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아, 사랑해! - 감수성을 깨워 주는 자연그림책
줄리 폴리아노 지음, 줄리 모스태드 그림, 최현빈 옮김 / 찰리북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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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3월이 다 가도록 차가운 바람이 부는 날들이 많아 4월이 될 때까지 완전한 봄을 느끼기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김없이 꽃들은 피고 낮에는 햇볕이 따스했지요. 봄은 잊지 않고 찾아왔고 이제 곧 여름이 다가오겠지요. 점점 봄과 가을이 짧아지는 것 같아 아쉽지만 철마다 달라지는 자연의 모습을 보면서 사계절이 있다는 것을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를 아름다운 그림과 글로 나타낸 자연그림책입니다. 그냥 흘려보냈던 풍경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기억을 더듬어보게 만들지요. 그림과 함께 실린 짧은 글은 그림과 너무 잘 어울려 한 사람이 쓰고 그린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천천히 변해가는 자연의 모습과 아이들이 어우러져 풍경은 활기를 더합니다.

 

눈 속에 핀 꽃에게 인사하고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봄을 맞이하고 라일락 향기를 맡고 산딸기를 따먹다 보면 여름이 옵니다. '뜨겁고 진득하게 꿀처럼 뚝뚝 떨어져 내리는 날에' 강가에 가보면 수영하고 있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지요. 서서히 익어가는 작은 토마토를 바라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한여름이 오면 아이들은 해변에서 수영을 하고 간식을 나누어 먹습니다. 물놀이 후에 먹는 음식은 무엇이든 맛있지요. 샌드위치든 블루베리든 그 맛을 잊을 수 없을 겁니다.  

뜨거운 태양이 살짝 따뜻해지면 나뭇잎의 색들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색색깔의 나뭇잎이 떨어지면 아이들은 달려가 낙엽을 흩뿌리고 낙엽더미 속을 뒹굽니다. 호박을 고르고 호박의 밤을 즐기고 나면 서서히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지요.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면서 산책을 하면서 가을을 느끼다 어느 날 아침 살짝 내린 눈을 보며 겨울을 실감하게 됩니다.

추운 겨울 날, 집안에 가만히 앉아서 따뜻한 차를 마시고 바삭한 쿠키를 먹으며 게으름을 피웁니다. 따뜻한 벽난로 옆에서 즐기는 시간은 더할 나위 없는 아늑함을 선사합니다. 숲 속은 조용하고 눈이 쌓인 나뭇가지는 한 폭의 그림이 되지요. 친구들과 어울려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면서 아이들은 한 해를 보내겠지요. 겨울에만 할 수 있는 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에게, 감기는 찾아올 엄두를 내지 못할 겁니다

 

눈 덮인 나무 위에서 들리는 청명한 새의 울음소리는 다시 봄이 찾아온다는 신호입니다. 이렇게 또 새로운 봄이 오겠지요. 새로운 계절들은 지나간 해와 같이 매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며주고 아이들도 조금씩 자라 노는 모습이 또 달라질 겁니다. 그러나 여전히 자연과 아이들은 하나가 되어 아름다운 풍경을 이룬 채 수많은 추억거리를 만들어 내겠지요. 우리 아이들이 훗날 떠올릴 소중한 추억을 자연 속에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점점 더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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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랑 떨어지기 싫어! -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분리 불안 해소법 마음을 챙겨요
코넬리아 스펠만 지음, 캐시 파킨슨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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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3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어했지만 며칠 지나고 선생님이 새로운 장난감을 보여주면 엄마에게 인사를 하고 빛의 속도로 교실로 들어가곤 했지요. 그 뒤로 적응을 잘 하는 것 같아 안심을 했는데 몇 주 전에 아이가 심한 감기에 걸렸습니다. 주말을 끼고 열흘 정도를 내리 빠지고 다시 간 어린이집에서 눈물을 흘리며 안 떨어지려 해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릅니다. 다시 적응기간이라고 생각하고 살살 달래는 중입니다.

