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하나 고를게 국민서관 그림동화 192
로렌 차일드 지음, 김난령 옮김 / 국민서관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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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나 고를게>는 찰리와 롤라 남매의 일상 이야기를 통해
수 개념과 '더하기, 빼기' 개념을 자연스럽게 알게 하는 책이에요.
아이가 '하나, 둘, 셋...'하고 수를 세기는 하는데 열까지만 셀 수 있어요.
숫자를 보면 관심을 보이기는 하니까 이런 책을 보여주면서
열, 스물, 서른을 천천히 알게 하면 좋을 것 같네요.

 

엄마가 가게에서 갖고 싶은 것을 하나씩 고를 수 있게 허락했어요.
이런 일은 가끔 있으니 빨리 준비해서 나가야 하는데
찰리와 롤라가 자꾸 다른 일을 하면서 외출 시간이 늦어졌어요.
찰리는 이를 닦고나서 아침을 안 먹은 것을 깨닫고 시리얼을 먹고
롤라는 자기 옷의 물방울 무늬가 몇 개인지 세고 있네요.
급하게 집을 나섰는데 롤라가 무당벌레를 세느라 바닥에 주저앉아요.
무당벌레 신발이 몇 개가 필요한지 아주 진지하게 생각하네요.
수는 아주 엉터리로 세면서요.
다섯 다음에 일곱, 그 다음엔 바로 스물이 나오죠.

 

이 남매는 풀밭에 있는 오리, 전깃줄에 앉은 새까지 세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모르네요.
수를 잘 못 세는 롤라를 보며 찰리는 정확한 수 세기 실력을 선보이지요.
드디어 가게에 도착해서 물건을 고르게 됐어요.
엄마는 물건을 한 가지씩 고르라고 했는데 롤라가 협상을 시작하네요.
세 가지를 고르겠다고 하는 롤라에게 엄마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한 가지라고요. 다시 롤라는 두 가지를 고르겠다고 하지요.
그때 엄마가 이야기해요. "그럼 아무것도 안 고르는 건 어때?"
그래서 롤라가 이렇게 이야기하게 되는 거였군요.
"좋아요. 딱 한 가지."라고요.
아무것도 못 가질 바에야 한 가지라도 갖는 게 나은 법이죠.

이 책에는 숫자가 가득해요.
1분, 2분 같은 시간부터 무당벌레의 다리가 몇 개인지, 스티커가 몇 개인지,
오리가 몇 마리인지 등 일상생활에서 찾을 수 있는 것들이지요.
책을 보면서 숫자를 셀 수 밖에 없도록 재밌게 잘 만들었다 싶어요.
아이와 빨래 건조대에 손수건이 몇 장 있는지, 접시에 젤리가 몇 개 있는지,
길에 보이는 사람이 몇 명인지 게임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숫자에 흥미를 가지고 수 세기를 하면서 수학을 재미있게 느끼게 됐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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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 놀자! 햇살그림책 (봄볕) 18
유명금 지음 / 봄볕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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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얼굴로 놀고 있는 아이는 무엇을 하고 있나요?
어! 우산 위에 올라갔네요. 뱃놀이라도 하는 것 같아요.
강아지, 병아리도 덩달아 아이처럼 신이 났어요.

갑자기 비가 와요. 건이가 빗소리를 듣네요.
건아, 건아, 놀자.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며 이야기해요.
속삭이는 소리를 듣고서 가만히 있을 수 없죠.
비옷을 입고 장화를 신고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가요.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건이는 빨래를 걷는 엄마에게 물을 튀기네요.
엄마도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우산을 펼쳐 돌리면서 건이에게 물을 튀겨요.
물총을 쏘면 물뿌리개로 반격도 하지요.

건이는 엄마와 물웅덩이에 들어가 참방참방 발을 굴러요.
우산 속에 숨어 있다가 비를 맞으며 춤도 추지요.
함께 노래하며 춤추는 건이와 엄마는 뮤지컬 배우들 같아요.
계속되는 놀이가 얼마나 재밌었는지 해가 반짝 나타나니 아쉽기만 하네요.
그래도 괜찮아요. 비는 다시 올 테니까.
엄마와 함께 비를 맞으며 다시 놀 수 있을 테니까.

