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친절한 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 : 고대 가요.향가.고려 가요 편 이토록 친절한 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
하태준 지음 / 다산에듀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대 시'라는 말을 들으면 '황조가'가 떠오른다. 글 몇 줄에 담아낸 애틋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니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시를 읽으며 내용에 얽힌 인물들을 떠올려본다. 정치적인 이유로 혼인했을 한나라 여인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유리왕, 다른 나라의 왕비가 되었지만 멸시받으며 살았을 치희, 왕의 마음을 나눠 가지며 계속 불안했을 화희의 마음을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유리왕이 치희를 떠나보내고 돌아와서는 어떻게 살았을까. 그 뒤로 화희는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을까.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이렇게 저렇게 계속 상상하게 된다.

사랑 때문에 마음을 태우며 살았던 고대 사람들이 어쩌면 이렇게 우리 모습과 똑같은지. 몇 천 년이 지나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쩌지 못하는 우리를 그들은 상상이나 했을까. 까마득한 옛날에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을 문학 작품을 통해 들여다볼 때마다 참 신기하다. 몇백 년에서 몇천 년의 시간을 거쳐 살아남은 아름다운 문장들이 참 친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사랑은 물론 우애, 의리, 존경의 마음까지 담고 있는 시가가 이렇게 조금이나마 남아 있다는 게 다행스럽다. 고대 가요, 향가, 고려 가요는 역사서와 더불어 우리 땅에 살았던 사람들이 겪었던 일, 느꼈던 감정 등을 담은 귀중한 자료인 동시에 상상력의 원천이 되기도 하니 말이다.

문학 시간에 시가를 배울 때도 재미있었지만 시간이 많이 흘러 다시 보아도 여전히 재미있다. 섬세한 그림과 상세하면서도 쉬운 해설을 보면서 감성이 풍부했던 그때를 생각한다. 박학다식한 문학 선생님은 설명도 참 재미있게 하셨는데. 다시 돌아간다면 문학 수업만 다시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옛 언어를 해석하면서 사라진 시가들을 안타까워했던 그 시절을 생각하니 흐뭇하기도 하다. 앞으로 그 마음만은 잊지 말아야겠다 싶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우리 문학을 아끼면서 우리 곁에 머물고 있는 아름다운 옛 문장들을 잘 보존해나갔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문득 아름다운 것들을 봐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저자는 꿈꿔왔던 곳을 10년에 걸쳐 가보기로 한다. 일일이 계획을 세울 필요도, 어학 공부를 따로 할 필요도 없이 그냥 신청만 하면 되는 패키지 여행을 통해. 아마 떠나기 전에는 몰랐을 것이다. 가족, 연인들 속에서 혼자 다니면서도 여행의 즐거움을 그토록이나 온전히 즐기게 될 줄은.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마스다 미리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에세이를 들여다보고 있자니 여행에 대한 꿈이 점차 커져가는 느낌이 들었다.

책에는 짐 꾸릴 때 참고할 만한 내용과 여행지에서 특별히 봐두면 좋을 풍경, 음식 등이 나온다. 이곳에 가게 된다면 꼭 들르고 싶은 장소와 먹어 봐야겠다 싶은 음식에 표시를 해가며 읽었다. '하르스타드에서 오로라를, 몽생미셸 맞은편에서 몽생미셸의 전체적인 모습을 바라보고 '악마의 목구멍'이라는 이구아수 폭포를 보러 가야지. 코펜하겐에서는 잠시 쉴 때 시나몬 데니쉬와 커피를 먹고, 슈투르가르트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글루바인을 마시면 좋겠다. 일행과 정답게 이야기 나누며.' 이런 생각을 하면서 즐겁게 책장을 넘겼다. 글 중간에 나오는 만화를 읽는 것도, 여행지에서 사온 기념품을 보는 것도 재밌었다. 여행 노트에 대한 내용이 나올 때는 예전에 쓴 여행 노트를 들고 와서 들춰보며 잠시 추억에 젖기도 했다. 아무리 시간이 흘렀어도 글을 보면 그때의 기분이 생각나니 참 신기한 일이다.  

자유 여행이나 패키지 여행이나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동안 자유 여행만을 했던 이유는 어떤 사람들을 만날지 모른다는 데 대한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다. 편리하게 다닐 수 있는 대신 정말 성격이 안 맞는 사람을 만나면 불편할 수 있으므로. 정확하게는 개인적인 질문을 퍼붓는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저자가 패키지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며 적절히 친밀하게 지낸 뒤 산뜻하게 헤어지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서로 배려하면서 예의를 지키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패키지 여행이 얼마나 즐거울까. 보고 싶었던 풍경을 보고 마음 무거워지는 일 없이 오로지 새로운 곳에만 집중하면 되니 말이다.

