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명의 내 동생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60
토모 미우라 지음, 이성엽 옮김 / 지양어린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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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옷을 입은 아이들이 보이네요. 맨 앞에 있는 아이가 좀 크고 나머지는 키와 생김새가 비슷해 보여요.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이 책은 아이가 동생이 생기면 어떨지 상상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야기는 혼자 오도카니 앉아서 뭔가 생각을 하는 아이의 모습으로 시작한답니다.

아이는 동생의 모습을 상상해요. 자신과 똑같이 생겼지만 조금 작은 모습을 떠올리죠. 둘이 마주 보고 웃는 모습이 귀엽네요. 동생이 있다면 함께 탑도 쌓고, 숨바꼭질을 하며 신나게 놀 수 있겠네요. 맛있는 케이크도 나눠 먹고요. 이제 상상 속에서 동생들이 점점 늘어납니다. 하나, 둘, 셋, 넷... 아이는 동생들이 많아질수록 케이크는 조금씩만 돌아가겠지만 그래도 나눠 먹으면 맛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혼자보다는 여럿이 모여서 놀고 싶은 마음이 느껴지네요.

동생이 많으면 할 수 있는 일들이 참 많네요. 그림도 그리고 함께 누워서 간지럼도 태우고요. 기차놀이도 맘껏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신날까요. 동생이 500명이면 정말 좋겠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정말 귀엽다고 느꼈어요. 수를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은 열까지 세다가 갑자기 백을 외치곤 하잖아요. 상상 속에서 동생과 놀던 아이가 현실로 돌아와 살짝 시무룩해지지만 그래도 엄마에게 달려가 폭 안기는 장면을 보니 그렇게 슬프지만은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혼자서 엄마를 차지하는 기분은 정말 최고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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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생겼어요!
리사 스틱클리 지음, 유 아가다 옮김 / 책놀이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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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생긴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요. 아마 처음에는 동생이 낯설게만 느껴지겠죠. 부모님이 동생에게 관심을 쏟는 것 같아 속상하기도 할 거예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친숙해지고 동생과 가장 가까운 관계가 되죠. 작은 아기가 조금씩 크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자기도 아기였던 시절이 있었지만 기억하지 못하니 아기를 보면 얼마나 신기할까요.

이 책에 나오는 에디스도 그래요. 처음에 갓 태어난 앨버트가 집에 왔을 때는 엄마 다리에 매달려서 그냥 보기만 하죠. 그때는 동생의 울음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귀를 틀어막고 있기도 했답니다. 그러다 며칠이 지나고 한 달, 또 한 달이 지나면서 앨버트와 점점 가까워져요. 모빌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동생과 놀아주고 외출할 때면 유모차에 바짝 붙어서 가기도 해요. 몇 달 뒤에는 까꿍 놀이를 하면서 앨버트가 웃으면 자신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요.

앨버트가 집에 온 뒤 일 년이 지났어요. 그동안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동생에 대한 사랑을 키워 온 에디스가 참 사랑스럽네요. 부모님이 첫째 아이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잘 이끌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기의 발달 과정과 동생을 대하는 아이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는 책이에요. 그림도 예쁘고 따뜻한 느낌이라 추천하고픈 책이에요. 곧 동생이 생길 아이에게 읽어주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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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밍 레슨
클레어 풀러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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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죽은 사람을 보게 되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도 길 콜먼과 같은 행동을 하지 않을까.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발이 저절로 움직여 그 사람을 쫓아가 확인하게 될 것이다. 그의 경우에는 그 대상이 아내였기에 따라갈 수밖에 없었을 테지만. 그러나 그는 아내를 찾지 못하고 사고를 당한다. 길 콜먼이 헌책방에서 책을 보다가 아내의 편지를 찾는 것과 동시에 창문 너머로 아내를 발견한 것은 단지 우연일까. 죽은 아내, 죽은 아내의 편지, 사고로 이어지는 첫 장부터 내막이 궁금하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길 콜먼의 아내 잉그리드가 쓴 편지와 현재 이야기가 교차되며 한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교수와 학생이었던 둘이 결혼한 후 런던을 떠나 한적한 도시에 정착해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두 딸을 키우며 사는 이야기가 어떨 것 같은가.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떠올렸다면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는 편이 좋다. 한없이 비겁한 남자로 인해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잉그리드의 모습에 풍경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을 테니. 극도로 이기적인 사람, 소중히 여겨야 할 대상을 항상 잘못 선택하는 사람과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게 될 뿐이다. 유명한 소설가, 아름다운 아내와 사랑스러운 두 딸이 있는 길 콜먼의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하는 것이 이 이야기의 핵심이라 할 수 있겠다.

