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게임
오음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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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현실의 문제를 잠깐 잊은 여행자들의 이야기가 넓게 펼쳐지다가 하나로 합쳐진다. 드러내고 싶지 않은 사정을 품은 다섯 사람은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답게 적당한 선을 유지하며 평화롭게 지낸다. 파키스탄의 훈자에서 머물 기간이 정해져 있으니 함께 머물게 된 이들은 서로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있어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마지막까지 즐겁게 보내고자 한다. 시간이 흘러 여행이 끝날 때가 되자 여행자들은 훈자 근교의 파수로 소풍을 가기로 한다. 마지막 일정을 앞두고 한데 모여 밤을 보내다 누군가 제안한 외계인 게임을 하면서 서로 몰랐던 점을 조금씩 알게 된다. 한 사람의 질문에 오직 예, 아니오로만 대답할 수 있는 게임은 극단적인 보기를 듣고 한쪽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각자의 가치관이 저절로 드러나게 되니 오묘한 게임이라 할까.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제시하는 질문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것들이라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대답했을지 고민해 보게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겉으로 봐서는 보이지 않는 문제는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무게를 감지할 수 없다. 내게는 가벼운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무거운 일일 수 있고 내게는 그냥 넘어가도 되는 일이 다른 이에게는 도무지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일이 된다. 고민이 되는 일은 해소가 되기도 하고 오랫동안 납덩이처럼 마음을 짓누르기도 한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어떨까. 함께 위기를 겪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상처를 수습하기도 하고 다른 이의 마음을 이해하기도 하면서 여행을 마무리하지만 현실로 돌아갔을 때 또 다른 문제를 마주하게 될 텐데 그때는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 뒷이야기가 궁금한데 여행을 하면서 얻은 깨달음을 잊지 않는다면 전보다는 조금 달라진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듯하니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기는 하다. 인생은 쉽지만은 않지만 그렇다고 어렵기만 한 것도 아니니 짊어진 짐이 너무 무겁다 싶으면 살짝 내려놓고 쉬면서 조금씩 움직여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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