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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닭 치리 ㅣ 높새바람 51
신이림 지음, 배현정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록의 들판을 자유롭게 노니는 수탉 두 마리가 그려져 있다. 새봄에 잘 어울리는 그림이 인상적인 책 < 싸움닭 치리>!
투계로 사는 삶을 선망하며 나섰다가 가족을 선택하는 토종 치리와 투계의 삶을 받아들이고 나서지만 자유를 택하게 되는 샤모 깜이의 우정이 돋보이는 성장담이다.
"자유롭게 사는 아저씨가 부러워졌어요"
치리의 말에 늙은 수탉은 답한다.
"공짜는 없는 법이야. 자유롭게 살면 먹이를 구하는 일도, 나를 지키는 일도 다 스스로 해야 돼."
"하긴 그렇겠죠? 닭장 안에서야 때 되면 먹이 주고 공격당할 위험도 없으니까."
생각해 보니 삶은 선택의 문제였다. 목숨과 자유를 담보로 닭장 안에서 편한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늙은 수탉처럼 자유롭게 살되 스스로 자신을 책임져야만 할 것인가.
치리와 깜이는 탈출은 못했지만, 선택은 했다.
치리는 가족을 깜이는 자유를.
스스로의 선택에 따른 삶을 책임지며 사는 삶. 작은 선택들에서 오는 작은 실패들을 잘 넘어가면서 나에게 맞는 선택을 할 줄 아는, 또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이끄는 책.
이 책을 매개로 생명존중, 자유와 책임, 선택, 우정, 동물권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하고 싶다.
덧, 샤모* 주를 읽어보면, ~ 힘이 세어 싸움닭으로 기르며, '고기 맛은 있으나 알을 많이 낳지 못한다.'고 정리되어 있다. 닭의 품종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은 필요하지만, 꼭 식용의 관점에서 주를 달아야 했을까 생명존엄의 이야기하는 의인화 동화에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어 아쉬운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