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 거장의 재발견, 윌리엄 해즐릿 국내 첫 에세이집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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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by 윌리엄 해즐릿

~이 책은 윌리엄 해즐릿 사후 100주년이 되던 해인 1930년 기념으로 출간된 책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버지니아 울프가 극찬하며 긴 서문을 썼으니 지금은 서문을 쓰고도 상당히 많은 시간이 흘렀다.
울프 외에도 서머싯 몸, 헤럴드 블룸같은 당대의 최고 작가들이 그의 글을 칭송한 이유는 뭘까?

윌리엄 해즐릿은 18세기 말 태어나 급진적인 사상가들과 주로 교류하는 에세이스트이자 비평가였다. 사회에 근본적 변혁이 필요하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당대에는 오히려 인정받지 못하고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그의 눈에 세상은 모순 덩어리이고 혐오스러웠기에 모든 말과 글은 거칠다. 아름답고 우아한 것에 돈을 들이던 시대에 그는 외면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가 보는 인간의 본성은 반감들로 이루어져 있다. 세상 별의별 인간들을 보다보면 우리도 종종 그런 감정을 느낀다.

그는 혐오의 즐거움과 죽음의 공포를 이야기한다. 질투와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들과 학자들의 무지와 맨주먹 권투에 대해, 가감없이 비수를 꽂는 말투를 쏟아낸다.
이 모든 것들은 인간 내면의 밑바닥을 볼 수 있는 주제들이기도 하다.
그 이야기들에서 언급되는 인간들은 치졸하고 자신을 보호하기에 급급하며 타인들을 밟아 뭉겐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안위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기도한다. 한없이 나약한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그러나 나는 그가 진심으로 세상과 인간을 사랑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했기에 나쁜 점, 슬픈 점들이 더욱 보여서 속상하고 그것들을 바꾸고 싶어 애썼으리라. 애초에 무관심했다면 보이지도 않을 미세하고 소상한 아픔들이 그의 글에는 너무 많이 드러난다.

그래서 그는 시대를 잘못 만난 천재다.
울프가 글을 쓴 사후 100년 쯤 다시 태어났다면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이론이 되고 학문이 되어 추앙받았을 지도 모르는 데. 그의 글에서 마음이 느껴져 아프게 다가온다.

@artichoke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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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에서 도서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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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말
야마구치 미치코 지음, 송수진 옮김 / 인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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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말 by 야마구치 미치코

~피카소는 화가 인데 어떤 말을 했길래 책까지 나왔을까 궁금했다.
이 책을 보면 모든 예술장르는 서로 통하고, 일인자가 된 사람은 득도한 사람이라는 믿음이 공고해진다.
피카소는 위대한 화가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철학자였고 멘토로써의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었다.

19세기 말에 태어나 20세기 미술의 헉명을 일으킨 사람, 그는 다른 화가들과 달리 살아 생전에 이미 부와 명예를 누렸고 천재화가의 대명사였다.
2차대전 후, 잭슨 폴락이 '피카소가 전부 다 해버렸어' 라며 절규했을 정도였다. 1만3500점의 그림과 13만점의 수많은 작품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까지 했으니 그의 작품에 대한 열정은 엄청나다고 하겠다.
우리는 궁금하다. 천재화가 이기 이전에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리도 엄청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는 지?

그는 남들과 다른 것을 추구하고 똑같은 건 하지 않으며 자신안의 개성을 발견하려 했다. 그 점으로 바로 역사적인 큐비즘의 탄생이 있었다.
열광적인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 몰입했고 그러기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한 가지에만 집중하여 사용하는 방법을 썼다.

그의 말을 들으면 철학자라고 느낄만큼 책을 많이 읽은 것 같지만 실은 지인들로 부터 들은 이야기들을 자신의 것으로 잘 만들었다고 한다. 또, 160cm 가량의 작은 키로 콤플렉스가 있을만도 했음에도 늘 당당해서 실제보다 더 커보였을 정도였다.

이런 그의 자신감은 '내 손이 닿는 모든 게 황금이 된다', '나는 왕이다' 라고 한 말에서 엿볼 수 있지만 실제로 그는 어느 한순간도 안일하지 않고 평생 자신을 부정하며 작품활동에 매진하느라 자신의 전부를 걸고 싸웠다고 말할 정도다.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충격을 줘야한다, 보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마음을 요동치게 해야한다' , ' 화가의 사명은 평소 그림을 잘 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무언가를 일깨우는 거다' 라는 말에서는 그가 생각하는 작품세계도 유추해볼 수 있다. 그는 화가로써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 늘 고뇌했던 것 같다.

