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안과 확신 사이에서 선택육아 - 어제보다 오늘 더 단단해졌다
김하림 지음 / 한울림 / 2024년 8월
평점 :
장애아이와 비장아아이 쌍둥이를 키우는 @쥬슌맘, 김하림 작가의 책, 나도 올곧은 나만의 육아방식을 세우고 싶어 서평단을 신청했는데 감사하게도 선정되어 읽어보았다. 아이를 등원시키고 주말에 배송되어 온 책을 읽어볼까 해서 프롤로그부터 읽어내려갔는데 앉은자리에서 한숨에 읽어버렸다. 책의 내용이 너무 공감되고 내 상황과도 같아서 가슴이 꿈질꿈찔 꼼지락거리는 느낌도 들고 위로도 받은 1시간 30분이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바로 들었던 생각은 남편에게 오늘 무조건 읽게 하는 것과 작가가 제안한 부모의 마음들여다보기, 단기적 장기적 목적 정하기 등의 아주 현실감있는 행동을 남편과 해보는 것이었다.
맘카페에 관한 글이 실려있었다. 나도 엄마가 처음이기 때문에 처음을 잘 모르는 엄마들이 모여있는 맘카페는 마음과 고민을 나누기에 좋은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나역시 그럴때가 있었고 주변육아선배에게도 물어보지만 결국 내 아이와 100% 같은 경우는 어디에도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작가가 썼던 글귀가 마음에 와닿는다. 나도 엄청나게 의존적이었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치만 안다 이제는 맘카페는 결코 절대적이 될 수 없다는걸.
작가의 후둥이 이야기를 읽으며 참 우리 아들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작가가 써 놓은 유치원일화라던지 아이의 기질이라던지 비슷한 상황이 많았다. 그리고 반성을 하게 됐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예민하구나를 느꼈다. 남편은 내향적인 사람이라 기질검사에서 아들의 기질이 불안감이 높다고 나왔을 때 남편을 닮아 그랬다고만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보니 아니었다. 되돌아보니 안전불감증에 아이가 태어나고나서 집안이 깨끗해야한다는 압박감, 아이가 계단을 걷거나 돌위에 있을 때 먼저 하지말라고 하던 나 역시도 불안과 예민함이 가득한 사람이 었다. 어르신들을 보면 숨는 아이에게 "낯을 많이가려서 그래요" 더 어렸을 때에는 마이크소리만 크게 들려도 자지러지며 울던 아이에게 "귀가 예민해서 그래요, 불안해서 그래요" 했던 게 너무 후회 되었다. 작가는 제안한다. 아이를 프레임에 끼워 생각하지 말자고. "아이가 예민한게 아니"라 " 제가 좀 예민해서 그래요" 라고 말해주었다던 일. 나역시 우리아이의 예민성을 키운건 아닐까 마음이 아팠다.
사실 나도 인스타그램을 하는 엄마라 다른엄마들의 육아법, 엄마표 등등을 안보지는 않는다. 책에 한가지 일화가 실리는데 이것저것 너무나 잘하는 아이가 있어 대단하다며 팔로우를 했는데 어느날 카페에서 우연히 본 그 아이는 아이엄마가 아이에게 주입식으로 입력을 하고 그걸 찍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그 아이는 과연 피드속 처럼 모든 걸 다 잘해내고 있었던 걸까? 사실 우리아이는 책을 좋아하는 편인데, 본인의 관심가는 책을 좋아하고 손과 눈에 익은 책은 더 많이 좋아하는 아이이다. 아이를 위해 서평신청을 하고 당첨된 그림책을 받아 읽자고 하면 싫다고 하는경우가 생긴다. 그냥 아이의 기분에 지금 읽기싫고 그림체가 맘에 안들었을 수도 있다. 그러면 그냥 내가 한번 쓱 읽어주고 책사진만 올려 서평을 해도 되는데 굳이 아이사진을 하나 넣고 싶어서 당장 관심없는 아이에게 책을 들이밀어 보게 했던 일이 생각났다. 그 사진이 뭐라고. 언젠간 알아서 본인이 흥미가 생기면 읽을 책일텐데 SNS가 뭐라고 말이다. 아이사진을 같이 넣으라는 가이드도 없는 단순한 그림책 서평하나인데.. 뭔가 강요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잠시 또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새어나왔다.
나도 어지간히 어지르는걸 참 싫어하는 엄마라 지금 이렇게 될 때까지 많은 연습이 필요했다. 처음엔 아이가 어지르는것 자체가 너무 스트레스여서 다른방법으로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을 많이했다. 나의 잘못된 생각으로 아이에게 화를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 때문인지 우리아이는 손에 무엇이 묻으면 극도로 싫어하게 되었다. 아마도 나때문인 것 같다. 지금이라도 고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이 부분을 읽으며 후회를 많이했다. 손에 묻는 재미를 아이가 알지 못하게 된 것 같아서. 물론 촉각이 예민한 것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왠지 내 탓인것만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다. 지금도 어린이집 사진을 보면 생소한 감촉의 촉감놀이를 한다던지 하는 사진의 표정엔 "윽! " 소리가 가득 담겨있다.
이 책은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육아서적은 아니다. 장애인 아이와 비장애인 아이가 어떻게 잘 지낼 수 있는지 경험을 통해 공유하고 그치만 이 방법이 비단 장애인에 한정되지 않는 방법같아 참고하기에 좋은 책이다. 뭐든지 잘하는 엄마가 아닌 괜찮은 엄마혹은 아빠가 되면 어떨까라는 제안과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요 하는 제시를 하며 함께 좋은육아 해보자 으쌰으쌰 하는 책이다. 그래서 한숨에 읽었던 것 같다. 나는 1명의 아이를 키우면서도 이렇게 힘든데 작가나 다른 육아하는 분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느껴지진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육아가 내 육아가치관과 비슷하다고 해서 우리아이를 똑같이 키우겠다는 생각은 없다. 작가도 말했듯 엄마, 아빠가 자기의 기준을 명확히 세우고 아이와 함께 의논하고 이야기하며 우리만의 밀키트를 만들어 내 듯, 나 역시 함께 성장하는 육아를 목표로 하고 있기에 이 책이 더욱 힘이되고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어느순간 아마도 본능적으로 알았던 것 같다. 작가의 책에도 수면교육에 대해 나오지만 (자기아이는 그 방법이 맞지 않았다는 이야기)나 역시도 아이가 어릴때 제발 잠좀 푹 자보는게 소원이었던지라 이것저것 시도를 해봤는데 다 안됐었고 어느순간 깨달았던 적이 있었다. 우리아이는 내가 옆에서 꼭 붙어서 자야 안심을 하는구나 하고말이다. 그리고 그 방식이 지금 아이의 기질에도 맞는 방법이라는 것을 나중에 검사를 통해 알았을 때 엄마라서 내가 알았구나 육아서적이나 자료가 방대해도 내 아이에게 맞는 방식은 나만이 알 수 있겠구나 하고 말이다. 편하게 할 수 있는 육아는 없다. 엄마나 아빠가 몸으로 겪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내 아이에게 맞는 육아가치관이 생기고 그 것은 책이나 미디어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좋다. 그런 부분과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고 체크할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이 있는 것 같아 힘이 되는 책이다. 좋은책을 읽고 서평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자신만의 육아를 만들어 나가길 바라는 모든 육아인들에게 추천합니다.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 받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