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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 그림책 심리학
김영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7월
평점 :

독서 치유 심리학자로 심리치료를 해 온 저자가 그림책을 소개한다. 무의식을 담는 그릇 역할을 한다는 그림책. 그림은 글 없이도 마음을 흔든다. 우리 속에 깃든 불안스럽고 혼란스럽고 짜증이 나서 어쩔 줄 모르는 그 마음이 그림에 투사되어 자기도 모르는 새 눈물이 후드득 떨어지기도 한다. 그림책은 유용하다. 어린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저자는 우리 체격은 나이를 먹을수록 커지지만 내면에 상처가 있다면 내면 아이는 특정한 나이대에 머물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림책을 읽다 묵은 상처가 그림과 만나면 상처의 찌꺼기가 쏟아져 치유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림책을 도구로 무수히 많은 이들의 마음을 돌보아온 저자의 소개대로 한 권씩 읽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마음을 깨끗하게 씻을 수 있지 않을까.
어릴 때부터 주위에서 하는 말에 의식적으로 마음을 다잡았던 경험이 한두 번은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뭐가 있을까. 여자니까 상냥해야 하고 남들에게 뒷말 안 들으려면 웃는 얼굴로 다녀야 한다는 것 정도. 깊이 생각하지 않았는데도 금방 떠오르는 걸 보면 많이 들었던 말인가 싶다. 힘들 때는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있을 수도 있지 어떻게 매일 웃고 다니겠는가. 괜찮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니 버거웠던 마음이 쌓여 있었구나 싶다. 아이가 어릴 때 아이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림책을 많이도 봤다. 성인이 되기 전보다 아이를 낳고 그림책을 더 많이 읽은 것 같다. 동물들, 어린아이들이 나오는 그림책을 보면서 뭉클한 적도, 눈물을 흘린 적도 많다. 그만큼 와닿은 장면이 많았다는 거겠지. 외면하고 회피했던 상처를 이제는 꺼내어 보고 싶다. 더 이상 옛일에 마음 아프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