항상 부재중인 남편을 기다리며 편지를 남겼던 잉그리드의 마음은 어땠을까. 담담한 어조로 자신의 꿈이 모두 사라졌음을, 반짝이던 시절을 허망하게 보냈음을 이야기하는 그녀. 남편으로 인해 힘든 상황에서도 남편의 사랑을 기대하는 그녀의 모습이 떠오른다. 집에 쌓여 있는 책 중에서 한 권을 골라 편지를 꽂을 때 그녀는 길이 편지를 발견하리라고 기대했을까. 자신이 사라진 후 그녀의 편지를 다 찾아내 그녀의 마음을 헤아려 줄 거라 생각했을까. 어쩌면 발견하든 못 하든 그렇게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다만 자신의 생을 천천히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한 것이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사라질 시간을 앞두고 자신의 생각을 공고히 하기 위해.

표지의 분위기가 이 소설의 이야기를 잘 드러내는 듯하다. 어두운 바다에 들어가 텅 빈 눈으로 어딘가를 바라보는 여인의 모습이 처연하다. 잉그리드는 수없이 많은 시간 동안 물속에서만 자유를 느꼈으나 그 마음만은 그다지 자유롭지 않았음을 그 누구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12년이 지난 뒤에야 밝혀지는 한 여인의 인생을 보면서 그녀가 어디에선가 행복하게 살고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바다에 수영하러 갔다가 영영 나오지 못한 잉그리드. 사고, 자살, 실종이라는 다양한 의견을 내면서 그 이유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한 주변 사람들의 무심함이 여전히 마음에 걸린다. 그 자리에 있는 게 당연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왜 당신에게 말로 하지 않느냐고요?
당신이 여기 없으니까요.
있어도 들어 주지 않을 테니까요.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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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 독립근무자의 자유롭고 치열한 공적 생활
서메리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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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에서 대기업까지 조직 생활을 섭렵한 뒤 회사 체질이 아님을 깨닫고 퇴사를 결심한 저자의 이야기이다. 회사 없이 먹고 살 수 있는 인간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보낸 몇 년의 기간을 자세히 실어 놓았다. 저자처럼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불편한 날들을 보내며 우울해지고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긴다면 그때는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정말 자세히 봐야 할 때다. 더 지체하다가는 건강을 잃어버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책을 읽으며 예전 회사를 그만뒀던 때가 절로 떠올랐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탈모가 진행되던 그때 퇴사를 결심한 게 얼마나 잘한 결정이었던지. 우울한 날들 속에서 조금만 더 지체했으면 우울증에 걸렸으리라.

저자는 조직 생활에 적응할 수 없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조직을 완전히 떠나 프리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적성을 고려해 출판 번역을 해보기로 하고 영어 학원, 출판 번역 아카데미에 다니면서 번역 실력을 다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실력 있는 번역가들 사이에서 자신을 드러내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그녀는 평범한 자신에게 도움이 될 플러스알파를 위해 또 다른 도전을 한다. 웹툰에 도전하고 1인 출판을 해보기도 한다. 물론 그 길은 순조롭지만은 않다. 일감이 없어 전전긍긍할 때도 있고 비어가는 통장을 보며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코 회사로 돌아가지는 않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보낸 3년 이후로 저자는 번역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면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회사를 다니던 시절보다는 확실히 행복한 삶을 사는 중이다.

