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인생 공부 - 오만과 냉정 사이, 천하를 가른 심리전 인생공부 시리즈
김태현 지음, 사마천 원작 / PASCAL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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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인생 공부 - 김태현 (지은이), 사마천 (원작) PASCAL 2026-05-04>


고등학교 2학년 한문 수업 시간, 선생님께서는 1년 내내 고사성어의 유래를 들려주셨다. 그때 배운 수많은 성어 중 인상 깊었던 것이 바로 ’토사구팽‘이었다. 그동안은 대충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읽은 초한지 축약본은 심리학적인 관점까지 더해져 있어 정말 흥미진진했다.

책을 덮고 나니, 영웅들이 패권을 장악하고 권력을 지키기 위해 장기판의 말처럼 사람들을 치밀하게 움직이고 제거해 나가는 모습이 인간 본성의 날것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 같아 소름이 돋았다. 특히 유방이 한신을 죽이는 비정함은,(유방만도 아니다. 권력을 차지하고 나서 대부분의 이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빅브라더가 권력을 유지하려고 영원한 전쟁을 조작하는 모습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항우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전장을 누비다가도, 정작 정치를 해야 하는 야수의 본능이 사라진 공간에서는 우유부단해졌고 참모 범증의 말조차 귀담아듣지 않았다. 반면 유방은 자기 혼자 살겠다고 아내와 아버지를 버리고 달아날 만큼 나약했지만, 적어도 자기객관화만큼은 확실했던 것 같다. 사람을 보는 안목과 남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가 결국 그를 천하 통일로 이끌었으니 말이다. 한편, 한신은 너무나 우직했기에 오히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다.

저 세명 외에도 소하, 장량, 범증, 팽월, 영포같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메인 주인공들의 서사와 함께책략, 의심, 불안, 질투가 만들어낸 심리전과 판을 읽는 게 이 책의 진짜 묘미였던 것 같다.

단순한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아주 오랜 옛날부터 반복되어 인간의 마음과 상황을 읽어내는 길잡이로써도 유용할 듯하다. 요즘 현대시대, 철저히 개인주의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인간을 이해해보기에 한번쯤은 꼭 읽어야할 필독서인 것 같다.

이제 삼국지 완역본을 읽어야 할 차례가 됐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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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겉들 - 이옥토 사진산문
이옥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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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겉들 - 이옥토 (지은이) 위즈덤하우스 2026-05-11>


최근 책 소개에서 예쁜 표지를 보았다. 그때 처음 알게 된 ‘이옥토’라는 세 글자. 이름을 자꾸 접하게 되니 왠지 모르게 친근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홀린 듯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초기 사진과 미공개 사진 100컷 이상 수록’이라는 문장에 먼저 끌렸다. 초기의 날것 같은 분위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안 읽을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글보다 사진을 더 기대했는데, 물론 사진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글이 정말 좋았다. 사진에서 느껴졌던 섬세한 감각들이 글에도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서문을 읽자마자 나의 잠들어있던 미처 깨닫지 못했던 감각과 마음을 일깨워주었다.

✴︎ 사랑한답시고 사랑해온 것들은 전부 겉일 수밖에, 깊어질수록 인정하게 됩니다. 감히 전부라 말할 수 없습니다. 닿을 수 있는 모든 것은 겉. 품도 겉이니 모든 포옹은 거짓말일 수 있겠으나, 서로의 표정을 가려보는 가장 완벽한 외면입니다.

✴︎ 주름은 박제된 물결
당신 얼굴 위로 불었던 수많은 바람을 생각합니다. (32)
주름을 물결이라고 표현하다니… 시인 아니십니까 ㅜㅜ

✴︎ 한껏 오해하세요.
아무렴 당신이 날 알게 되는 것만큼 끔찍할까. (51)
나를 알게 되어 결국 미워하게 될 바엔, 차라리 오래 오해해달라는 마음 같아서 괜히 마음이 먹먹했다. (나는 생각했다.)

