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향한 골드러시 - 왜 세계 최고의 부자들은 우주로 향하는가
페터 슈나이더 지음, 한윤진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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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쯤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인 스페이스엑스가 쏘아 올린 로켓 '팰컨 9'가 지구 500km 상공에 위성들을 배치했다는 내용이었다. 민간기업이 우주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듯하다. 이 기업은 테슬라 대표이기도 한 일론 머스크가 대표로 있어 관심이 더 생긴다. 올해 안에 스페이스엑스에서 최초의 민간단체 우주여행에 나설 거라고 한다. 그는 누구나 우주로 갈 수 있는 길이 될 거라며 의미를 부여했는데 그럴 만도 하다. 이제 우주여행을 꿈꾸던 사람들의 꿈이 점차 이루어질 것이다. 그런데 그와 같은 행보를 보이는 이가 또 있다. 아마존의 대표 제프 베조스도 우주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블루 오리진이라는 우주 로켓 기업을 세웠다. 발사된 로켓을 회수해 재사용할 기술을 보유한 이들은 우주여행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며 로켓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업가들, 소위 억만장자들이 우주로 눈을 돌리는 이유가 뭘까. 우주 구경만이 목적일까.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듯 우주산업은 이제 시작 단계라 앞으로 확장할 수 있는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도 있고 큰 수익을 벌어들일 수도 있다. 누가 먼저 큰 획을 긋는 업적을 달성하느냐에 따라 이 순서가 판가름 날 수도 있는 일이다. 위성 콘스텔레이션, 우주 관광, 우주 채굴 사업, 화성 탐사에 눈독을 들일 사업가들은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우주 관련 산업에 종사할 사람 또한 증가하는 게 당연지사겠다. 책을 읽으면서 지난주에 본 영화가 계속 떠올랐다. 화성에 고립된 주인공이 온갖 문제를 극복하면서 지구로 돌아오는 과정을 실감나게 그려낸 '마션'인데 이 책에도 실려 있었다. 사업가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을 들여 우리 눈앞에 펼쳐놓을 우주의 모습은 어떨까. 영화에서 봤던 것처럼 어둡고 광활하고 아름다울까. 직접 보게 될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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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뜯어 외우는 그림 영단어 초등 1 (스프링) 뜯어영 1
잇듀 컨텐츠팀 지음 / 잇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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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듣게 되는 모국어는 생활하면서 몸에 스며든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 어휘에 익숙해지고 문법이 체화되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외국어는 그렇지 않다. 아기 때부터 모국어와 외국어를 동시에 사용하지 않는 이상 따로 다른 언어를 배우는 일에는 힘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영어를 처음 배우던 때를 떠올리니 힘들었던 기억만 난다. 알지 못하는 글자를 수없이 반복해 쓰면서 알파벳을 외우고 수첩에 빽빽하게 단어를 써서 외우고 문법을 공부하던 시간들. 좀 재미있게 배웠다면 영어 울렁증이 생기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영어는 학교에서 배우는 정규과목이라 피할 수 없는 언어이다. 아이가 좀 더 크면 학교에서 배우겠지만 아예 영어를 모르고서는 진도를 따라갈 수가 없을 테니 지금부터 천천히 영어를 접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할 듯하다.


이 책은 학습지와 그림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습지를 먼저 보고 배울 단어를 예측한 뒤 그림책을 보고 그림에 맞는 단어를 또 한 번 짐작해 보는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에 그림 카드 뒷면을 보고 영어로 된 단어를 익히는 방식이다. 단어만 외우면 자꾸 잊어버리게 되는데 그림을 보면서 자꾸 생각하고 그림과 함께 외우다 보면 머리에 많이 남게 된다. 그림책은 펼치면 제법 큰데 점선대로 뜯으면 작은 카드가 된다. 한 장씩 가지고 다니기도 좋고 사물에 붙여 놓기도 좋다. 카테고리 별로 묶어서 수첩을 만들 수도 있어 활용도가 높다. 아무쪼록 아이가 영어에 재미를 붙이면 좋겠다. 앞으로 어디에서 살게 되든 영어는 유용하게 쓰일 테니 평생 영어를 친구 삼아 함께 하면 더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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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K의 미필적 고의 - 이춘길 소설집 걷는사람 소설집 3
이춘길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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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미필적 고의'라는 말이 들어갔다. 미필적 고의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범죄 상황이 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용인하는 심리 상태를 뜻하는 말로 일부러 했느냐 그렇지 않으냐가 중요한 판단 가치가 된다. 즉, '고의' 유무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제목을 보니 살인 사건, 변호사, 법정 등의 단어가 떠올랐고 영화 <A Few Good Men(어 퓨 굿 맨)>이 생각났다. 미필적 고의는 이 영화를 관통하는 용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는 누군가의 누명을 벗기고 범인에게 죗값을 치르게 하는 이야기가 실려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저자의 단편들에는 치열한 법정 공방이나 숨 막히는 추격전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별생각 없이 선택한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낼 뿐인데 읽고 있자니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 머리끝이 쭈뼛해진다. 타인의 미필적 고의가 나를 흔들고 나의 미필적 고의가 타인에게 해를 입힐 수 있음을 시사하는 다소 음울한 이야기는 서로 얽혀 살아가는 세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만든다.


