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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겉들 - 이옥토 사진산문
이옥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5월
평점 :
<사랑하는 겉들 - 이옥토 (지은이) 위즈덤하우스 2026-05-11>
♡
최근 책 소개에서 예쁜 표지를 보았다. 그때 처음 알게 된 ‘이옥토’라는 세 글자. 이름을 자꾸 접하게 되니 왠지 모르게 친근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홀린 듯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초기 사진과 미공개 사진 100컷 이상 수록’이라는 문장에 먼저 끌렸다. 초기의 날것 같은 분위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안 읽을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글보다 사진을 더 기대했는데, 물론 사진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글이 정말 좋았다. 사진에서 느껴졌던 섬세한 감각들이 글에도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서문을 읽자마자 나의 잠들어있던 미처 깨닫지 못했던 감각과 마음을 일깨워주었다.
✴︎ 사랑한답시고 사랑해온 것들은 전부 겉일 수밖에, 깊어질수록 인정하게 됩니다. 감히 전부라 말할 수 없습니다. 닿을 수 있는 모든 것은 겉. 품도 겉이니 모든 포옹은 거짓말일 수 있겠으나, 서로의 표정을 가려보는 가장 완벽한 외면입니다.
✴︎ 주름은 박제된 물결
당신 얼굴 위로 불었던 수많은 바람을 생각합니다. (32)
주름을 물결이라고 표현하다니… 시인 아니십니까 ㅜㅜ
✴︎ 한껏 오해하세요.
아무렴 당신이 날 알게 되는 것만큼 끔찍할까. (51)
나를 알게 되어 결국 미워하게 될 바엔, 차라리 오래 오해해달라는 마음 같아서 괜히 마음이 먹먹했다. (나는 생각했다.)
✴︎ 아, 엄마 당신을 먹고 자랐다는 걸 알겠다. 맘마, 엄마, 왜 그렇게 헷갈리는 이름일까 했는데. (58)
저 울어요 ㅠㅠ
더 적기 시작하면 너무 많이 적게 될 것 같아 이쯤에서 멈춘다. 산문인데도 자꾸만 운문처럼 읽혔다. 작가가 바라보는 미세한 감각들이 문장 곳곳에 스며 있었고, 읽는 내내 그 섬세함이 계속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문득 궁금해졌다.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세상을 느끼는 사람의 마음은 어떤 모양일까. 너무 무겁지만은 않았으면, 조금은 가벼운 날들도 많았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다. 문장을 읽다가 한참을 멈추고,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괜히 내 지난 계절들을 떠올렸다.
어떤 책은 스토리에 집중하게 하고, 어떤 책은 감정을 끌어올리는데 이 책은 사진과 함께 시각적인 감각까지 살려서 그런가 숨겨 있던 감각까지 일깨우는 것 같았다.
모든 건 겉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속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책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