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흑역사 - 세계 최고 지성인도 피해 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 현대지성 테마 세계사
양젠예 지음, 강초아 옮김, 이정모 감수 / 현대지성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리를 추구한다는 것은 제대로 된 논리체계, 누구에게도 공격 당하지 않을 수 있는 사고 체계, 이론 체계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실험에 집착하고, 해석에 집착하고, 자신의 논리를 무너뜨릴 수 있는 반례에 민감하다.

진리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진리 그 자체보다는 진리로 가는 단초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단초들을 그러모아 본다면 보물지도처럼 진리로 가는 길을 알게될꺼라고 믿는게 과학자들이다.

이 책은 그런 과학자들의 진리 추구기를 적었다.

과학자의 흑역사라는 제목이지만, 사실은 과학자의 고집불통 땡깡기가 더 맞지 않나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사고체계, 이론 체계, 더군다나 어떤 반례에도 공고하게 무너지지 않을 체계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사고나 이론이 틀렸다고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이 그랬고, 호킹이 그랬고, 베이트슨이 그랬다.

다들 자신의 분야에서는 석학으로 인정받고, 끝판왕으로 불리던 사람들이라 그런지 그들의 고집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 책에 나오는 다양한 사례를 보면서 배울 수 있겠다고 느낀점은 2가지였다.

하나는 그들의 자기확신이 그들의 성과를 만들어낸게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이론, 자신의 계산, 자신의 체계가 가장 정확하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남들의 반대와 남들의 의심을 모조리 설득하면서 자신만의 체계를 만들어냈다.

만약 그들의 자기 확신이 없었다면, 그들의 결과물도 없었을꺼고, 우리들이 지금 누리는 세상은 조금 늦게 왔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결과가 틀렸다거나 다른 방식, 해답, 설명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했을 것이다.

두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합리적이고 이해할 수 있는 증거로 설득하면 언젠가는 자신이 틀렸다거나, 혹은 더 나은 설명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어느 분야에서든 정점에 오른 사람이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거나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은 인정한다는 것은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왔던 많은 것을 스스로 무너뜨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후폭풍은 자신만이 아니라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까지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틀렸다는 선택지는 아예 생각의 경로에서 배제하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다양한 과학자들 모두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건 아니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과학자들이 자신이 잘못했을 수 도 있다는 것을 나중에는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것만으로도 그들은 굉장히 합리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학자들의 흑역사라고 했지만,

사실은 과학자들의 실수담, 과학자들의 땡깡기, 혹은 시대가 지난 후에 실수로 밝혀진 것들을 다 묶어서 엮은 책이다.

내용을 잘 구분할 필요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울 것들도 많았다.

책의 내용이 생각보다 어렵다.

그들 이론의 상세한 부분을 알아야 그들이 실수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론에 대한 설명도 꽤 많이 나오는 편이다.

그렇지만, 이론에 대한 설명이 아주 어렵지는 않아 이해하기 어려운 편은 아니었다.

다만, 천문학, 생물학, 수학, 화학, 물리학의 대표적인 실수? 땡깡? 역사? 등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 이론이 나오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는 편이었다.

그래도 읽어두면 어딘가에서든 써먹을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코로나 이후의 세상 - 트위터 팔로워 총 490만 명, 글로벌 인플루언서 9인 팬데믹 대담
말콤 글래드웰 외 지음, 이승연 옮김 / 모던아카이브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에 말콤 글래드웰 외 9명이라고 되어 있는데, 사실 이 책은 피터 멍크의 책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캐나다에서 운영 중인 팟캐스트 중 하나인 멍크 디베이트에서 진행했던 대담을 책으로 옮긴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책의 저자는 피터 멍크라고 봐야 한다는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일단 저자 논란은 이정도로 하고...

이책을 읽으면서 굉장히 좋았던 점은 인터뷰이가 굉장히 스마트한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우선 대담자로 나온 사람들의 주장과 관심사에 대해서 상세하게 알고 있고, 그것을 기반으로 많은 질문은 아니더라도 짧은 시간에 핵심을 찌르는 질문들을 해서, 대담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유려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했다.

