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의 계절이 달라도, 봄을 줄게 ㅣ 달리 창작그림책 26
김모리 지음, 마담규 그림 / 달리 / 2026년 5월
평점 :
♡
<우리의 계절이 달라도, 봄을 줄게 - 김모리 (지은이), 마담규 (그림)>
늘 느끼지만, 그림책은 결국 어른을 위한 장르라는 걸 새삼 다시 깨닫는다.
책 속 집의 계절이 바뀐다. 언제나 웃음을 주던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간다. 그래서 집은 정원을 가꾸기 시작한다. '정원을 가꾼다'는 행위를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솔직히 어린이였던 시절의 나는, 엄마가 화단에 물을 주고 꽃을 키우는 모습을 보며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내가 엄마가 되고, 어느 순간 내 핸드폰 사진첩에 꽃 사진이 가득해진 것을 보았을 때야 비로소 꽃이 피고 지는 일, 그리고 무언가를 '가꾼다'는 것의 진짜 의미가 마음으로 와닿았다.
그렇기에 이 책은 어린이에게는 직관적인 이야기로 읽힐지 몰라도, 삶을 충분히 살아낸 어른에게는 깊은 슬픔과 위로, 그리고 희망으로 다가온다.
반복되는 계절 속에서 어제가 단순히 지나간 봄이 아니었듯, 다가올 여름 역시 매번 똑같은 여름은 아닐 것이다. 책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고 아무런 수확도 없는 것 같아 보일지라도, 우리의 삶은 저마다 하나의 '정원'과 같다고 말해준다.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씨앗들이 날아와 어느샌가 싹을 틔울지 모른다고 말이다.
100퍼센트의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늘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주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책은 그렇다고 해서 좌절하지 말고, 각자의 속도에 맞게 그저 살아내자고 다정하게 토닥인다. 완벽한 삶을 살아낼 수 없듯이, 그저 묵묵히 살아내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참 곱고 아름다운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