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 축 당첨! 여름휴가 팡 그래픽노블
필립 베히터 지음, 김영진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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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바다가 아름답습니다. 드넓은 바다에서 기분 좋은 얼굴로 물에 뛰어드는 소년이 있네요. 바로 토니랍니다. 이 책은 토니의 여름휴가 이야기예요. 하마터면 여름휴가를 가지 못할 뻔했지만 운 좋게 잡지 여행 경품에 당첨돼 바라마지않은 휴가를 떠나게 되면서 본격적인 내용이 전개됩니다. 토니는 바라는 게 있다면 그것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소년입니다. 실행력이 대단하죠. 엄마가 예산 문제로 여름휴가를 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나서 잡지란 잡지는 다 뒤져 경품에 응모하는 거 보세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요. 가만히 있는다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요.


신나서 떠난 여행길은 어땠을까요. 기대와는 달리 마냥 즐겁지는 않습니다. 머물게 된 소나무숲 호텔은 토니 가족과는 너무나 맞지 않았거든요. 심하게 격식을 차리는 곳이라서 공도 제대로 찰 수 없다니 어쩌겠어요. 호텔을 떠날 수밖에. 하지만 때로는 계획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아도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요. 토니처럼요. 근처에 있는 엄마 친구의 집으로 행선지를 변경하면서 진짜 휴가가 시작되거든요. 바다에서 보내는 하루하루는 너무나 멋집니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이곳저곳을 누비고 수영도 실컷 하고 밤하늘을 바라보며 엄마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요. 즐거운 시간은 늘 그렇듯이 쏜살같이 흘러갑니다. 토니는 다음 해 여름에 무엇을 할까요. 어디에서건 그 시간을 최대한으로 누릴 거라는 건 알겠네요. 토니의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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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1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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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가 개정된다는 소식에 어떻게 느낌이 달라질지 궁금했다. 개정판 문체가 매끄러워 한결 읽기 편해졌다.

▪️일제강점기에 거친 삶을 헤쳐 나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생하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일본으로 가게 된 선자의 가족을 중심으로 재일조선인들의 생활이 실감나게 펼쳐진다. 역사가 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길을 찾아 더할 나위 없이 열심히 산 평범한 이들의 삶에 마음이 뜨거워진다.

남편과 아들에게 기대살 수 밖에 없었던 당시 여성들이 일본인에게 멸시당하면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면글면 사는 모습이 애달프다. 이민자로 살아가기란 상상보다 힘든 일이었겠구나. 더욱이 피지배민의 입장이니 말해 무엇할까. 힘든 상황에서 희망을 놓지 않은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부모가 아끼고 사랑한 선자,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 선자를 감싸 안은 이삭, 선자를 잊지 못하고 도움을 주는 한수 모두 매력적인 인물이라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들이 무슨 선택을 했든 그 중심엔 사랑이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가족과 소중한 이들을 지킬 수 있었던 힘, 고단하기 이를 데 없는 길을 묵묵히 걸을 수 있었던 힘은 결국 사랑에서 나온 것이니. 2권에서는 선자와 아들들의 이야기가 펼쳐질 텐데 선자가 더 힘들어지지 않을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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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의 말 품격 수업 - 단어, 말투, 태도가 깊어지는 50의 말 공부
조관일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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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태를 '품격이 무너진 세상'이라고 하는 저자의 말이 강렬하다. 제멋대로 말하는 사람이 넘쳐나는 게 사실이다. 모든 행동의 근원인 말은 사람을 지배할 수 있기에 언어 품격의 몰락이 걱정된다는 말이 와닿는다. 말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퍼지기 시작한다. 옛날에 발 없는 말은 천리를 갔는데 이제 SNS를 타고 전 세계로 자유로이 퍼져 나간다. 사람과 마주 보고 대화할 때는 그러지 못하다가 인터넷상에서 스트레스를 푼다면서 익명으로 험한 말을 하는 이들이 많다. 이런 행동이 후회된다고 자신이 쓴 글을 찾아 지우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괜찮아지는 것일까. 한 말이 없던 게 되는 걸까.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일곱 가지 자본이 있다고 한다. 심리, 문화, 지식, 경제, 신체, 언어, 사회 자본이 그것인데 저자는 사람의 품격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자본으로 신체 자본과 언어 자본을 꼽는다.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입고 걷고 행동하느냐를 보면 그 사람의 환경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이 책의 제목에 '오십'이라는 말이 들어간다. 100세 시대라는 관점에서 50세 정도면 인생의 중반에 들었다고 할 수 있으니 우아하고 품격 있는 어른이 되고 싶을 때라 생각했다는 저자는 자신이 대화할 때 어떻게 해왔는지 돌아보자고 제안한다. 자신의 말버릇을 자리매김하며 고칠 것은 고치고 더할 것은 더해야 한다며 품격 있는 화법에 중점을 두고 책을 구성해 놓았다. 꼭 오십이 아니라도 품격 있는 삶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나이에 관계없이 봐두면 좋을 내용이다. 품격이란 품성과 인격을 합한 단어이다. 책을 읽다 보면 품격 있게 말하는 것이 그리 거창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말의 이치를 깨닫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말을 하는 것. 그뿐이다. 타고난 성품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마음까지는 필요 없을 듯하다. 대화를 나누는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 그 한 가지로 족하지 않을까. 신중하게 말을 고르고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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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 그림책 심리학
김영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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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치유 심리학자로 심리치료를 해 온 저자가 그림책을 소개한다. 무의식을 담는 그릇 역할을 한다는 그림책. 그림은 글 없이도 마음을 흔든다. 우리 속에 깃든 불안스럽고 혼란스럽고 짜증이 나서 어쩔 줄 모르는 그 마음이 그림에 투사되어 자기도 모르는 새 눈물이 후드득 떨어지기도 한다. 그림책은 유용하다. 어린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저자는 우리 체격은 나이를 먹을수록 커지지만 내면에 상처가 있다면 내면 아이는 특정한 나이대에 머물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림책을 읽다 묵은 상처가 그림과 만나면 상처의 찌꺼기가 쏟아져 치유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림책을 도구로 무수히 많은 이들의 마음을 돌보아온 저자의 소개대로 한 권씩 읽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마음을 깨끗하게 씻을 수 있지 않을까.


