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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게이먼 지음, 명선혜 옮김 / 오도스(odos)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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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게이먼 - 나무위키 (namu.wiki)

닐 게이먼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작가 홈페이지: Neil Gaiman

닐 게이먼은 나에게 '신들의 전쟁'으로 익숙한 작가다.

그리고, SF작가이지만 그래픽 노블 작가로도 유명하다.

그의 그래픽 노블 중에 '샌드맨 시리즈'가 걸작이라고 들었지만, 사실 읽어보지 못했다.



신화에 기반한 소설을 아주 좋아하는 내 취향상, 닐 게이먼의 '신들의 전쟁'은 엄청 재미있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런 상상력, 이야기꺼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항상 궁금했었다.

물론, 닐게이먼 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들의 소설을 읽을 때도 동일한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그의 에세이가 나왔다고 했을 때 꼭 읽어보고 싶었다.

닐 게이먼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생각했으며, 어떤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려서 이런 자리까지 올라오게 된걸까? 그게 너무 궁금했다.

이 책의 글은 아마도 닐 게이먼이 어느 대학에서 했던 졸업 축사? 연설?을 책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한글 번역과 영문 원본이 함께 게재되어 있으며, 짧은 연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서 페이지 당 내용은 한 두줄 정도만 들어가 있다.



솔직히 닐 게이먼의 글이 아니었다면, 책을 사는게 아까울뻔 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궁금했던 사람들은 이 글을 곱씹으면서 음미할 수 있을 것 같다.

내용을 자세하게 쓰기보다는 내가 느낀걸 쓰고 싶다.

인생에는 여러가지 길이 있고, 여러가지 선택이 주어지는데,

닐 게이먼은 그런 선택의 과정에서 '해야할 일' 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고, '알고 있는 일'보다는 '모르는 일'을 선택했다

현실을 외면하지는 않았지만, 현실 때문에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향해 가는 길을 잊어버리지는 않았다.

'글쓰기'가 진짜 원하는 일이었다면, 현실 때문에 다른 일을 하더라도 내가 가야 하는 산의 정상이 '글쓰기'라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거다.

산을 오르는 입구에서 조금 돌아가거나 조금 편한 샛길로 갈수는 있지만, 그래도 내가 가야하는 산의 정상이 어느 방향인지 언제나 확인하고 기억하면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는 거였다.

난 이 비유가 참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 비유대로 하려면 내가 가고 싶은 산의 정상이 어딘지를 알아야 한다는 전제를 충족해야 한다.

문제는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던 내 나이대의 학생들은 자기가 가고 싶은 산의 정상이 어디인지를 잘 모른다. 그걸 생각할 시간도, 기회도 없었기 때문에 ...

그 부분이 씁쓸했다.

닐 게이먼은 어린 시절 '글 쓰기'를 자기가 가야할 산의 정상이라고 생각했고, 그걸 위해서 여러가지 선택들을 해왔고, 결국 결과물을 얻었는데,

난 아직도 내가 가야할 산의 정상이 어딘지를 모른다.

그게 아마도 나와 닐 게이먼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그의 상상력이나 기발함, 방대한 지식이 부러운게 아니라 '어디로 가야할지' 알았던 그의 어린 시절이 부러웠다.

닐 게이먼의 말이나 여러 선현들의 말씀처럼

인생의 진리는 단순하다 못해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하고,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인 것 같다.

나이가 들어서야 이 사람의 글에 그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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