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데서 온 손님 - 함께 살아가기

먼 데서 온 손님 ㅣ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32
안트예 담 글.그림, 유혜자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7년 9월

갑자기 집이 사라진다면?
오갈 데가 없어서 낯선 사람의 집에 살게 된다면? 
이런 생각은 하기만 해도 무섭네요.
이 책은 리산더와 생쥐 가족의 갑작스러운 만남과 서로에게 적응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어쩌다가 낯선 이를 받아들이게 된 생쥐 가족은
손님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라 리산더를 경계하고 예민하게 굴어요.
하지만 누구라도 그럴 것 같아요. 
손님을 재울 공간도 없고 식량도 넉넉하지 않은 상태라면 더더욱이요.
그런데 리산더는 어떨까요?
군식구가 되어 눈치밥 먹는 신세가 그리 즐겁지는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리산더는 생각보다 차분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네요.

리산더는 생쥐들의 쌀쌀맞은 태도에도 주눅들지 않아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 대견해요.
쓰지 않는 욕조에 흙을 채우고 심은 씨앗이 아름다운 식물로 자랐어요.
흙을 들여와 집안을 더럽힐까 걱정했던 생쥐들도 이제는 기뻐하지요.
어두운 공간이 환하게 밝혀진 이 풍경이 마음에 들어요.

짧은 내용 안에 배려, 이해, 그리고 난민 문제가 잘 어우러진 것 같아요.
작가는 아이들이 어리다고 국제난민, 기아, 전쟁 문제에 대해 생각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지요.
난민들의 모습을 보게 되면 아이들은 왜 집이 없는지 궁금해할 거예요.
그럴 때 난민이 왜 생기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주면 좋겠죠.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는 책이란 생각이 들어요.
책 속에 숨어 있는 카팅카의 인형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놀이가 될 것 같네요.

누구일까? 동물친구 - 관찰력과 표현력을 동시에!

누구일까? 동물 친구 ㅣ 우리 아이 처음 자연관찰 1
김현좌.마야 지음, 일냄 기획 및 구성 / 이룸아이 / 2017년 8월

<누구일까? 동물친구>는 생김새도, 울음소리도 모두 다른 동물들이 가득한 책이에요.

이 책에는 50종류의 동물이 나온답니다.

아기 때는 사진만 보고 3, 4 세 때는 엄마가 읽어주는 동물의 특징을 듣고

글씨를 읽을 수 있게 될 때는 직접 읽으면서 수수께끼를 맞히면 될 것 같아요.

책에는 동물의 한 부분이 담긴 사진이 먼저 나와요.

특징도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고 초성글자와 영어 단어도 나와요.

다음 장에서 동물의 전체적인 모습이 담긴 실감나는 사진을 볼 수 있어요.

고양이가 나오는 부분을 보면서 "야옹야옹, 사뿐사뿐! 누구일까?" 했더니

아이가 바로 "고양이!"라고 대답하네요. 이건 너무 쉽죠?

사실 4세 정도 되면 웬만한 동물들의 이름은 다 알게 되죠.

아주 아기가 아닌 아이들에게 이 책은 동물들의 특징을 좀 더 자세히 알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자연 속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 동물들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어 더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이 사진을 보면서 관찰력을 기를 수 있겠지요.

책 뒤편에는 여러 가지 퀴즈가 실려 있어요.

동물들의 꼬리, 무늬, 발 등을 맞히기도 하고 미로찾기, 다른그림 찾기를 하면서 놀 수도 있죠.

동물이 들어가는 속담도 나오는데 빈칸에 들어갈 동물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특히 동물들의 특징을 재미있게 표현한 문장이 많아 참 마음에 들어요.

의성어, 의태어가 풍부한 책이라 표현력도 기를 수 있을 것 같네요.

우리 옷 고운 옷 한복이 좋아요 - 아름다운 우리의 옷

우리 옷 고운 옷 한복이 좋아요 - 한복 이야기 ㅣ 노란우산 전통문화 그림책 3
김홍신.임영주 글, 김원정 그림 / 노란우산 / 2016년 7월

추석이 다가옵니다.
어릴 때에는 명절이 정말 좋아서 그날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예쁜 한복을 입고 친척집에 가서 사촌들과 재미있게 노는 날이었거든요.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은 밤늦도록 웃으며 뛰어놀았었죠.
그때의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떠오르네요.

<우리 옷 고운 옷 한복이 좋아요>는 명절, 잔치나 생일 같은 특별한 날에 입는 한복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원이 할머니의 칠순 잔칫날에 아이들이 한복을 입으며 벌이는 소동을 통해
한복에 대해 흥미를 갖게 하고 한복 입는 법을 알려주는 재미있는 책입니다.

