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읽는 시간 - 도슨트 정우철과 거니는 한국의 미술관 7선
정우철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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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란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른 의견을 내겠지만 저자는 어려운 무엇이 아닌,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 말한다. 화가의 삶을 알고 작품을 바라볼 때 폭넓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그가 한국의 미술관과 화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중섭 화백의 삶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프지만 좋아하는 화가라 먼저 읽었다. 이중섭이 일본에 있는 가족에게 쓴 편지는 지금까지 각기 다른 지면으로 몇 번이나 읽었는데 볼 때마다 눈물이 맺힌다. 그토록 다정한 사람이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고통은 얼마나 컸을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림을 놓지 못했던 것은 괴로움을 잊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그가 죽기 직전 그린 <돌아오지 않는 강>에는 그립고 외로운 마음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보고 있자니 그저 먹먹하다.

동양의 전통과 서양의 양식을 조화롭게 매만져 추상화로 표현한 김환기, 불안과 공포 등 모든 것을 물방울로 용해시키며 평안과 평화를 바랐던 김창열, 우둘투둘한 질감이 독특한, 한국적인 그림을 남긴 박수근, 그림과 글에 능했지만 시대를 앞선 생각과 개인적인 사건으로 사람들에게 외면받은 나혜석, 세상 사람 모두가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세상을 꿈꿨던 이응로 등 책에 실린 화가들의 삶을 알게 될수록 그들의 그림이 새삼 달리 보인다. 책에는 환기미술관,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이중섭미술관, 양구국립 박수근 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 나혜석기념홀, 이응로 미술관이 차례로 나온다. 시간을 내어 소개된 미술관에 들러 오래도록 머물고 싶다. 제주도에 여행가면 가볼 곳이 두 군데나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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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6 - 터무니없는 거짓말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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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1권이 나왔을 때 친구가 재밌다고 했던 게 기억난다. 얼마 전에 6권이 나온 걸 보고 인기가 많은 걸 보니 재미있겠다 싶어서 책을 펼쳤다. 북극에 폭풍이 몰려오자 사람들이 모여 끝없는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으로 시작해 크리스마스 파티에 멀쩡한 집을 날리는 내용으로 끝나는 책을 읽으며 몇 번을 킥킥댔는지 모르겠다. 젊을 때 그린란드를 여행하다가 그곳의 매력에 빠져 16년이나 머물렀다는 작가가 어떻게 지냈을지 상상이 되어 흥미로웠고 너무나 추운데다 겨울에는 해가 뜨지 않고 여름에는 해가 지지 않는 날이 계속되는 곳, 이웃을 만나려면 개 썰매를 타고 오랫동안 달려야 하는 곳에 도대체 무슨 매력이 있는지 살피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한 명 두 명씩 이곳을 찾는 이유가 분명 있을 테니 말이다.


사냥꾼들의 삶을 그린 내용이니만큼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이야기에는 죽음과 고독이 빠지지 않지만 내용은 그리 어둡지 않다. 밤에 곰을 만나 죽을 위기에 처하고 향수병에 시달리고 우울증을 앓기도 하지만 이들에게는 삶을 긍정하는 북극의 인생관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는 사람들은 한데 모일 때마다 허풍과 거짓말을 섞어 이야기를 부풀리는데 이는 혼자 있을 때 느끼는 적막감을 상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든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고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의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 작가가 머물던 때에는 1년에 한 번 보급품을 싣고 오는 수송선이 세계와 유일하게 연결되는 통로였다고 하는데 그렇게 외따로 떨어진 곳에 살면 너무 외롭고 무섭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런 곳에서 지내다 보면 어떤 사람이든 소중해지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추위를 너무 많이 타서 북극에 사는 건 상상도 못하지만 언젠가는 그린란드로 여행을 가고 싶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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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몰리맨디 이야기 3 - 티 파티를 열어요 모든요일클래식
조이스 랭케스터 브리슬리 지음, 양혜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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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 줄무늬 원피스가 잘 어울리는 밀리몰리맨디 이야기예요. 벌써 3권이네요. 영국의 작은 시골 마을에 사는 소녀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전원생활을 상상하기도 하고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기도 하며 재미있게 읽었어요. 처음 표지를 볼 때부터 마음에 들었는데 책을 읽고 나서 더 좋아졌답니다. 책 내용이 좋은 건 물론이고 중간중간 실린 삽화가 1920년대 분위기를 잘 드러내고 있거든요. 작가가 직접 그렸다고 하는데 글과 그림 모두 재능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귀여운 책 표지를 넘기자마자 마을 지도가 나와요. 지도를 보면 등장인물들이 어디쯤 있는지 가늠할 수 있지요. 밀리몰리맨디가 새끼 고슴도치를 발견한 숲이 어딘지, 친구들과 함께 캐럴을 부른 대장간이 어딘지, 식료품 가게와 빵집은 어딘지 알 수 있어 책 내용이 더 잘 다가오는 것 같아요.