✴︎ 아, 엄마 당신을 먹고 자랐다는 걸 알겠다. 맘마, 엄마, 왜 그렇게 헷갈리는 이름일까 했는데. (58)
저 울어요 ㅠㅠ

더 적기 시작하면 너무 많이 적게 될 것 같아 이쯤에서 멈춘다. 산문인데도 자꾸만 운문처럼 읽혔다. 작가가 바라보는 미세한 감각들이 문장 곳곳에 스며 있었고, 읽는 내내 그 섬세함이 계속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문득 궁금해졌다.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세상을 느끼는 사람의 마음은 어떤 모양일까. 너무 무겁지만은 않았으면, 조금은 가벼운 날들도 많았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다. 문장을 읽다가 한참을 멈추고,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괜히 내 지난 계절들을 떠올렸다.

어떤 책은 스토리에 집중하게 하고, 어떤 책은 감정을 끌어올리는데 이 책은 사진과 함께 시각적인 감각까지 살려서 그런가 숨겨 있던 감각까지 일깨우는 것 같았다.

모든 건 겉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속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책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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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기쁨 - 개정판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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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기쁨 - 타샤 튜더 (지은이), 공경희 (옮긴이) 윌북 2026-05-10>


타샤의 기쁨 아니고 이건 내 기쁨!! ㅎㅎㅎㅎ
화가 타샤 튜터가 그린 따뜻한 수채화 그림이 나에게 황홀함을 안겨주었다.

요즘 나의 최대까지는 아니지만 꽤나 비중있는 건 꽃과 자연 같다. 자연을 이렇게 좋아하게 될 줄이야. 핸드폰에 가득한 꽃사진, 하늘 사진, 초록을 머금은 사진…

이 책은 진짜 사랑이다. 심지어 타샤가 사랑한 문장들까지 있다. 그 문장 저도 사랑하겠습니다…💚✨

✴︎ 이 책은 이야기책이 아니다. 특별한 시작이나 끝도 없고 달리 전하고픈 메시지도 없다. 그저 과거와 현재의 추억에서 건져 올린 기쁨의 말만 오롯이 담겨 있다. 내가 그림을 그리며 행복을 느꼈듯, 여러분도그림을 들여다보면서 행복을 찾기를. (서문 중)

자연과 귀여운 동물들, 그리고 사랑스런 아이들이 저마다 노는 모습,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까지. 너무너무 사랑스럽다. 거기다가 마음을 울리는 문장까지 더해지니 짧은 순간, 영혼의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
아껴읽지 말고 마구마구 읽어야지!!!

선물로도 너무 좋고 기분전환으로 읽기에도 딱인 이 책, 개인적으로 A6 문고판 사이즈로 나오면 진짜 너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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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계절이 달라도, 봄을 줄게 달리 창작그림책 26
김모리 지음, 마담규 그림 / 달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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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계절이 달라도, 봄을 줄게 - 김모리 (지은이), 마담규 (그림)>

늘 느끼지만, 그림책은 결국 어른을 위한 장르라는 걸 새삼 다시 깨닫는다.

책 속 집의 계절이 바뀐다. 언제나 웃음을 주던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간다. 그래서 집은 정원을 가꾸기 시작한다. '정원을 가꾼다'는 행위를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솔직히 어린이였던 시절의 나는, 엄마가 화단에 물을 주고 꽃을 키우는 모습을 보며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내가 엄마가 되고, 어느 순간 내 핸드폰 사진첩에 꽃 사진이 가득해진 것을 보았을 때야 비로소 꽃이 피고 지는 일, 그리고 무언가를 '가꾼다'는 것의 진짜 의미가 마음으로 와닿았다.

그렇기에 이 책은 어린이에게는 직관적인 이야기로 읽힐지 몰라도, 삶을 충분히 살아낸 어른에게는 깊은 슬픔과 위로, 그리고 희망으로 다가온다.
반복되는 계절 속에서 어제가 단순히 지나간 봄이 아니었듯, 다가올 여름 역시 매번 똑같은 여름은 아닐 것이다. 책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고 아무런 수확도 없는 것 같아 보일지라도, 우리의 삶은 저마다 하나의 '정원'과 같다고 말해준다.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씨앗들이 날아와 어느샌가 싹을 틔울지 모른다고 말이다.

100퍼센트의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늘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주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책은 그렇다고 해서 좌절하지 말고, 각자의 속도에 맞게 그저 살아내자고 다정하게 토닥인다. 완벽한 삶을 살아낼 수 없듯이, 그저 묵묵히 살아내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참 곱고 아름다운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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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놀이공원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타나카 타츠야 사진,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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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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