<비야 놀자!>는 재미있는 소리가 가득한 책이에요.
빗방울이 창문을 '톡톡 토도도독' 두드려요.
건이 머리 위로 '통통 도도도 통', 우산 위로 '콩콩 오르르 콩' 떨어지네요.
건이는 비에게 윙크하며 엉덩이를 흔들어요. '빠밤 바바바 밤~'
책에는 이렇게 의성어와 의태어가 나오는 지문만 몇 줄 있어서
마음대로 상상하면서 읽을 수 있어요.
장화를 신고 동네에 있는 물웅덩이를 모조리 밟고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에는 환경오염 때문에 비가 와도 예전처럼 놀지 못하죠.
안타까워요. 비 맞으며 노는 그 기분이 얼마나 좋은데!
대신 아이가 다른 놀이를 하며 신나게 놀 수 있도록 해줘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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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마일리스 드 케랑갈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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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를 헤치며 서핑을 하는 시몽 랭브르는 생기가 넘칩니다. 추운 날씨도, 세찬 파도도 그의 활력을 조금도 누그러뜨리지 못합니다. 그의 육체는 열아홉 젊은이답게 활짝 피어났습니다. 이제 세상으로 나가 사회를 겪을 이 청년, 시몽. 그의 앞에는 밝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그의 삶은 암흑 속에 잠겨 버립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극과 극을 오가는 경험을 한 시몽은 이제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합니다.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초반부에서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하는 시몽을 보여줍니다. 삶의 기쁨을 제대로 느낄 줄 아는 시몽, 그 눈부신 젊음 뒤를 쫓아온 것이 죽음이라니! 충격적인 전개 뒤에는 심장 이식이라는 과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뇌사 판정, 장기 기증 동의 절차, 장기 기증자와 대기자 연결, 장기 적출과 이식 과정은 그야말로 숨 가쁘게 진행됩니다. 병원과 생체 의학국 의사, 간호사들은 긴밀히 연계해 만 하루 동안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뇌사 이후 장기는 점점 그 기능을 잃어가기에 시간과의 싸움을 하는 그들을 따라 함께 호흡이 가빠집니다.

돌이킬 수 없는 뇌사 상태인 시몽은 꼭 잠이 든 모습입니다. 규칙적으로 뛰는 심장은 그가 살아 있다고 믿게 합니다. 금방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날 것 같은 그 모습에 부모는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갑자기 닥친 죽음, 실감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 의연히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충격 은 이들 앞에 던져진 한 문장은 이들을 더한 고통으로 몰고 갑니다. "장기 기증을 고려해 볼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p.141) 아들의 죽음을 완전히 받아들이기도 전에 장기 기증을 생각해야 하는 부모의 마음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하나의 건강한 삶이 둘, 셋 또는 대여섯에게 건강한 삶을 나누어 줄 수 있다면 좋은 것일까요. 물론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거기에 죽음이 꼭 들어가야 한다면 어떨까요. 더구나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들이 결정해야 하는 그 일이 가슴을 찢는 고통을 수반해야 하는 것이라면 말입니다. 가치관의 차이로 답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시몽의 부모가 결국 내리게 된 결정에 마음이 기울어집니다. 이미 세상을 뜬 한 사람이 세상에 남기는 나눔의 가치는 그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삶과 죽음, 그리고 삶의 전이를 지켜보는 동안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이 생활이 한순간에 끝날 수도 있고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을 갑자기 잃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언젠가는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일을 상상하니 그저 눈물만 납니다. 시몽의 죽음 앞에서 그의 부모가 겪는 충격과 고통스러운 마음을 들여다보며 함께 슬퍼할 수밖에요. 아기 때부터 지금까지 시몽의 모습을 더듬어가는 이들은 서서히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입니다. 이제는 가장 찬란한 시절을 살던 시몽의 모습이 마음에 각인되겠지요. 충격 뒤에 찾아오는 절망을 피하지 않는 이들의 용기가 언젠가는 내게도 생기기를 바랄 뿐입니다.

시몽의 육체는 마음대로 약탈해도 되는 장기 저장고가 아닙니다.
가족과 함께 고인의 의사를 드러내기 위한 노력을 해본 뒤
거부로 결론 나면 절차는 중단됩니다.(p.151)

그만의 특별한 기억과 이렇게 분산된 육체를 어떻게 결부시켜야 할까? 그의 존재, 이 세상에 비추어진 그의 모습, 그의 혼은 또 어떻게 되는 걸까? 이러한 질문들이 부글거리는 기포처럼 그녀 주위를 맴돈다. 그러다가 시몽의 얼굴이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다. 말끔하고 온전하다. 그것은 나뉠 수 없는 것이다. 그게 그 아이다.(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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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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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을 기분 좋은 선선함으로 채우기에 이 책만큼 좋은 소설이 있을까요. 너무 무섭지도 않고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책 두께도 하룻밤 사이에 읽기 적당해서 그야말로 몰입해서 봤습니다. <야행>은 밤의 이야기입니다. 여행, 기차, 밤의 풍경이 담긴 동판화 그림이 얽히면서 기묘한 경험담을 만들어냅니다.