이 책이 인상적인 건 평범한 위인전들과 달리 피카소가 평소 했던 말들을 통해 그의 생각과 가치관, 작품을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아무리 천재라도 그저 쉽게 위대해지는 사람은 없다. 피카소의 경우, 일찌기 명예를 얻어서 삶이 수월해 보였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자신과 치열하게 싸우는 천재였다.

바로 그런 "그가 화가가 되었고 피카소가 되었다"

@inbook_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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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십자가의 숲
길혜연 지음 / 공중정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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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1980년 마리즈의 아버지 정해용이 세상을 떠나면서 시작한다. 그녀가 아버지를 추억하나 싶더니,
곧 바로 1914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전쟁으로 황폐해진 지역 복구를 위해 작업하러 온 한국인 노동자들의 사연을 찾는 2002년 김현우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그 노동의 현장에 정해용이 있었다. 유학생이었으나 어쩌다 프랑스까지 일하러 온 해용의 사연과 그가 고국에 남긴 연인 단옥의 슬픈 사연이 있다.
그 시절 사람들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너무 아프다. 더군다나 단옥처럼 독립운동가 옆에 있던 여인들의 삶은 왜 이리 아픈 지. 자식과 남편의 모진 고생과 죽음을 감내하며,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인생에 눈물이 난다.

낯선 나라 프랑스에서 해용의 삶도 매일매일이 고달프고 한치 앞을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무거운 짐은 상하이를 떠나 프랑스로 오는 날, 일본군에게 쫒기던 이가 해용에게 건넨 가방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해용은 그 일로 오랜 시간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쓸린다. 해용은 그저 고향이 그립고 단옥이 그리웠을 뿐이다.

세상은 평행이론 처럼 흘러가는 것 같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제에 저항하다 죽고 도망다니던 이들과 객지에서 이방인으로 생을 마감한 이들이 있었듯, 시대가 변해 독재시절에도 정권에 반대하던 현우 형 같은 사람과 영원히 피난민으로 불안하게 산 현우의 아버지도 있었다.
시간은 흘렀어도 여전히 그 영역의 이들은 21세기가 된 지금도 존재한다.

격동의 시대를 보낸 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파도처럼 휩쓸렸다. 그저 평범하게 사랑하며 살고 싶었을 뿐인데, 세상은 그들 한사람 한사람을 이용도구로 여겼다. 조선의 사정이 가장 안 좋았지만 그것은 왠지 조선인도 일본인도 프랑스인도 비슷해보인다.

기대보다 더 멋지고 깊이가 있는 책이었다. 역사를 바탕으로 하지만 현대를 아우르고 인간의 복잡한 내면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좀더 주목받아서 많은 이들이 내가 느낀 감흥을 같이 느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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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생성형 AI - 비즈니스의 눈과 인문의 마음으로 읽는 생성형 AI 핵심 지식
심영환 지음 / 제이펍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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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시대가 되면서 AI를 배우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ai관련 서적이 쏟아지고 유튜브가 만들어지고 대학에 관련학과도 생겼다.
이 책도 생성형 Ai에 익숙해지기 위한 입문서이지만 독특한 것은 표지에 나와 있듯 '비즈니스의 눈과 인문의 마음으로 읽는' 지식이라는 것이다.
세상의 반은 문과 사람들 인데 많은 인공지능 서적이 전문적이고 어렵기는 했다. 그러나 이 책은 이해하기 쉬운 말로 친절하게 설명하며 마음을 헤아려준달까?

이 책을 통해 인문학적으로 봤을 때, 생성형AI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인간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 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생성형 AI는 사용자가 필요정보를 탐색하고 얻는 수준이 아니라 크리에이터처럼 아예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해낸다.
일종의 명령어인 프롬프트를 제대로 입력하는 것이 AI의 결과물을 좌우하고, ai는 잠재된 패턴과 구조를 찾아내어 분석하는 것을 잘해낸다.

생성형 ai는 자동차 산업에서는 설계와 디자인, 가전산업의 IOT, 금융산업의 자동매매 프로그램, 유통산업의 고객 데이터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을 대신하여 쓰일 수 있다.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가 필요한데, 데이터의 양이 곧 AI의 역량이기 때문이다. 능력을 갖춘 AI는 휴머노이드 로봇형태로 인간과 함께 일할 수 있다. 이런 모습은 오래전 부터 생각하던 미래 인간사회의 모습이기도 하다.