여러 석학들이 나오고, 여러가지 예상과 기대와 두려움이 나왔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건 제일 첫 대담의 말콤 글래드웰이 이야기한 '가장 약한 고리'에 대한 은유. 아니 직접적 표현이었다.

예전에는 전혀 문제되지 않았던 것처럼 보였던 빈곤 국가들, 발전이 더딘 국가들이 코로나 시대에는 '가장 약한 고리'로서 전세계적 팬데믹을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key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의 시스템이 돌아가는 세상이었다면 '약한 고리'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거나, 무시하더라도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먼 곳의 이야기였지만, 팬데믹 시대에는 그 '약한 고리'는 전세계적 재난을 해결하지 못하게 병목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이전의 세상에서 우리가 무시해오고, 약탈하고, 착취했던 것들의 반대급부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그 외에도 안보의 측면에서 정부의 규모 측면에서, 사람들의 인식 측면에서 세상이 이전과는 다를것이라고 생각하는 석학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새겨들을만 하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이 지금과 완전히 다를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사람들과 만나는 것부터, 학교/직장에 가는 것, 물건을 주문하고 거래하는 방식, 여유시간을 보내는 방식 등등...

우리 주변의 것들이 많이 달라졌고, 달라져 가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 주변만 보고 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를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상이 변화하는 것에 맞춰 우리 삶도 변하기 때문이다.

국가 간의 알력다툼이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전개될 것이고, 기업이 인력을 고용하던 방식도 예전과는 달라질꺼다.

무역의 방식, 기술 발전에 대한 태도, 정치적 헤게모니가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전개될 것이고, 이것들은 우리들의 인생을 다른 형태로 끌고 갈 것이다.

우리는 시대의 흐름 속에 있기도 하지만, 세기에 한번 일어날까말까한 세상의 변화 속에 있다.

급한 사람들은 코로나 이전(B.C. / Before Corona) 과 코로나 이후 (A.C./ After Corona)로 세상을 나눠야 한다고도 이야기한다.

이런 세상의 변화를 예상하기 위해서는 우리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넓게 보는 석학들의 지혜를 한번 들어보는게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스타트 - 나를 완성하는 힘
닐 게이먼 지음, 명선혜 옮김 / 오도스(odos)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닐 게이먼 - 나무위키 (namu.wiki)

닐 게이먼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작가 홈페이지: Neil Gaiman

닐 게이먼은 나에게 '신들의 전쟁'으로 익숙한 작가다.

그리고, SF작가이지만 그래픽 노블 작가로도 유명하다.

그의 그래픽 노블 중에 '샌드맨 시리즈'가 걸작이라고 들었지만, 사실 읽어보지 못했다.



신화에 기반한 소설을 아주 좋아하는 내 취향상, 닐 게이먼의 '신들의 전쟁'은 엄청 재미있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런 상상력, 이야기꺼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항상 궁금했었다.

물론, 닐게이먼 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들의 소설을 읽을 때도 동일한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그의 에세이가 나왔다고 했을 때 꼭 읽어보고 싶었다.

닐 게이먼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생각했으며, 어떤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려서 이런 자리까지 올라오게 된걸까? 그게 너무 궁금했다.

이 책의 글은 아마도 닐 게이먼이 어느 대학에서 했던 졸업 축사? 연설?을 책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한글 번역과 영문 원본이 함께 게재되어 있으며, 짧은 연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서 페이지 당 내용은 한 두줄 정도만 들어가 있다.



솔직히 닐 게이먼의 글이 아니었다면, 책을 사는게 아까울뻔 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궁금했던 사람들은 이 글을 곱씹으면서 음미할 수 있을 것 같다.

내용을 자세하게 쓰기보다는 내가 느낀걸 쓰고 싶다.

인생에는 여러가지 길이 있고, 여러가지 선택이 주어지는데,

닐 게이먼은 그런 선택의 과정에서 '해야할 일' 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고, '알고 있는 일'보다는 '모르는 일'을 선택했다

현실을 외면하지는 않았지만, 현실 때문에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향해 가는 길을 잊어버리지는 않았다.

'글쓰기'가 진짜 원하는 일이었다면, 현실 때문에 다른 일을 하더라도 내가 가야 하는 산의 정상이 '글쓰기'라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거다.

