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정우철의 다시 만난 미술 나의 두 번째 교과서
EBS 제작팀 기획, 정우철 지음 / 페이지2(page2)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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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체크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예전에 한동안 유투브에서 미술을 읽어주는 콘텐츠에 빠진적이 있었다. 화가의 인생과 그 시대상,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사회적인 관념들등을 통해 이 작품이 왜 나왔는지 재미있게 알려주는 콘텐츠라 봤던 것을 또 보고 했던 기억이 있다. <정우철의 다시 만난 미술>역시 화가의 인생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작품을 소개하며 해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화가의 인생에서 우리가 배울것과 깨달음은 무엇인지 이야기 해주고 있다.


책에는 총 21명의 작가들의 이야기를 만나 볼 수 있다. 각국의 이름난 작가부터 잘 몰랐던 작가까지 다양하게 등장하는데 챕터마다 비슷한 인생의 길을 걸었던 2명의 작가를 엮어 소개하는 방식은 흥미로웠다.


이중섭작가는 작품은 많이 본 적이 있으나, 사진으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훤칠한 외모와 남자다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인지 "역동적인 소 그림을 많이 그렸나보다" 라고 생각했던 내 생각은 책을 읽다보니 전혀 다른 것이었다. 모습과는 달리 섬세한 그의 감성과 정서때문에 깊은 상처를 안고 무너져가는 중에 완성된 작품이 <피묻은 소>였다.


모딜리아니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사랑했던 여자의 초상화를 그려오면서 눈동자는 그리지 않았던 그가 여자와의 이별 전 눈동자를 그리며 함께 해달라는 애절한 고백을 했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이 헤어졌다는 이야기 였다. 함께 했을때 더 잘해주고 사랑했다면 모딜리아니도 쓸쓸하게 혼자 죽어가진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사랑에 인생을 걸었던 두 작가의 이야기. 이렇게 보니 작가를 대하는 시선이 달라졌다.


저자인 정우철 도슨트는 챕터의 마지막장에 짧거나 길게 작가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가 느꼈던 것들, 작가들의 삶을 통해 독자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감상을 제시한다.


29살이나 차이가 났지만, 같은해에 목숨을 다 한 클림트와 에곤실레에 대한 이야기. 가족을 갖고 싶었지만 허락되지 않았던 그들의 인생을 함께 읽었다. 작가들은 창작의 고통을 통해 대단한 작품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창작의 고통보다 마음의 고통에서 오는 창작활동이 더 많았다는 것을 느낀다.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챕터는 애나 메리 모지스의 이야기였다. 평생 가족을 위해 일만했던 그녀가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88세에는 '올해의 젊은 여성'으로 선정되고 93세에는 타임지의 표지 모델이 되었던 마치 영화 같았던 그녀의 이야기.


사람들은 늘 내게 늦었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사실 지금이야말로 가장 고마워 해야 할 시간이에요.

진정으로 무언가를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바로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젊을 때입니다.

무엇인가를 시작하기에 딱 좋은 때이죠.-p.147

이 말은 그녀가 매우 유명해 졌을 때 했다고 한 말이니 적어도 80세는 되었을 것이다. 80세에 이런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늦은나이에 시작한 그녀의 새로운인생은 독자로 하여금 도전의식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화려한 라인업만큼 그들의 이야기는 더 화려하지만 슬펐던 인생도 많았다. "살아갈 수 있었을까?"하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버텨내고 그 아픔과 슬픔을 예술로 승화시켰던 작가들의 파란만장했던 인생 이야기들. 그 중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카미유 클로델이었다. 로댕의 이중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일화로, 한 남자로 인해 천재적인 재능은 물론, 인생이 송두리째 망가져 결국에는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던 그녀의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챕터의 끝은 역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의 이야기다. 이 두 거장의 이야기는 콘텐츠로도 많이 보아왔는데 볼 때마다 재미있게 시청했었다. 책에서도 못지않게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인생의 희노애락 속에서도 자신만의 꽃을 피우고 졌던 21명의 작가들의 이야기. 작가들의 인생을 통한 스토리텔링으로 작품을 이해하기 쉽게 한다. 학창시절에도 이런 책이 있었다면 미술을 좀더 쉽게 접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읽는 미술은 더이상 멀게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성인뿐만아니라, 초등학생이 읽어도 좋을 책인 것 같다. 앞으로도 관심있게 읽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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