그래도 언젠가 혼자서 여행을 하게 된다면 패키지 여행을 이용해보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항공권을 구하고 일정을 짜는 게 정말 귀찮아지니 어쩌면 나에게 잘 맞을 수도 있지 않을까. 어떤 사람과 일행이 되든 기분이 좋고 나쁠 일을 미리 점치지 말고 여행하는 데 집중한다면 저자보다도 더 즐겁게 여행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마도 그때는 오랫동안 꿈꿨던 오로라를 보러 갈 때가 되지 않을까 한다. 한 번뿐인 인생,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언제나 유쾌함을 선사하는 마스다 미리. 다음엔 어떤 이야기로 찾아올까. 여행기를 만화로 그린다면 정말 재미있지 않을까. 괜히 혼자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랜 시간, 다정한 문장 - 카피라이터의 시선에 포착된 마법 같은 문장들
이시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카피라이터는 짧은 문장에 많은 것을 담아낸다. 예전에 그들에게 기발한 생각이 퐁퐁 솟아나는 샘이 있지 않을까 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시선을 붙들고 마음을 끌어당기는 문장을 만드는 사람들을 여전히 동경하고 있다. 이 책은 문장의 힘을 믿는다는 카피라이터 이시은 씨의 두 번째 에세이집이다.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친 문장들, 살면서 가슴에 담은 문장들을 생활 속에 녹여냈다. 광고 나레이션, 드라마 대사, 소설 속 문구, 좋아하는 작가의 편지글에서 문장을 얻어 현재를 살아갈 힘을 내는 모습이 잔잔히 전해진다.

글 한 줄이 어떻게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수 있을까. 그것은 글을 읽을 때의 상황과 기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마음이 울리게 되는 순간을 맞이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사람마다 가슴에 품고 사는 글귀는 그래서 모두 다르다. 슬플 때, 아플 때 떠올리고 위안을 얻을 문장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살아갈 의미를 먼 곳에서 찾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언제든 떠올릴 수 있는 문장, 힘들 때 더 위로가 되는 문장은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다.

걱정 많고 소심한 저자에게 텔레비전 속 사람들이 말을 건넸다. 두려움을 위해 건배, 라고. 두려움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혼자만이 아님을 느낀 순간 그는 안도했을 것이다. 앞으로도 두려우면 그저 두려워하겠지. 두려움을 애써 떨치려 하지 않고 그 감정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살아나갈 작가처럼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가릴 것은 가려가면서. 지나친 걱정과 쓸데 없는 집착에서 벗어나 편안한 마음으로 지낸다면 여유로운 마음으로 좀 더 세상을 부드럽게 바라볼 수 있을 듯하다.

단 한 줄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저자는 그 한 문장을 내보내기 위해 수없이 많은 문장을 모았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그 수고를 짐작했다. 그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장들에 모든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을까. 그 속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나누는 이야기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마음을 들뜨게 하고 가라앉히기도 하고 따뜻하게 하고 적당히 식히기도 하는 것. 문장의 힘이란 그런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 발로 만나는 우리 땅 이야기 1 - 서울 두 발로 만나는 우리 땅 이야기 1
신정일 지음 / 박하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은 6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조선을 건국할 때 고심해서 고른 제일 가는 명당이다보니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서울은 아직도 아름다운 곳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데다 큰 강이 흐르는 도시를 수도로 가진 나라는 드물다고 하니 외국인들이 서울을 아름다운 도시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겠다.

이 책에는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궁궐, 성곽길, 한강, 근대 유적과 풍속까지 아우르는 내용에 옛날 서울의 모습이 새삼 궁금해진다. 남자 어른 키를 넘지 않는 낮은 담장, 기와와 초가를 인 지붕들, 저 멀리 보이는 궁궐의 모습까지. 사람들이 입고 다녔을 옷과 먹었을 음식과 지금과는 조금 달랐을 말씨도 궁금하기는 매한가지다. 개화기 이전까지 별로 변화가 없었을 그 풍경이 눈앞에 그려진다. 높은 산에 올라 바라보는 도성의 풍경은 참 평온하고도 아늑했겠구나. 몇 점 그림으로만 남아 있는 과거 서울의 모습은 지금과는 너무나도 달라 조선 초기에 살던 사람들이 보면 까무라치지 않을까.

문화사학자이자 도보여행가인 작가가 들려주는 서울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이 도시의 구석구석을 걸어다니고 싶어진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남아 있는 문화재들과 궁궐들을 찬찬히 살펴보고 서울을 둘러싼 산들에 올라도 보고 한강을 따라 걸으며 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역사의 흐름을 느껴봤으면 좋겠다. 찬란한 시절과 암담한 시절을 겪어내며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는 우리의 수도, 서울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후대에 전해줄까. 우리의 삶이 모여 이룰 역사가 내심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녀 이름은
조남주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흔하게 일어나지만 겪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리 즐거울 것 없는 일이 이렇게나 많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지 못한 일들은 이보다 훨씬 많을 테지만 말이다. 여성으로 살아가기가 힘들다 느껴지지 않을 때가 언젠지 정확히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요즘에는 예전에 비해 여성들에게 일어나는 부당한 일들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시도가 계속되어 여성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본다. 자신이 당하는 일이 잘못 되었다 느끼지 못한다면 잘못을 말하는 사람을 이상하게 보게 되기 때문이다.

단편집에서 유난히 눈길을 끈 작품들은 기혼자들의 이야기로, 공감이 많이 되었다. 결혼을 할 때부터 시작되는 뭔지 모를 불편함, 이혼을 결심하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보며 미혼인 여성들이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면 보다 현실적인 부분을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기 위해 하는 결혼을 이왕이면 행복하게 유지하고 싶다면 자신과 맞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찾기를 권유하고 싶다. 결혼생활은 두 사람이 서로 맞추어가며  이루는 것이지 한 사람의 희생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님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이 세상에는 여자와 남자가 함께 존재한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동등하게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권력으로 누군가를 억누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것은 사람 대 사람의 경우에는 물론, 남성 대 여성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우리 사회는 아주 조금씩 변화를 맞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한 세대가 지나면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나리라 믿는다. 모두가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품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