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허풍담 6 - 터무니없는 거짓말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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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1권이 나왔을 때 친구가 재밌다고 했던 게 기억난다. 얼마 전에 6권이 나온 걸 보고 인기가 많은 걸 보니 재미있겠다 싶어서 책을 펼쳤다. 북극에 폭풍이 몰려오자 사람들이 모여 끝없는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으로 시작해 크리스마스 파티에 멀쩡한 집을 날리는 내용으로 끝나는 책을 읽으며 몇 번을 킥킥댔는지 모르겠다. 젊을 때 그린란드를 여행하다가 그곳의 매력에 빠져 16년이나 머물렀다는 작가가 어떻게 지냈을지 상상이 되어 흥미로웠고 너무나 추운데다 겨울에는 해가 뜨지 않고 여름에는 해가 지지 않는 날이 계속되는 곳, 이웃을 만나려면 개 썰매를 타고 오랫동안 달려야 하는 곳에 도대체 무슨 매력이 있는지 살피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한 명 두 명씩 이곳을 찾는 이유가 분명 있을 테니 말이다.


사냥꾼들의 삶을 그린 내용이니만큼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이야기에는 죽음과 고독이 빠지지 않지만 내용은 그리 어둡지 않다. 밤에 곰을 만나 죽을 위기에 처하고 향수병에 시달리고 우울증을 앓기도 하지만 이들에게는 삶을 긍정하는 북극의 인생관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는 사람들은 한데 모일 때마다 허풍과 거짓말을 섞어 이야기를 부풀리는데 이는 혼자 있을 때 느끼는 적막감을 상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든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고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의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 작가가 머물던 때에는 1년에 한 번 보급품을 싣고 오는 수송선이 세계와 유일하게 연결되는 통로였다고 하는데 그렇게 외따로 떨어진 곳에 살면 너무 외롭고 무섭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런 곳에서 지내다 보면 어떤 사람이든 소중해지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추위를 너무 많이 타서 북극에 사는 건 상상도 못하지만 언젠가는 그린란드로 여행을 가고 싶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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