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바쁜 아이 올리 그림책 5
안드레 카힐류 지음, 이현아 옮김 / 올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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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어른이나 아이나 모두 핸드폰을 들고 살다시피 하지요. 가족들이 모여 밥 먹는 자리에서도 각자 핸드폰을 들여다보기 바쁩니다. 대화는 줄고 침묵이 그 자리를 점점 채워갑니다. 핸드폰 속 세상은 흥미진진합니다. 경험하지 못했던 많은 걸 볼 수 있지요. 가고 싶은 나라를 골라 정보를 찾으면 사진과 영상이 끝도 없이 나와 선택하기가 힘들 정돕니다. 자연과 도시 풍경, 다양한 음식과 사람들의 모습에 마음을 뺏겨 온종일 들여다봐도 더 보고 싶어집니다. 좋아하는 가수가 무엇을 하는지 실시간으로 볼 수도 있지요. 여러 가지 게임을 하면서 현실과는 다른 세계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도 마찬가지로 핸드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네요. 눈이 팽팽 돌 정도로 많은 것을 보고 있습니다. 집에서나 밖에서나 손바닥 속 세상에 눈을 고정한 채 생활하기에 주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핸드폰 속 세상은 언제나 변화무쌍해 싫증이 나지 않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은 더 따분하게 느껴지지요. 문제는 핸드폰 중독이 심각한 상황을 불러온다는 데 있습니다. 이게 없으면 불안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거든요. 정보를 얻고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재미를 얻는 건 문제 될 게 없습니다. 적당히 즐긴다면 실제 생활에도 별로 무리가 가지 않지요. 핸드폰이 떨어져 망가지고 나서야 주변을 돌아보게 된 아이처럼 우리도 중요한 게 뭔지 생각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발 디딘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면서 핸드폰은 적당히 하는 게 좋겠지요.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면서 활기차게 돌아가는 세계도 실감하면서요. 아이들이 핸드폰에 중독되는 걸 막기 위해서는 어른들부터 핸드폰을 놓아야겠지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고 핸드폰에 얼마나 시간을 할애할지 정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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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는 도시 - 세상 모든 사랑은 실루엣이 없다
신경진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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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본 동화책에는 등장인물들이 고난을 극복하고 결혼하거나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끝나는 내용이 많았다.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라는 맺음말도 기억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뒤에는 어떻게 되는지 나오지는 않았다. 동화뿐 아니라 드라마 내용도 결혼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는 게 많았고 어른들이 하는 말도 비슷했다.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는 게 여자한테는 제일이라는 말이 그때는 이상하지 않았다. 사랑의 결말은 결혼이라는 공식이 머릿속에 새겨진 뒤였으니까.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 선택임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고정관념에 덜 얽매이지 않았을까. 그래도 사회가 조금씩 변화해 다행이다 싶다. 결혼을 하든 하지 않든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소설은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사회상을 드러내면서 다양한 세대의 사랑과 결혼관을 보여준다. 결혼이 인생의 과제였던 과거 시절도 나오고 자신의 자유가 중요해진 현재도 나오는데 50여 년 동안 그렇게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자식에게 집착하는 사람도 있고 형편이 좋지 않아 결혼을 포기하는 이도 있고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아이를 낳아서 혼자 키우는 이들의 삶이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앞으로 사랑의 모습은 다양해지고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형식도 다양해질 것이다. 우리는 결혼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거라는 등장인물의 말이 떠오른다. 결혼하면 행복해질 거라는 생각 대신 이 사람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결혼을 하기를 바란다. 결혼이 곧 행복이라는 공식은 참도, 거짓도 아니다. 결혼은 사회적인 계약이며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 정도는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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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게임한다 고로 존재한다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21
이동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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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공부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흐뭇하지만 게임할 때는 왜 그리 보기 싫은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운동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연주하면서 시간을 보낼 때는 아이의 정서에 좋다며 반기다가 게임을 할 때면 못마땅한 기색을 보이는 어른들의 모습은 10대들이 보기엔 이상할 수도 있겠다 싶다. 요즘 아이들은 지금의 40대 이상 세대와는 다른 환경에서 성장해 컴퓨터, 휴대폰에 익숙하다. 간단한 게임부터 복잡한 게임까지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에 어떤 게임을 대하든 거부감 없이 빠져든다.


