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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필로 : 너를 너로 만들어 주는 생각들
타하르 벤 젤룬 지음, 위베르 푸아로 부르댕 그림, 이세진 옮김 / 바람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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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든 책에는 푸른 바다에 누운 아이가 있다.

어디서부터가 하늘인지 바다인지 모를 곳에 누워 반짝이는 것들을 바라보는 아이에게 나도 모르게 인사를 건넨다.


안녕, 필로!


나를 나로 만들어 주는 생각들이라고?!

음 좋아. 나는 늘 내가 되고 싶어. 그래서 내가 되는 꿈을 꾸고 있지. 


잠깐 멈춰서 보자.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해보는 거야. 

의심해보는 거지. 과연 그럴까? 자유롭게 떠올려보자.

지금 떠오른 것이 내 생각이 맞는지, 나에게서 나온 것인지 

이미 누가 내 안에 넣어둔 것을 내 것이라고 착각하는 건 아닌지, 

나의 경계를 세워보자.


아직은 내안에 자리잡지 않은 개념들도 많아.

그럴때 너가 참고가 되어줄래?

너와 함께 또 책 친구들과 함께 

개념을 정의해보고, 스스로 판단해보고, 생각을 나누어 본다면

나의 작은 생각이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확장되어 입체적인 생각이 될 것 같아. 

서로의 생각을 나눈 덕분이겠지. 그러다보면 갇혀 있던 생각들이 피어나지 않을까?

우리 서로 생각을 나누어 볼래?

안녕 필로가 우리의 대화를 도와줄거야.


그치? 필로!


#혼자서도대화가되는

#재미있는철학책

#안녕필로_너를너로만들어주는생각들

#바람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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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거인 - 어린이 책을 고르는 어른들을 위하여 바깥바람 10
최윤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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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거인>은 바람의 아이들이 펴내는 논픽션 - 바깥바람 시리즈, 어린이 책을 고르는 어른들을 위하여_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최윤정 작가님의 평론집이다.

'아이는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써내려간 서문부터 묵직한 울림을 준다.

아이는 나의 정체성의 일부이며 실존이라는 말이 너무 와닿았다. 나를 그대로 비추는 거울, 때로는 내가 보고 싶은 면만을 비추는 왜곡된 거울인것도 같다. 그래서 아이의 어떤 행동들은 몹시 불편하고 나의 민낯을 들킨것만 같아 당황스럽다. 아이의 몫이 아니라 내 것인 거였다. 이 책을 통해 나도 내안의 슬픈 거인을 만나게 되었다.

생의 어떤 시기를 살고 있든 인간이라는 존재는 모든 것이 이미 결정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맞고 보내면서 변화하고 관계 속에서 성장한다는 사실에 있어서 어른과 아이는 다를 바가 없다 (39)

내 안의 나도 나의 아이와 함께 무럭무럭 자라기를. 나는 이제 어른이구나를 어느새 깨닫게 되는 행복한 성장을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좋은 책들과 함께!

애니메이션 세계명작, 무엇이 문제인가와 완역본으로 깊이 있게 감상하기 부분이 특히 좋았다. 나 역시 아이와 애니메이션 세계명작을 함께 재미있게 읽었었다. 이제 조금씩 읽기 독립을 한 아이에게 잘만들어진 완역본으로 접할 기회를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 한 권에 그칠지라도 아이들은 제대로 만들어진 책을 읽을 권리가 있다.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읽은 아이의 내면에는 읽고, 느끼고, 생각하는 힘의 씨앗이 싹틀 것이다. (209)

여름 방학이다. 아이가 선택해 읽는 책을 함께 읽으며 책 속 이야기로 즐거운 수다를 나눠야겠다. 서로의 고독을 지켜주면서 ^^

혼자서 있을 수 있는 자유는 중요하지. 아이들에게도 똑같아. 책을 읽고 있는 동안은 평소에 속한 사회나 가족과 떨어져서 책의 세계에 들어가지. 그러니까 책을 읽는 것은 고독하면서 고독하지 않은 거야. 아이가 그것을 스스로 발견한다면 살아가는 데 하나의 의지처가 되겠지.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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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을 읽다
서현숙 지음 / 사계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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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2019년 우연히 소년원에서 국어 수업을 하게 되고, 소년원 최초의 다단계&블라인드&신비주의 독서동아리를 만들고, 저자 초청 북토크를 열며 오로지 재미로 즐거움을 느끼면서 따라오게 만드는 매력인 일을 벌인, 서현숙 선생님과 국어반 아이들이 보낸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기록이에요.