이 책은 아이가 분리불안을 느끼는 것 같아 걱정이 되던 차에 보게 되었는데 실제로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근하는 엄마와 어린이집에서 헤어질 때, 외출하는 부모님과 집에서 헤어질 때, 아빠가 출장 갈 때 아이가 느끼는 불안과 아이의 마음을 다독이는 방법이 나와 있는 그림책이라 아이와 함께 보면 효과가 좋을 것 같네요. 부모와 떨어져 있는 게 너무 무섭고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아이에게 다른 사람들도 사랑하는 사람이랑 늘 함께 있지는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해야 할 일을 하고 나면 곧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내용을 이해시키는 게 중요하겠지요.

책에서는 좋아하는 이불이나 인형을 껴안고 있거나 재미있는 책을 보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의 활동을 하다보면 기분이 훨씬 나아질 거라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좋아하는 놀이를 하다보면 시간은 금방 가고 '벌써' 돌아온 부모를 맞게 될 거라고 하지요.

 

어린이집 선생님은 엄마가 가고 나면 금방 울음을 그치고 잘 놀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라고 합니다. 책에 나오는 꼬마처럼 혼자 의기소침하게 있지는 않으니 그나마 안심이 되긴 합니다. 이제 어린이집에서 헤어질 때 기분 좋게 교실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게 됐으면 좋겠네요. 아이와 책을 읽으며 엄마가 항상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어린이집에서 신나게 놀고 있으면 금방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다정하게 이야기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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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
안나 가발다 지음, 김민정 옮김 / 북레시피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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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는 단편소설집입니다.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는 밝은 분위기의 책입니다. 신기한 것은 기분 좋은 일만 가득한 내용이 아닌데 밝다고 느껴진다는 데 있습니다. 아쉬움, 실패, 사고 등의 이미지가 어느 정도 가볍게 다가온다고 해야 할까요. 저 정도의 일을 겪었으면 마음을 다쳐서 며칠 동안 앓아누워도 이상하지 않겠다 싶은 일도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적당히 넘겨 냅니다. 하지만 모를 일이지요. 독자가 책을 덮은 후에 그들의 세계에서 계속되는 이야기 속에서는 이마를 싸매고 드러누울지 누가 압니까. 어쨌든 한 권을 다 읽은 후 내린 결론은 이런 추측은 무의미하다는 것입니다. 짧은 이야기 속에서 바라본 그들의 모습만 기억하면 충분합니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전반부에는 다양한 사랑이야기, 후반부에는 비밀을 간직한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느낄 법한 설렘과 기대감, 이별의 아픔, 회한 등이 나타나다가 누군가는 느낄 것 같은 비참함, 충격, 복수 등의 감정이 나타나 인생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동시에 생각하게 합니다. 발랄한 로맨스, 무거운 치정극, 심장을 조이는 스릴러 등의 요소가 조금씩 섞여 있어 저자의 이야기 다루는 솜씨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녀의 장편소설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사실, 마음에 든 부분은 전반부입니다. 언젠가 느껴봤던 기분을 되살리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낭만적인 신사를 만나지만 거슬리는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만으로 차갑게 돌아서는 도도한 아가씨, 동생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지만 항상 동생을 감싸고 사랑하는 청년, 짝사랑하는 이를 오랫동안 지켜보는 배려심 넘치는 올리비에, 잊지 못하던 옛 연인을 만난 뒤 불편한 기분을 느끼는 피에르를 보면서 멋진 로맨스를 꿈꾸던 사춘기의 소녀를,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었던 친구를, 순수하고 눈이 맑던 그 누군가를, 흘러간 사랑은 추억으로 간직하는 게 좋다는 진리를 떠올리게 됩니다. 군인이 휴가를 받아 집으로 가면서 누군가 나를 기다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는 정말 그런 사람이 있다면 힘이 나서 달려갈 수 있겠다는 상상도 해보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던 연애시절의 기분을 끄집어내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 무수한 시련을 겪기도 하지만 이겨가면서 살아가고 있지요. 그 대상이 아내든 남편이든 자식이든 애인이든 말입니다. 갑자기, 멧돼지를 들이박고 아버지의 자동차를 망가뜨린 '부잣집 도련님'이 생각나네요. 사랑하는 이가 정신 나간 짓을 저질렀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한 번만 용서하지는 마음을 모두가 가졌으면 좋겠네요. 그의 아버지가 부디 아들을 한 번만 용서하시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호감 가는 인물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유쾌했습니다. 사랑의 여러 가지 면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지요. 사람들은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합니다. 사랑을 하면서 슬플 때도 있고 아플 때도 있지만 사랑이 있어 인생이 풍요롭고 따뜻한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사랑을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낫다는 생각도 더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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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엄마 배 속에? 까까똥꼬 시몽 14
스테파니 블레이크 지음, 김영신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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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색 표지가 눈에 확 띕니다. 어린 토끼가 잔뜩 궁금한 표정을 짓고 있네요. <아기가 엄마 배 속에?>는 시몽이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고 그 답을 찾는 내용의 그림책입니다.