예전에 실종된 사람과 꼭 닮은 사람이 나타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그 사람일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따라가게 되지 않을까요. 10년 전에 사라졌던 하세가와를 떠올리며 어떤 여자를 따라가는 오하시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뒤쫓던 그녀는 화랑 안에서 갑자기 사라지고 그는 신비한 그림과 마주치게 되지요. '야행'이라는 제목의 동판화 연작 속에는 얼굴 윤곽만 남아 있는 여자가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고 있습니다. 까만 밤 풍경 속에 도드라지는 하얀 얼굴이 묘한 느낌을 줍니다.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10년 만에 만난 옛 동료들은 오하시가 본 그림들과 관련된 괴이한 체험담을 풀어 놓습니다.

어딘가 이상한 이야기들은 한없는 밤이 펼쳐진 각각의 그림과 잘 어울립니다. 아내와 얼굴이 같은 여자를 만나고, 죽음을 예언하는 할머니를 만나고, 어릴 때 모습 그대로인 친구를 만나면서 이들은 동판화 그림의 배경 속으로 빨려듭니다. 끝맺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를 상상하고 있자니 끝없는 밤의 세계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하세가와는 어디로 사라졌으며 이들은 어디에 다녀온 것일까요. 다섯 명이 돌아가며 하는 이야기는 끝으로 가면서 퍼즐이 맞춰지듯 서서히 맞물립니다. 처음에 느낀 오싹함은 갈수록 약해집니다. 이야기는 끝까지 서늘한 기운을 풍기지만 차츰 익숙해지는 밤의 세계가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겠지요.

어디로든 통하는 밤이라는 공간을 생각해봅니다. 동판화 작가인 기시다가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들어가곤 했던 암실이 떠오르네요. 그가 어둠 속에서 보았던 것들이 환상인지 실재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암실에 자리를 잡고 완전한 암흑에 휩싸인 채로 감각이 활짝 열리는 그 순간을 상상할 뿐입니다. 무한히 확장되는 공간 속에서 어디로 갈 수 있을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그 곳에 가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겠지요. 책을 읽는 동안은 밤이라는 익숙한 시간대를 공간이라는 개념으로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세계는 늘 밤이라고 속삭이는 '그녀'가 언젠가 눈앞에 나타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습니다.

 

봄바람이 꽃을 흩뜨리면 꾸는 꿈은
깨고서도 여전히 가슴 설레는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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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이는 친구가 많아요 아기 물고기 하양이 시리즈 8
하위도 판 헤네흐턴 글.그림, 서남희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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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이 시리즈 중 여덟 번째 이야기예요.
하양이가 친구들과 노는 내용을 귀엽게 그리고 있어요.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며 즐겁게 노는 아기 물고기 하양이가
장난끼 다분한 우리 아이 같아서 웃음이 납니다.

하양이는 친구가 많아요.
거북이, 금붕어, 달팽이, 불가사리, 게, 문어 그리고 새우까지!
하양이는 금붕어와 술래잡기를 하고 달팽이와는 코로 뽀뽀를 해요.
불가사리 가족과는 기차놀이를 하고 문어랑은 물방울 놀이를 해요.

하양이는 한 친구만 콕 집어서 놀지 않아요.
만나는 모든 친구와 함께 놀지요.
자기가 하고 싶은 놀이만 하자고 강요하지도 않아요.
친구와 할 수 있는 놀이를 찾아서 재미있게 노는 방법을 알고 있어요.
언제나 같이 놀 친구들이 많아서 하양이는 날마다 행복하대요.

아이가 하양이와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보더니 어린이집 친구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네요. 친구들이 생각나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어린이집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어린이집에 가고 싶다고 하고 주말에는 친구들이 보고 싶다고 해요. 몇 달 전 어린이집에 처음 보내면서 걱정했던 게 괜한 것이었구나 싶네요. 아이는 친구들과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면서 친밀한 감정을 쌓아 가겠지요. 아기 물고기 하양이처럼 배려와 우정이라는 감정을 차츰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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