한복을 어떻게 입는 줄 몰라 우왕좌왕하던 아이들이 엄마의 도움으로 한복을 갖춰 입었습니다.
머리를 땋아 댕기를 드리고 두루마기를 입은 원이는 조바위를 썼고
까치두루마기를 입고 전복을 걸친 건이는 남바위를 썼습니다.
한복을 잘 갖춰 입으면 눈이 내리는 날씨에도 춥지 않지요.
알록알록 예쁜 한복을 입은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고 앙증맞습니다.

칠순을 축하하는 자리가 정말 흥겨워 보입니다.
모두가 한복을 차려입은 모습이 참 곱습니다.
여러 나라의 전통의상 중에서 한복이 가장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 건 저만이 아닐 것 같네요.
책의 뒷편에는 한복에 대한 설명과 한복 입는 법이 나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그림을 보고 직접 한복을 입어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네요.

내 친구 꼬마 벌 - 따뜻해진 도시

내 친구 꼬마 벌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195
앨리슨 제이 지음, 김영선 옮김 / 국민서관 / 2017년 8월

소녀가 벌을 타고 날고 있어요. 뭘 뿌리고 있는 걸까요?
제목에는 '꼬마 벌'이라고 돼 있는데 벌이 꽤 커 보여요.
아니, 아주아주 크다고 해야겠죠.
이 친구들이 무엇을 하는지도 궁금하고 벌이 커진 이유도 궁금하네요.

사실, 벌은 작았어요. 데이지와 함께 살기 전까지는요.
배고픈 벌이 데이지의 집에 들어와 설탕물을 얻어 먹고 간 날이 있었어요.
힘차게 날아갔는데 그만 거센 비바람을 만났지 뭐예요.
그래서 꼬마 벌은 데이지에게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어요.

데이지는 돌아온 벌의 털을 말려주고 설탕물을 먹이고 소중히 대했어요.
꼬마 벌은 데이지와 즐겁게 지냈고 쑥쑥 자랐답니다. 
즐겁기만 한 날들이 이어졌지만 꼬마 벌은 들판이 그리워졌어요.
그래서 데이지를 태우고 도시를 벗어나 들판으로 날아갔지요.
거기서 뭘 했을까요?
둘은 양귀비, 민들레, 엉겅퀴, 박하 등의 씨앗을 엄청나게 모은 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도시 곳곳에 꽃씨를 뿌렸어요.

가을바람이 불자 꼬마 벌은 떠났고 해가 바뀌었어요.
그런데 뭔가 변한 것 같아요.
소녀가 사는 마을은 더이상 삭막하지 않아요.
회색 도시는 꽃향기 가득한 알록달록한 도시가 되었어요.
두 친구가 이룬 변화가 정말 놀랍네요.
벌과 나비와 새들이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이 곳에 살면 정말 좋겠죠.
이제 곧 데이지는 꼬마 벌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이 책에는 새를 만나는 윗집 소년도 나와요.
생명을 소중히 하는 소녀와 소년이 친해지는 장면들이 참 정겹고
맞은편 건물에 사는 사람들의 다양한 활동을 보는 것도 즐거워요. 
마을 사람들 모두가 활력있는 도시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이제 사람들은 한층 따뜻해진 도시에서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것 같네요.

반짝 반짝, 오늘 - 다 괜찮아

반짝반짝, 오늘 - 행복 강아지 이야기. 셋
다은 지음 / 물빛 / 2017년 9월

정겨운 분위기가 흐르는 표지 그림이 참 예쁩니다. 행복 강아지 늉과 친구들은 하루를 어떻게 보냈을까요.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는 중일까요. 멋진 노을을 감상하고 있는 친구들의 뒷모습에서 편안함이 묻어납니다. 

이 책은 '행복'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행복 강아지가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슬며시 알려 주지요. 슬플 때나 기쁠 때, 지칠 때나 피곤할 때 곁을 지키는 귀여운 존재가 있다고 생각해볼까요. 책을 넘기며 '늉'이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다보니 이런 행복 강아지와 함께라면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맑다가도 흐리고 비가 오는 날씨처럼 우리 마음도 그렇게 수시로 변합니다. 그러나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적절하게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때로는 업무때문에, 때로는 사람때문에 힘들어지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반짝이는 오늘이 있으니 기운을 내자고 말하고 싶네요.

다 괜찮다고, 잠시 쉬라고 이야기하는 따뜻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려고 합니다. 너의 우산이 되어 주겠다는 늉이의 한 마디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건 저뿐만이 아닐 것 같네요.
소녀 감성을 되살리는 감성에세이를 보며 매일같이 마주 할 '오늘'을 생각해봅니다. 반짝 반짝한 오늘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오직 나뿐이라는 사실! '고쳐가고 묶어가고 다듬어가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면 어느새 행복을 느끼고 있을 것만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