초등학교 1학년만 되어도 문제집을 풀면서 중간중간 나오는 QR코드를 찍어 혼자 학습게임을 하고 시간을 정해 레이싱 게임을 하기도 한다. 일상적인 생활이 안 될 정도로 게임 중독이 되는 경우라면 문제가 되지만 이는 게임뿐 아니라 무슨 일에든 해당되는 일로 보통 아이들은 이 정도로까지 게임을 하지는 않는다. 학습게임이든 일반 게임이든 목표를 위해 움직인다는 공통점이 있고 재미와 보람도 느낄 수 있으니 게임 시간을 정해 적당히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습관만 잘 들이게 도와주면 좋을 듯하다.


게임을 즐기지 않는 기성세대가 보기엔 게임이 사는 데 전혀 쓸모없어 보일 수 있겠지만 게임 속 세계로 들어가는 이들은 그 세계에서 규칙과 질서를 발견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기도 하고 도전을 반복하면서 문제해결력을 습득하기도 하니 배울 점이 없다고 여기고 무조건 배척하는 태도는 지양했으면 한다. 이 책은 게임이 단순한 유희 활동이 아니며 우리가 사는 세상을 폭넓게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됨을 조목조목 이야기하고 있으니 부모들에게 권하고 싶다.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 게임의 메커니즘 등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된다면 자녀와 함께 게임을 하고 싶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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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게임
오음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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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현실의 문제를 잠깐 잊은 여행자들의 이야기가 넓게 펼쳐지다가 하나로 합쳐진다. 드러내고 싶지 않은 사정을 품은 다섯 사람은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답게 적당한 선을 유지하며 평화롭게 지낸다. 파키스탄의 훈자에서 머물 기간이 정해져 있으니 함께 머물게 된 이들은 서로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있어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마지막까지 즐겁게 보내고자 한다. 시간이 흘러 여행이 끝날 때가 되자 여행자들은 훈자 근교의 파수로 소풍을 가기로 한다. 마지막 일정을 앞두고 한데 모여 밤을 보내다 누군가 제안한 외계인 게임을 하면서 서로 몰랐던 점을 조금씩 알게 된다. 한 사람의 질문에 오직 예, 아니오로만 대답할 수 있는 게임은 극단적인 보기를 듣고 한쪽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각자의 가치관이 저절로 드러나게 되니 오묘한 게임이라 할까.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제시하는 질문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것들이라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대답했을지 고민해 보게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겉으로 봐서는 보이지 않는 문제는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무게를 감지할 수 없다. 내게는 가벼운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무거운 일일 수 있고 내게는 그냥 넘어가도 되는 일이 다른 이에게는 도무지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일이 된다. 고민이 되는 일은 해소가 되기도 하고 오랫동안 납덩이처럼 마음을 짓누르기도 한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어떨까. 함께 위기를 겪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상처를 수습하기도 하고 다른 이의 마음을 이해하기도 하면서 여행을 마무리하지만 현실로 돌아갔을 때 또 다른 문제를 마주하게 될 텐데 그때는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 뒷이야기가 궁금한데 여행을 하면서 얻은 깨달음을 잊지 않는다면 전보다는 조금 달라진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듯하니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기는 하다. 인생은 쉽지만은 않지만 그렇다고 어렵기만 한 것도 아니니 짊어진 짐이 너무 무겁다 싶으면 살짝 내려놓고 쉬면서 조금씩 움직여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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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릴 수 없는 일 때문에 속상해 하는 건 어차피 우리 모두에게 시간 낭비일 뿐이야.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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