이 책은 프리랜서에 대한 좋은 점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회사에서 느낄 수 없는 자유와 가능성을 얻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수입원이 없다는 데서 오는 불안을 안고 살아야 하고 혼자서 최소한 네 사람 역할을 해야 하는 등의 고충이 상당함을 드러낸다. 나도 프리랜서나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게 도움이 될 듯하다. 영어 좀 한다고, 코딩 좀 한다고 당장 번역가, 개발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물론 저자와 같이 조직 생활에 어울리지 않는 성격이라면, 그 모든 고충을 감수하고서도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면 진지하게 프리랜서의 길을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다. 단, 일감이 끊이지 않는 화려한 모습의 프리랜서보다는 생계 밀착형 프리랜서로서의 자신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중간중간 나오는 짧은 만화가 책 읽기를 즐겁게 했다. 프리랜서의 삶과 프리랜서가 되고 싶은 이들이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이 담겨 있는데 퇴사 전에 1년 치 생활비를 모아두라, 퇴사하는 순간까지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라는 현실적인 조언들이 기억에 남는다. 프리랜서가 되는 길은 많지만 그 과정은 쉽지만도 않고 막상 프리랜서가 되어서도 일감을 따내는 일이 녹록지 않으니 그에 대비한 저축은 꼭 필요하겠다. 또한 예전에 일하던 사람들과 일적으로 관계를 맺을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사람과의 관계의 중요성은 말해 무엇 하랴. 정말 무슨 일이든 쉬운 일이 없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이 책이 로망이 아닌 현실을 보여주는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마음이 독자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이제 나는 우중충한 기분을 감춘 채 좋은 아침이라고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다. 안녕한지 궁금하지 않은 사람의 안녕을 물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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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 잘될 거야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오연정 옮김 / 이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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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야기에는 마리코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 3명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각각 회사에 들어간 지 2년, 12년, 20년이 된 이들의 회사 생활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모습이 낯설지 않다. 열심히 일하면 노력에 대해 보상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어릴 때의 생각이 금세 사라지게 만드는 회사지만 그래도 그곳에서 할 일을 다하는 평범한 직장인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보면서 계속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유리천장에 가로막히는 여성들의 이야기, 사내정치 이야기에 일본도 비슷하구나 싶고 마리코들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상황들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지, 그럴 때도 있지 중얼거리기도 하고.

책속에는 회사에 잠깐이라도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일들이 계속해서 흘러간다.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 일처리하는 방법도 각기 다른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엮어간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유리천장을 뚫고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부장이 되는 구와타이다. 열심히 일하고 주변을 챙기며 바쁘게 지내는 그녀는 능력 있고 성격까지 좋다. 후배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비슷한 연배의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기도 한 그녀는 언제 봐도 여유가 넘친다. 구와타라고 왜 힘든 일이 없겠는가. 일은 많고 견제하는 사람들도 뻔히 보이는데. 그럼에도 그녀의 기운 넘치는 모습은 작은 것에 감탄하고 행복해할 줄 아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잠시라도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그녀가 멋지게만 보인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다른 이들에게 힘을 주는 이가 어디 흔한가 말이다.

책장을 넘기며 입사해서 내가 있을 곳이 여기가 맞는지 의심하면서도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품기도 했던 20대 시절을 떠올리기도 하고 어느 정도 경력은 쌓았지만 사람관계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되는 요즘을 책 내용과 겹쳐보기도 한다. 더 나이가 들어서는 일터에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애써 올라간 산 위에 펼쳐진 밋밋한 평지를 바라보는 마리코들의 모습을 몇 차례나 답습하지 않을까. 실망해 시무룩하게 있는 그들처럼. 그러나 작가는 불안해하지 말고 쉬어가라고 권하는 듯하다. 멋진 선배, 구와타도 말하고 있지 않나. "자, 보라고. 오늘의 저녁놀이 빛나고 있잖아. 우리들도 지금 이 순간, 빛나고 있는 여성들이라고." 그래. 미리 걱정하지 말자. 잘될 거라고 되뇌이며 살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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