산을 오르는 입구에서 조금 돌아가거나 조금 편한 샛길로 갈수는 있지만, 그래도 내가 가야하는 산의 정상이 어느 방향인지 언제나 확인하고 기억하면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는 거였다.

난 이 비유가 참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 비유대로 하려면 내가 가고 싶은 산의 정상이 어딘지를 알아야 한다는 전제를 충족해야 한다.

문제는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던 내 나이대의 학생들은 자기가 가고 싶은 산의 정상이 어디인지를 잘 모른다. 그걸 생각할 시간도, 기회도 없었기 때문에 ...

그 부분이 씁쓸했다.

닐 게이먼은 어린 시절 '글 쓰기'를 자기가 가야할 산의 정상이라고 생각했고, 그걸 위해서 여러가지 선택들을 해왔고, 결국 결과물을 얻었는데,

난 아직도 내가 가야할 산의 정상이 어딘지를 모른다.

그게 아마도 나와 닐 게이먼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그의 상상력이나 기발함, 방대한 지식이 부러운게 아니라 '어디로 가야할지' 알았던 그의 어린 시절이 부러웠다.

닐 게이먼의 말이나 여러 선현들의 말씀처럼

인생의 진리는 단순하다 못해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하고,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인 것 같다.

나이가 들어서야 이 사람의 글에 그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렌디한 대화를 위한 지식 키워드 164
임요희 지음 / 문학세계사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본적으로는 상식 사전에 가깝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시험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의 상식이 아니라, 최근의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을 알려주는 책에 가깝다.

뭔가를 공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대화를 할 때 어줍짢게 말하지 않도록 기본 상식을 갖추기 위한 목적에 충실하게 정치, 경제 뿐만 아니라 문화에 해당되는 내용들, 신조어에 대한 내용,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는 이야기들도 많이 나오는 편이라 읽기에 어려움이 없다.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메갈리아'에 대한 설명이었다.

메르스 시절, 디시인사이드에 있었던 메르스 갤러리에서 시작되어, 페미니스트들의 반격으로 메갈리아가 또다른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을 시간 순서에 따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이처럼 하나의 사안에 대해 단순하게 그 내용만 이야기하고 끝내는게 아니라 어떻게 그 용어가 그런 의미를 가지게 되었는지 그 배경에 대해서 나름 상세하게 설명해주려고 하는 시도들을 많이 하고 있었다.

책은 크게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에서는 사회상황과 관련된 용어들을 다루고 있다.

빵셔틀이라던지, 딜레탕트, 토착왜구, 바넘 효과, 병맛 등 학문적인 용어들과 인터넷 용어들이 혼재되어 있다.

그렇지만, 그 용어들을 통해서 지금 현재 사회에서 어떤 것들에 대해서 관심이 집중되어 있고, 대중들이 이야기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다.


Part 2는 역사와 문명에 대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사적유물론, 후추무역, 동북공정, 갑오개혁, 난징대학살 등 우리가 소위 말하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내용들을 간략하게 다루고 있다.

그리고, 2021 미얀마 시위, 2021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 미래의 역사가들이 중요하게 다룰 수 있는 최근의 사건들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내용의 정확성과 관점이 얼마나 중립적이고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중립적이고 정확한 사건의 흐름을 기술하려고 노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Part 3은 문화 예술 건강 레져와 관련된 내용들을 다루고 있었다.

사실 이 파트가 나름 재미있는 분야였다.

가상현실, 어스, 메타버스, 증강현실 등 가장 최신의 이야기를 다루기도 하면서, 의식의 흐름, 산해경, 팬픽, 야오이, 움라우트 같은 일반적인 상식사전에서는 다루지 않는 내용들도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19금이나 아미, OTT, 매그넘포토스 같은 문화 분야에서 많이 이야기되는 내용들도 다루고 있어, 여기저기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때 대화꺼리가 될만한 상식을 쌓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Part 4는 정치 경제 관련 내용이다.

일반적인 내용도 있겠지만, 리먼 브라더스 쇼크나 펀더멘털 모멘켐, 뉴딜, 종부세, NFT, 패닉바잉, 뉴노멀 등 최근의 경제 관련 내용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유익했다.