저도 중.고등아이들과 공부를 해왔기에 더 의미있게 와 닿았어요. 지나고 보니 에피소드였는데, 그 시절엔 감당하기 어려웠던 일들도 떠오르고, 그땐 저도 어려서 품어주지 못하고 내보내버려, 두고두고 마음 아팠던 기억들..

맘에 드는 구절이 많아 밑줄 엄청 그었는데,

몇 부분 옮겨볼게요.

#책을 읽고 인상 깊은 구절을 서로에게 말하는 것은, 마음을 들키는 좋은 방법이다.

#책을 읽어야만 가능한 맞장구가 있다. 이런 비밀 공유는 친밀한 관계에서만 이뤄지는 것인데, 독자와 저자는 단 한 번의 만남에 이것이 가능하기도 하다.

이 부분은 제가 독서 모임 하면서 오롯이 느꼈던 부분이에요. 분명 책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어느 사이에 제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구요. 다른 분의 책이야기 속엔 그 분의 마음이 담겨있고, 우린 분명 책모임을 연 것인데, 어느새 심리상담소가 되어버린 경험이 여러 번 있었어요.

#아이에게 "책으로 말을 거는" 일이 쉬우면서도 위대한 힘을 지녔다는 것, 심하게는 사람의 영혼을 뒤바꿀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책을 함께 읽은 사람들은 감정을 나누고 서로 마음을 연다. 서로를 향해 무장해제한다. 주변의 일들에 함께 물음표를 꽂아본다. 당연하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되는 순간이다. 삶과 세상에 대해 점점 더 나은 쪽으로 생각하게 된다.

#처음 만난 작가 앞에서 이렇게 심한 수다쟁이가 되는 것은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다.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끼리 통하는 그것, 공감이나 소통이라는 흔한 단어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상투적인 말로 설명하고 싶지 않은, 세상에서 단 하나만 존재하는 장면이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은 얼마나 건방진가. 얼마나 진실하지 못한 자만인가.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주게 될지, 누가 누구에게 어떤 마음을 받게 될지 미리 알 수 없다. 인생이 그렇다.

#소년원 아이들은, 찬현이처럼 가슴에 얼음덩이 하나씩 안고 있다. 소년원에 있을 때야 위축된 마음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바깥세상에 나가면 얼음덩이 같은 마음은 수시로 고개를 들 것이다. 내가 어디 다녀왔는지 아는 거 아닌가. 내가 어디 다녀왔다고 나를 이렇게 대하는 건가. 나를 경계하는 건가. 나를 배제하나. 이런 마음들. 성실한 나의 모습을 타인에게 보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다. 그것은 자기 마음의 문제다. 나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다.

#아이들이 적은 인상 깊은 문장은 남의 일기장을 읽는 것 같았다. 얼굴도 모르는 아이의 마음 한복판에 별안간 서게 된 듯 하다. 인상 깊은 문장을 쓰는 것이 마음을 들키는 결정적인 방법이라는 것 말이다. 마음의 맨살이 드러나게 된다. 그래서 몇 글자 안되는 문장에 가슴이 뻐근하다.

아 ... 다 옮겨적다가는 책 한 권이 다 옮겨질것 같아서~

작가의 에필로그로 마무리 할게요 ^^

# 우리나라에 열 개의 소년원이 있고, 소년원에 갇힌 청소년이 1000명 이라고 한다. 우리가 1000명의 청소년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본 적이 있다. 소년원 본연의 목적처럼 우리 사회는 그들이 행동을 교정하고 좋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것일까. 아니면 그들이 더이상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정도의 인간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일까.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실현하지 않아도 좋으니, 좋은 삶을 살지 못해도 좋으니, 사회의 저 아래에서 우리에게 무해한 투명인간으로 살아가기만을 바라는 것은 혹시 아닐까.

# 그는 곧 우리의 이웃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무엇보다 영혼을 지닌 하나의 존재로 우리 곁에 서게 될 것이다. 이것이 죗값을 치르는 그 '너머'를 생각해야 하는 까닭이다.

#욕망이 가는 길을 바꾸는 것이 최고의 교정.교화가 아닐까. 소년이 좋은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좋은 삶을 욕망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소년원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요즘 2주에 추천도서를 4권씩 읽고 활동해야 하는 일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래서 완독을 목표로 치열하게 읽는 것에만 몰두해 있는 저를 보며, 내가 왜 이런 맘으로 책을 읽고 있나?! 하며 허우적대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맘에 들어오는 책을 읽으니 ㅎ 제가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며 행복해했던 모든 과정이 설명이 되더라구요. ^^

얼마전 읽었던 <사람, 장소, 환대>의 구체적 활동서 같은 느낌의 <소년을 읽다> 함께 읽어보실래요?