책에 실린 단편들은 모두 다른 이야기를 하지만 깨닫지 못한 사이에 좋지 못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다양한 인물들을 묘사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형에게 차를 빌려줬다가 낭패를 당한 '나'와 '나'가 어떤 범죄 행위에 연루되었다 짐작하고 계속 그를 압박하는 형사 K가 나오는 표제작, 이혼을 앞두고 애인과 피신한 곳에서 자신의 열정이 식어가는 것을 깨닫는 내용의 <동파>, 원장이 사라진 병원에서 파산 절차를 밟아야 하는 관리인이 뭔가를 감추면서 협조하지 않는 직원들에게 휩쓸리는 내용의 <관리인>, 동생이 사정이 생겨 양보한 카라반에 묵은 뒤로 신경증에 시달리는 여자가 나오는 <카라반> 등 다양한 인물들이 전하는 여러 가지 사정이 인상적이다. 다른 사람이 잘못을 하고 사라지면 그 잘못도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게 전가되는 양상이 현실적이기도 하다. 명의를 빌린 사람이 불법을 저지르면 그 책임은 빌려준 이에게 있는 것이 당연하고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일을 하며 만난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면 진정한 사랑이라 칭송받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형이 설마 내 이름으로 차를 빌려 불법적인 일을 할까, 기분 좋은 밤바람으로 시작된 관계가 설마 문제가 될까 하면서 행한 일들이 해피 엔딩을 맞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설마가 사람 잡는다'라는 말이 더없이 어울리는 이야기들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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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송 5 - 우리들의, 상그리아
아나이 지음, 주은주 외 옮김 / 팩토리나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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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송 시리즈 마지막 권이다. 다섯 명이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했는데 마지막까지 보고 나니 이후의 일도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 속 인물들은 20대를 지나면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는데 살아온 환경도, 성격도 다르기에 서로 다른 선택을 하고 각기 다른 삶을 만들어간다. 삶의 중요한 순간에 선택하는 일들이 흥미로웠는데 말리고 싶은 일도, 칭찬하고 싶은 일도 많았다. 일도 연애도 열심히 하는 이들 앞에 또 다른 문제들이 생기겠지만 각자 최선을 다해 해결해 나갈 거라 믿는다. 몇몇이 결혼한 뒤 환락송을 떠나 뿔뿔이 흩어지더라도 계속 연락하면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로 남았으면 한다. 무엇보다 자신을 소중히 생각하고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책을 읽으면서 기숙사에 살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 참 재밌었는데 싶어 추억에 젖었다. 소설에 나오는 앤디처럼 차분한 친구도 있었고 취샤오샤오처럼 발랄하고 속 깊은 친구도 있었는데. 한 방을 썼던 친구들, 선배들은 지금 어디서 사는지 알 수 없지만 아주 가끔 그때 일을 생각하면서 잠깐이라도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렸던 20대에도 문제는 많았는데 나름 잘 해결하면서 그 시절을 지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기숙사에 살 때 빼고는 누군가와 방을 나눠 쓴 적도,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과 친구가 된 적도 없다. 이미 결혼을 했으니 앞으로도 환락송 주인공들 같은 친구들은 만들지 못할 듯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이어온 우정이 있으니 너무 아쉬워하지는 말아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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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힘겨운 당신을 위한 관계의 심리학 - 상처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최광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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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를 맞아 많은 것이 변했다. 그중에서 가장 큰 변화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게 아닌가 싶다. 자연히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도 많아졌다. 사람들은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하며 웃음 넘치는 가정을 만들고 어느 때보다 애틋한 관계를 맺고 있을까. 모두가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주위를 보면 갈등이 심해지거나 없던 갈등도 생기곤 하는데 예상과 다른 모습에 당혹스러워 하기도 한다. 가족심리치유 전문가가 전하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다양한 관계에 따른 갈등의 양상을 보여주는데 특히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해결법 등에 중점을 둬 나와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문제가 생길 때 회피하지 않고 본질을 살펴야 한다고 말하는 내용에 공감이 된다. 상처를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덧나기밖에 더할까.


책에 나온 예 중에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이 있다. 회사에서 힘든 일을 겪은 남편이 집에서 화풀이하자 아내가 화가 나 남편에게 핀잔을 주고 아이에게 화풀이하는 내용이었는데 이런 적이 없지 않기에 반성을 했다.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가족 구성원들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 서로의 감정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가족 중 누군가가 힘들어보이면 위로해주고 싶어지는 게 당연하다. 그럼에도 귀찮아하면서 가족들에게 화풀이를 하는 일이 반복되면 돌이킬 수 없이 가족 관계가 나빠지지만 사람들은 당장 현재의 감정에만 몰입하기 때문에 가족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지 못한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할지는 알 수 없지만 앞으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소중히 생각해야 할 듯하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니 진솔하게 대화할 시간이 확보되었다고 보면 어떨까. 갈등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큰 일로 확대되지 않도록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는 이미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밖에서 만나는 사람에게는 하지 않을 행동을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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