어릴 때부터 주위에서 하는 말에 의식적으로 마음을 다잡았던 경험이 한두 번은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뭐가 있을까. 여자니까 상냥해야 하고 남들에게 뒷말 안 들으려면 웃는 얼굴로 다녀야 한다는 것 정도. 깊이 생각하지 않았는데도 금방 떠오르는 걸 보면 많이 들었던 말인가 싶다. 힘들 때는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있을 수도 있지 어떻게 매일 웃고 다니겠는가. 괜찮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니 버거웠던 마음이 쌓여 있었구나 싶다. 아이가 어릴 때 아이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림책을 많이도 봤다. 성인이 되기 전보다 아이를 낳고 그림책을 더 많이 읽은 것 같다. 동물들, 어린아이들이 나오는 그림책을 보면서 뭉클한 적도, 눈물을 흘린 적도 많다. 그만큼 와닿은 장면이 많았다는 거겠지. 외면하고 회피했던 상처를 이제는 꺼내어 보고 싶다. 더 이상 옛일에 마음 아프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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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 아저씨
김은주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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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아니, 아기였을 때부터 우리는 이미 수도 없이 실패를 경험했다. 걸음마만 해도 그렇다. 두 발로 서서 걷는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두가 겪어보았으니 알 것 아닌가. 그 한 발짝을 위해 수도 없이 엉덩방아를 찧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어른들은 어릴 때 어떤 실패를 했는지 잊어버리고 산다. 누구나 겪는 일이기에 굳이 기억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 오로지 세계신기록만 바라보고 뛰는 열일곱 살 다연이 인생 첫 실패 앞에서 힘들어할 때 힘이 되어 주는 건 어른이 아니다. 사람도 아닌 비둘기 구구 아저씨만이 다연의 마음을 쓰다듬는다. 왜 어른들은 필요할 때 곁에 없는지 도통 모를 일이다.


아무에게도 말 못 할 고민을 안고 끙끙대다 친구에게 털어놓고 나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나누면 반이 되는 게 걱정 아니던가. 구구 아저씨도 그랬듯이 입 밖에 꺼내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대부분의 걱정은 생각만큼 그렇게 큰일이 아니다. 다연과 구구 아저씨가 함께 하는 여정을 통해 큰 걱정은 누구나 생길 수 있지만 터놓지 않고서는 절로 해결될 리 없다는 걸 새삼 느낀다. 마음을 나눌 사람 한 명은 옆에 두는 게 좋다는 것도. 한창 성장하는 아이 곁에서 믿고 있다고, 잘 하고 있다고 다독이는 손길이 얼마나 힘이 될지 책을 읽는 모두가 알게 되겠지. 우리가 그 시절의 마음을 잊었더라도 그 시절을 통과하는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통과해야만 하는 긴 터널이 있다는 걸 한 번씩은 기억하자. 구구 아저씨처럼 도움이 필요한 아이에게 기꺼이 내밀 수 있는 손이 우리에게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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