시몽과 에드몽은 신나게 놀고 있었습니다. 귀여운 쾌걸 조로 꼬마들이군요. 그런데 엄마가 아이들을 부르네요.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한다면서요. 아빠는 엄마의 배를 쓰다듬으며 엄마 배 속에 작은 아기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귀여운 동생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된 아이들은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 궁금해집니다. 유치원에 가는 길에 아빠에게 묻지만 아빠는 생각에 잠기며 저녁에 설명해 주겠다고 하지요.

시몽은 아빠에게 답을 듣지 못해 계속 궁금한 상태입니다. 쉬는 시간인데도 운동장에 나가지 않고 생각에 빠져 있지요. 밖에 나가자고 하는 친구에게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 물어봤는데 글쎄, 친구는 답을 알고 있네요. 씨앗, 엄마 배, 엄마의 방 등 몇 가지 낱말로 막힘없이 쉽게 이야기하는 친구를 보니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기는 약한 존재라서 돌봐줘야 한다는 것까지 완벽하게 이해한 어린 토끼가 정말 귀엽네요.

시몽은 친구와의 대화로 궁금했던 점을 풀 수 있었습니다. 저녁에 집에 돌아온 아빠에게 힘들게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요. 이제 시몽은 다 아니까요. 어리둥절한 아빠를 뒤로 하고 에드몽을 데리고 가는 시몽의 뿌듯한 뒷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아이들은 언젠가는 이렇게 묻게 되죠.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 이때 부모의 반응이 중요하다는 것은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아직 어떻게 말해줘야겠다고 구체적으로 생각하지는 못한 상태였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간단하고 쉽게 설명해도 충분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큰 수확인 것 같네요. 아이들이 쓰는 언어로 쉽게 설명하기! 시몽 아빠의 손에 들린 두꺼운 책이 없어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으니 모든 부모님은 긴장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목소리가 나오도록 유의하면서 아이의 질문에 대답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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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코비 야마다 지음, 매 베솜 그림, 김구름 옮김 / 주니어예벗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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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거센 비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우산은 뒤집어지고 아이의 표정은 필사적입니다. 번개가 치는 하늘, 어두운 분위기!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이 책은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마주치게 되는 그 '문제'가 맞습니다. 아이가 문제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표정을 보니 어릴 때를 보는 것 같네요. 걱정이 되고 누가 대신 문제를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그런 마음이 들었었지요. 진짜 문제는 이 '문제'가 마주친 사람과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원하지 않았지만 찾아온 문제는 노려보든 무시하든 사라지지 않지요. 기둥 뒤에 숨거나 굴속에 숨어도 나를 찾아냅니다. 점점 크기가 커지는 문제는 바라보기만 해도 위협적이지요. 급기야는 이 문제에 시달려 몸과 마음이 시들어 버립니다. 표지 그림에서와 같이 거센 폭풍우에 휩쓸려 고초를 겪는 모습과 같아져 주변의 측은한 시선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시달렸으면 이제 피해 다니기만 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때입니다. 몸집을 불리는 문제를 보며 두려워하고 그것이 자신을 삼켜버릴까 겁내기만 하던 때를 떠올려 보는 게 좋겠네요. 문제가 자신을 공격한 적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 뒤 문제를 키운 것은 자기 자신이라고 인정해 봅니다. 이제 문제에 접근해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용기가 생긴 것 같네요. 그럼, 이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준비해야겠군요.

마음의 준비를 끝낸 아이는 문제 속으로 뛰어들어 무엇인가를 발견합니다. 과연 무엇일까요? 아이를 웃음 짓게 만든 것, 그것은 바로 '기회'입니다. 문제 안에서 찬란히 빛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문제를 만났을 때 바로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말입니다. 이 비밀 아닌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삶은 나중에 아주 큰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 분명하니 이를 널리 퍼뜨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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