세상은 이러한 AI에 맞추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겪는 중이다. 기업은 기업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기존 지식과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방식을 구축중이다. 우리가 이런 정보책들을 찾아 읽고 흐름에 따르려는 곳도 같은 경우다.
앞서 '프롬프트' 에서도 밝혔듯, 이제는 순응하지 않고 질문하는 세상이다. 하나라도 더 나에게 필요한 질문을 하고 얻어내는 사람이 승자가 될 수 있다.
기업들도 AI 생태계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분주하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모두 쏟아붓는 중이다.

저자는 생성형 AI가 향후 최소10년 이상 IT트랜드를 주도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어떤 신기술도 혁신가와 얼리어답터 사이에 '캐즘' 이라는 침체기는 온다. 캐즘에 빠지는 이유는 고객이 혁신기술이나 서비스에 공감하기 어렵거나 가격대비 효용성이 낮은 데 기인한다.

이 책은 인문학의 시선으로 AI를 서술한 점이 좋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는 불안과 설레임을 이해시키고 어떤 상황에 맞딱뜨릴지 이야기해준다. 사실, AI를 사용하는 대상이 인간들이라면 인간들의 심리도 사용과 확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에 '캐즘' 같은 시기도 알아야 새로운 시대로 모두가 건널 수 있는 것 아닌가?

'AI의 미래는 인류의 현재를 기억한다'
긴 시간이 흐른 후, AI는 지금의 시작시기를 어떻게 기록하게 될까? AI 가 보는 인간은 어떤 모습일까?
첨단 기술책에서 인간의 미래를 걱정하고 고민하는 것이 인간이고 그것이 인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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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손절을 생각한다 - 심리코치 서밤과 함께하는 잃어버린 관계 찾기
서늘한여름밤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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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면서 손절 한번 안 해본 사람 없고, 손절 한번 안 당해본 사람없다.
인간은 각각 다 달라서 의도했든 아니든 상처를 주고 받는다. 그래서 많으면 하루에도 몇번씩 내적, 외적 손절을 하며 사는 것이 현대인들이다.
그것이 '나는 오늘도 손절을 생각한다' 라는 제목이 절절히 와 닿는 이유이다.

이에 심리코치 '서늘한 여름밤' 과 그의 동료 12명은 손절 권하는 사회에서 손절도 잘 하면서 나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바운더리, 공감, 협력, 연결' 이라는 4가지 키워드로 이야기를 나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바운더리가 있다. 바운더리는 너무 강조해도 느슨해도 안 되며, 마치 피부처럼 자아와 타자와의 경계를 설정해준다. 그러나 유동적이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것이 장점으로
한 사람이 가족, 직장, 친구, 연인에 따라 바운더리의 단계가 다 다르다.
나의 바운더리를 미리 얘기하고 갈등상황에서 상대를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

공감은 경계를 넘어 만나는 타인의 마음으로 요즘은 공감도 능력이라고 한다. 그러나 소설이나 미디어같은 다양한 환경에 자신을 노출하고 상대의 입장이 되어보는 연습을 통해 공감능력을 키울 수는 있다.
사람마다 자라온 환경과 처한 상태가 다르기에 공감의 방식도 범위도 다르다. 그저 상대의 처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공감은 시작된다.

공감을 했다면 협력의 과정이 필요하다. 대부분 사회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대상들과 우리는 함께 무언가를 해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갈등상황은 언제나 생길 수 있으니 꼭 완벽한 협력을 기대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미리 갈등을 시뮬레이션 해보고 해결방안을 함께 생각하는 것이 협력이다.

우리가 바운더리를 두고 공감과 협력을 하는 이유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연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정하고 싶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다 손절하고 나면 결국 혼자다. 혼자가 편한 것 같지만 그만큼 외롭다. 어떤 형태로든 타인과 연결되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넬 수 있는 관계는 필요하다.

이 책은 대화식으로 구성되어 참가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들의 이야기가 꼭 나의 이야기 같다고 느낄 만큼 비슷해서 놀라웠다.
사람들이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매순간 어떻게 할 지 모르는 상황에 놓이는 건 다 똑같은 모양이다.
비단 나만 어려운 게 아니라는 사실이 조금은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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