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는 도시 - 세상 모든 사랑은 실루엣이 없다
신경진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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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본 동화책에는 등장인물들이 고난을 극복하고 결혼하거나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끝나는 내용이 많았다.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라는 맺음말도 기억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뒤에는 어떻게 되는지 나오지는 않았다. 동화뿐 아니라 드라마 내용도 결혼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는 게 많았고 어른들이 하는 말도 비슷했다.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는 게 여자한테는 제일이라는 말이 그때는 이상하지 않았다. 사랑의 결말은 결혼이라는 공식이 머릿속에 새겨진 뒤였으니까.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 선택임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고정관념에 덜 얽매이지 않았을까. 그래도 사회가 조금씩 변화해 다행이다 싶다. 결혼을 하든 하지 않든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소설은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사회상을 드러내면서 다양한 세대의 사랑과 결혼관을 보여준다. 결혼이 인생의 과제였던 과거 시절도 나오고 자신의 자유가 중요해진 현재도 나오는데 50여 년 동안 그렇게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자식에게 집착하는 사람도 있고 형편이 좋지 않아 결혼을 포기하는 이도 있고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아이를 낳아서 혼자 키우는 이들의 삶이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앞으로 사랑의 모습은 다양해지고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형식도 다양해질 것이다. 우리는 결혼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거라는 등장인물의 말이 떠오른다. 결혼하면 행복해질 거라는 생각 대신 이 사람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결혼을 하기를 바란다. 결혼이 곧 행복이라는 공식은 참도, 거짓도 아니다. 결혼은 사회적인 계약이며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 정도는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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