익히 아는 내용들이기는 했지만, 간략하게 그 내용들을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유익한 점이 보였다.

Part 5는 철학, 과학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사실 과학 용어들은 용어의 단순성에 비해 내용이 심오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많다.

리좀, 랑그와 빠롤, 상상계/상징계/실재계, 초끈 이론, 오컴의 면도날 등 과학, 철학계에서 이야기하는 다양한 개념들을 간략하게 정리하는 차원에서 꽤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았다.

예전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이다보니, 새로운 용어, 새로운 개념, 새로운 시도들이 매일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뒤쳐지면 따라가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는 이런 책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이런 책처럼 최근에 유행하는 용어들, 알아야만 아는척 할 수 있는 용어들을 정리해서 보여주는 책이 유용해지는 것 같다.

특히, 단순히 용어에 대해 한줄로 설명하는게 아니라 그 배경과 히스토리까지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유용함을 넘어서 교양을 쌓는데 조금 이상의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랜드는 어떻게 아이콘이 되는가 - 성공으로 가는 문화 마케팅 전략
더글라스 B. 홀트 지음, 윤덕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브랜드라는 것은 다루기 어려운 장난꾸러기 같은 무언가다.

브랜드라는 것을 만들어내기 위한 표면적인 재료들은 공식처럼 존재한다.

근데, 정작 브랜드가 생명력을 가지도록 하는 것은 공식이 아닌 예술의 영역 혹은 우연의 영역에 존재한다.

내가 의도한 대로, 구상한 대로 대중들이 생각해주는 브랜드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러가지 재료들로 내가 의도했던 것을 알고 있음에도 대중들은 장난꾸러기처럼 그와는 정반대, 전혀 상관없는 무언가로 브랜드를 인식한다.

그래서 매번 우리 브랜드에 대해서 고객, 대중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우리가 의도한 대로 메세지가 잘 전달되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확인하고, 다시 광고하게 된다.

그래서 브랜딩은 어렵다.

그래서 브랜딩은 오히려 우연의 산물로 얻어걸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저자는 브랜딩 모델을 4가지로 구분해서 제시하고 있다.

바이럴 브랜딩, 감성 브랜딩, 마인드 세어 브랜딩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브랜딩의 공식들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 브랜드를 떠올리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때문에 공식처럼 어떤 활동들을 하고, 성과를 측정하고, 다시 활동을 해서 성과를 만들어 내는 사이클을 돌리게 된다.

근데, 공식은 존재하는데, 성과는 담보되지 않는다.

공식에 따라 움직이기는 하는데, 성과는 매번 달라지고, 성공보다는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아진다.

그 많은 브랜드 중에 아이코닉 브랜드(Iconic Brand)가 되는 경우는 거의 운에 가깝다.

아이코닉 브랜드가 되고 싶은 브랜드는 많은데, Iconic Brand가 될 수 있는 정석은 없다.

근데, 저자는 10여개의 아이코닉 브랜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에 대해 연구하면서 마인드 세어 브랜딩과는 다른 문화 브랜딩의 공식을 제시한다.

단순히 브랜드 자체에 국한되는 공식이 중요한게 아니라, 사회, 문화, 경제적 맥락 속에서 어떤 신화와 연결시키고,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가치와 연결시킬 것인가에 따라서 아이코닉 브랜드가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설명만 들으면 무언가 혼란스러운 내용들이다.

그렇지만, 저자의 여러 브랜드에 대한 연구들을 보면 그 내용이 나름의 설득력을 가진다.

특히, 멕시코의 싸구려 코로나 맥주가 어떻게 평화로운 여유 라는 가치와 연결되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가 되었는지에 대해 차근차근 연구한 결과들을 보면, 단순히 브랜드 자체에 대한 노력보다는 그 당시 사회적 분위기, 가치, 정치적 상황과 어떻게 어우러져 신화를 구축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이 연구결과들을 기존의 브랜드 컨설팅에 어떤 방식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우리 브랜드가 어떻게 아이코닉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 것은 많이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런 방식으로 브랜드에 대해 접근하고 브랜드의 가치를 측정하고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매우 가치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에 대해 고민하고, 궁금한 점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읽어볼 가치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