"우리 서로의 마음을 들켜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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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ab74 2021-04-25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주에 4권 읽기 와~~ 멋지네요~~

˝우리 서로의 마음을 들켜 보아요˝
같은 책을 읽고 나누는 것의 매력인 것 같아요.~~^^
들키고 싶은 비밀들~~^^

봄처럼 따뜻한 리뷰 감사해요~~

꿈맘 2021-04-25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소개 감사해요. 5월부터 새로 시작하는 책모임이 세 개나 기다리고 있는데 기대되네요. 서로의 마음을 들켜 볼 수 있는 시간들이...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이경혜 지음 / 바람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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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내가죽었습니다

#이경혜

#바람북스

#리커버판

3월의 어느 봄날 이 책이 내게로 왔다. 파란 바다에 날리는 벚꽃. 분홍의 띠지에 BTS RM이 추천한 바로 그 책! 이란 문구를 달고~ 4월의 어느 봄날 무참히 떠나갔던 수많은 생명들이 떠오르고, 무거운 마음이 된다. 다 읽고 나서 표지를 다시 들여다보니 소나기의 주인공, 소녀의 분홍스웨터, 남색치마 이미지도 떠오른다. 그렇다. 너무나도 순하고 예쁜 사랑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유미가 선물해준 파란 일기장을 남긴 채 갑자기 꽃잎이 흩날리듯 사라져 버린 재준이. 그의 일기 첫 장에 쓰인 말은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다. 마치 불길한 예언이기라도 한 듯한 이 말. 유미는 이 일기장을 읽어가며 일기장 속 날들을 회상하며 견디며 진심으로 친구를 보내준다. 그리고는 재준이는 살아있다고 느낀다. 보통의 평범한 열여섯 살 소년으로 영원히.

사춘기 청소년들의 진한 우정과 사랑이 담긴 슬픈이야기 속에 작가는 진심을 담았다. 그 자신이 재준이와 유미가 되었다. 내 열여섯을 돌아보게 해주었고, 풋풋한 첫사랑. 우정들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그래서 이 책의 생명이 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새봄에 잠시 견고한 어른의 껍질을 벗어 놓고, 어떤 나이에도 예외를 두지 않는 죽음과 상실의 이야기, 또한 그것을 어떻게든 버텨내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 모두의 삶의 이야기에 마음을 잠시 내어주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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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닭 치리 높새바람 51
신이림 지음, 배현정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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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들판을 자유롭게 노니는 수탉 두 마리가 그려져 있다. 새봄에 잘 어울리는 그림이 인상적인 책 < 싸움닭 치리>!
투계로 사는 삶을 선망하며 나섰다가 가족을 선택하는 토종 치리와 투계의 삶을 받아들이고 나서지만 자유를 택하게 되는 샤모 깜이의 우정이 돋보이는 성장담이다.

"자유롭게 사는 아저씨가 부러워졌어요"
치리의 말에 늙은 수탉은 답한다.
"공짜는 없는 법이야. 자유롭게 살면 먹이를 구하는 일도, 나를 지키는 일도 다 스스로 해야 돼."
"하긴 그렇겠죠? 닭장 안에서야 때 되면 먹이 주고 공격당할 위험도 없으니까."
생각해 보니 삶은 선택의 문제였다. 목숨과 자유를 담보로 닭장 안에서 편한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늙은 수탉처럼 자유롭게 살되 스스로 자신을 책임져야만 할 것인가.

치리와 깜이는 탈출은 못했지만, 선택은 했다.
치리는 가족을 깜이는 자유를.
스스로의 선택에 따른 삶을 책임지며 사는 삶. 작은 선택들에서 오는 작은 실패들을 잘 넘어가면서 나에게 맞는 선택을 할 줄 아는, 또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이끄는 책.
이 책을 매개로 생명존중, 자유와 책임, 선택, 우정, 동물권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하고 싶다.

덧, 샤모* 주를 읽어보면, ~ 힘이 세어 싸움닭으로 기르며, '고기 맛은 있으나 알을 많이 낳지 못한다.'고 정리되어 있다. 닭의 품종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은 필요하지만, 꼭 식용의 관점에서 주를 달아야 했을까 생명존엄의 이야기하는 의인화 동화에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어 아쉬운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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