밀리몰리맨디와 친구 수전이 같은 날 찻잔 세트를 선물 받고 서로 티파티에 초대하려는 부분에서 웃음이 났습니다. 찻잔과 접시, 찻주전자와 설탕 그릇이 가지런히 담긴 귀여운 찻잔 세트를 보고 감탄하며 친구를 초대할 생각에 들뜬 소녀들이 모습이 상상되지 않나요. 어른들의 티파티를 보며 언젠가 자신들도 커서 티파티의 주최자가 될 생각을 했을 텐데 그 기회가 빨리 왔으니 얼마나 기뻤을까요. 빌리의 조언으로 둘 모두 준비한 차와 빵을 가지고 함께 모여 티파티를 하는 장면이 절로 그려집니다. 찻잔 세트 두 벌과 여러 가지 빵과 케이크를 나누는 친구들. 아이들의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티파티가 끝나고 시냇가에서 찻잔을 씻는 아이들을 보세요. 마무리까지 확실하게 하는 아이들이 기특하네요. 작가가 밀리몰리맨디 시리즈를 여섯 권 출간됐다고 하니 한국에서도 그만큼은 나오겠지요. 4권이 얼른 출판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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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는 칩칩칩 요리조리 사이언스키즈 9
세실 쥐글라.잭 기샤르 지음, 로랑 시몽 그림, 김세은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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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키즈 시리즈 9권째 책이에요. 감자에 관한 모든 게 담겨 있죠. 저는 감자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평소에 쪄 먹고 국을 만들어 먹고 각종 감자칩을 즐겨 먹어요. 집에 쟁여 놓는 건 기본이지요. 그래서 커다란 감자가 나온 표지를 보고 반가웠어요. 이 책은 프랑스의 어린이 출판사에서 생활밀착형 과학 교재로 만들어 아주 흥미로워요. 과학은 딱딱한 학문이 아니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과목이라는 걸 체득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만든 교육 방식에 따라 다양한 실험 방법, 요리 방법 등이 실려 있어요. 한 장씩 읽으면서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실험이 많아서 좋네요. 책을 다 읽고 나면 감자의 원산지, 감자로 만들 수 있는 음식, 녹말의 성질 등을 저절로 알게 되지요.


감자를 그늘에서 보관해야 하는 이유, 감자칩이 바삭바삭해지는 이유 등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어요. 아이에게 책을 줬더니 유치원 다닐 때 감자를 캤던 일을 이야기하네요. 저를 닮아서 감자를 좋아하는 아이라서 책을 반깁니다. 아이와 책을 보면서 감자에 빨대를 꽂는 실험을 했어요. 압력을 이용해 구멍을 뚫는 거지요. 이곳저곳 구멍을 뚫으며 신기해하는 아이와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과학은 어려운 게 아니지요.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이 어떻게 가공되고 어떤 성질이 있는지 살펴보기만 해도 그게 과학인걸요. 아이들이 과학과 친숙해졌으면 좋겠어요.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이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걸 알고 즐기면서 배웠으면 해요. 어려운 용어가 적힌 책 대신 이렇게 친숙하게 다가오는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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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멍냥 한자 7급 1 도전! 멍냥 한자
방콕고양이 지음, 이연 그림 / EBS BOOKS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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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와 글쓰기 실력을 키우려면 풍부한 어휘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알고 있는 어휘가 적은 데다 어휘를 적재적소에 쓰지 못한다면 논리 있는 글을 쓰는 데 어려움이 따르지요. 말하는 데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어휘를 습득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은 아주 중요합니다. 한국어는 여러 종류의 어휘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한자어가 상당수를 차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한자 공부를 시작한다면 책을 읽을 때는 물론, 글을 쓰는 데도 도움이 되겠지요. 이 책에는 한자 능력 검정시험 7급에 나오는 한자 50자와 어휘 193개가 실려 있습니다. 한 살이 안 된 강아지 멍이와 세 살 고양이 냥이의 일상을 그린 만화를 보면서 한자를 재밌게 익힐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멍이와 냥이를 줄여 제목에 넣었군요. 즐겁게 뛰어다니는 멍이와 냥이의 일상은 즐거워 보이네요. 아직 세상을 잘 모르는 멍이도 귀엽고 멍이에게 이것저것 알려주는 냥이도 귀여워요. 책에는 한자의 음과 뜻, 부수, 획순은 물론 비슷하게 생긴 한자들을 모아 놓은 공간도 있어요. 비슷한 글자를 여러 번 써본다면 헷갈리지 않겠지요. 한 바닥은 만화, 한 바닥은 한자를 풀이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한자 상식과 7급 문제도 중간중간 실려 있으니 꼼꼼히 보면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겠네요. 아이가 재미있게 읽고 어휘를 쉽게 익히기를 바랍니다. 한자를 좀 안다면 7급 책을 바로 읽고 잘 모른다면 8급 멍냥 한자를 먼저 읽는 게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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