있다.
결국 인간의 발전사는 식량과 생존문제에 기인한다.

이번 책에서도 배부르게 지식의 만찬을 잘 즐겼다. 내용들이 모두 흥미를 끌만한 소재이고 재밌게 서술되어 있어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오늘 괜스리 허기짐을 느낀다면 교양으로 배를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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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를 읽는 시간 - 국내 최초 아이유 음악 평론
조성진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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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라는 대중문화 아티스트에 관해 분석한 책이 나왔다.
아이유가 한국 대중문화에서 여성 솔로가수로 가지는 의미는 무척 크다. 아이유 이전으로 가면 이효리 의 스타성과 파급력을 언급할 수 있지만 싱어송 라이터의 성격을 가진 아이유와는 결이 많이 다르다.
이 책은 아이유가 가지는 의미를 이야기하고, 아이유의 앨범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진다.

가수로써 아이유를 분석해보자.
'아이유식 딕션' 이라는 명칭이 나올 만큼 뉘앙스 표현을 잘하고, 음절 하나하나를 해부하듯 다채롭게 표현한다. 가성과 진성을 옮겨가며 귀신같은 성구전환을 한다는 평을 들을 정도이고 리듬감도 탁월하다.

송라이터로써의 아이유는
가사를 쓸때 직유, 은유, 의성, 의태, 열거, 도치법을 즐겨 사용하고, 곡에서는 그녀만의 독창성과 남다른 작가주의가 느껴진다.
그럼에도 모든 노래들이 트렌디하며 마이크 활용으로 소리가 주는 정교함을 최고치로 끌어 올릴 줄 안다. 김창완, 서태지, bts같은 깜짝 놀랄만한 가수들과 콜라보를 하며 그들의 장점을 받아 들이고 다양한 맛을 낼줄 아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 아이유의 매력에 팬덤도 남녀노소 불문하여 막강하다.

개인적으로도 아이유라는 가수를 무척 좋아한다. 아니, 대한민국 국민에게 아이유만큼 호불호가 적은 가수도 별로 없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아이유 콘서트 티켓팅을 꿈꿀만큼 그녀의 노래를 들으면 매력에 퐁당 빠지게 된다.

전문가들이 분석한 그녀의 탁월한 능력을 일반인으로써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더라도 아이유가 그저 좋다. 그만큼 아이유가 전문가와 일반 대중을 다 사로 잡는다는 말이 된다.

아이유는 데뷔후 총 15개의 미니, 정규, 싱글 앨범을 내며 다양한 장르의 곡을 직접 쓰고 시도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하여 인간적으로 힘든 시간도 많이 보냈겠지만 그만큼 가수로써 큰 성장을 이뤘다.
북 리뷰를 하며 팬심이 그대로 드러난 것 같다. 팬으로써 많은 노래를 듣고 즐길 수 있게 해주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좋은 노래, 좋은 작품으로 많이 보고 들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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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김의 심리학 - 정신의학 전문의의 외모심리학 이야기
이창주 지음 / 몽스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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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외모가 좋은 사람이 성격도 좋다고 한다. 어딜 가나 존중받아서 까칠해질 필요가 없어서 그렇다고 한다. 겉으로는 외모가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성형외과와 피부과는 늘 성황인 것만 봐도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닌 것 같다.
이런 시기에 외모와 관련된 심리학책이 나왔다. 좀더 일찍 나왔어야 했던 것 같다.

이상하게도 외모 스트레스는 외모가 안 좋은 사람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다. 누가봐도 예쁘고 잘 생긴 사람조차 스트레스 받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는 실제 외모보다 자신의 외모에 대해 스스로 느끼는 이미지때문이다. 외모 이미지는 개인사. 미디어, 심리적 특성의 영향을 받는 다원적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신체이미지는 지금까지 들은 바디토크에 기반하며 10~30대 초반까지 스트레스 지수가 가장 높다. 또한, 미디어는 표준화된 미에 도달한 소수는 추앙하고 도달못한 다수는 폄하하고 있다.
여자들은 예쁜 친구를 볼때, 부러움, 질투, 원망, 좌절을 느낀다. 남성들도 키와 근육을 원하며 아노니스 컴플렉스를 가지게 된다.
여기서 자기외모부정이 더 심해지면 스트레스를 넘어 트라우마가 되는 데 이것이 scared증후군이다.

그럼에도 외모컴플렉스 없이 잘 지내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은 대부분 외모가 아닌 자신의 매력을 잘 알고 현실을 부정하지는 않되 넓은 안목을 가진 사람들이다.
일반인들의 외모 자존감을 낮추는 토크에 자연스럽게 대응하고 단정한 외모를 가지려고 노력은 하되 스스로를 깍아내리지 않는다.

"못생김" 이라는 한국어 자체가 미완성을 의미한다. 생기지 못한 존재, 어찌보면 다소 슬픈 말이지만 이 말안에 한국어만의 위트가 있다.
미운 오리 새끼가 사실은 가장 빛나는 백조였던 것 처럼, 미완성은 언제든 더 멋지게 완성될 수 있다.
타고난 외모에 자기만의 분위기, 지적임, 친절함 등을 겸비하면 누구나 예뻐보이고 잘생겨 보이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시작은 본인부터 자신을 깍아먹는 컴플렉스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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