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추구한다는 것은 제대로 된 논리체계, 누구에게도 공격 당하지 않을 수 있는 사고 체계, 이론 체계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실험에 집착하고, 해석에 집착하고, 자신의 논리를 무너뜨릴 수 있는 반례에 민감하다.
진리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진리 그 자체보다는 진리로 가는 단초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단초들을 그러모아 본다면 보물지도처럼 진리로 가는 길을 알게될꺼라고 믿는게 과학자들이다.
이 책은 그런 과학자들의 진리 추구기를 적었다.
과학자의 흑역사라는 제목이지만, 사실은 과학자의 고집불통 땡깡기가 더 맞지 않나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사고체계, 이론 체계, 더군다나 어떤 반례에도 공고하게 무너지지 않을 체계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사고나 이론이 틀렸다고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이 그랬고, 호킹이 그랬고, 베이트슨이 그랬다.
다들 자신의 분야에서는 석학으로 인정받고, 끝판왕으로 불리던 사람들이라 그런지 그들의 고집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 책에 나오는 다양한 사례를 보면서 배울 수 있겠다고 느낀점은 2가지였다.
하나는 그들의 자기확신이 그들의 성과를 만들어낸게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이론, 자신의 계산, 자신의 체계가 가장 정확하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남들의 반대와 남들의 의심을 모조리 설득하면서 자신만의 체계를 만들어냈다.
만약 그들의 자기 확신이 없었다면, 그들의 결과물도 없었을꺼고, 우리들이 지금 누리는 세상은 조금 늦게 왔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결과가 틀렸다거나 다른 방식, 해답, 설명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했을 것이다.
두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합리적이고 이해할 수 있는 증거로 설득하면 언젠가는 자신이 틀렸다거나, 혹은 더 나은 설명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어느 분야에서든 정점에 오른 사람이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거나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은 인정한다는 것은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왔던 많은 것을 스스로 무너뜨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후폭풍은 자신만이 아니라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까지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틀렸다는 선택지는 아예 생각의 경로에서 배제하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다양한 과학자들 모두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건 아니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과학자들이 자신이 잘못했을 수 도 있다는 것을 나중에는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것만으로도 그들은 굉장히 합리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학자들의 흑역사라고 했지만,
사실은 과학자들의 실수담, 과학자들의 땡깡기, 혹은 시대가 지난 후에 실수로 밝혀진 것들을 다 묶어서 엮은 책이다.
내용을 잘 구분할 필요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울 것들도 많았다.
책의 내용이 생각보다 어렵다.
그들 이론의 상세한 부분을 알아야 그들이 실수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론에 대한 설명도 꽤 많이 나오는 편이다.
그렇지만, 이론에 대한 설명이 아주 어렵지는 않아 이해하기 어려운 편은 아니었다.
다만, 천문학, 생물학, 수학, 화학, 물리학의 대표적인 실수? 땡깡? 역사? 등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 이론이 나오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는 편이었다.
그래도 읽어두면 어딘가에서든 써먹을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