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윌북 클래식 호러 컬렉션
브램 스토커 지음, 진영인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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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 브램스토커, 윌북/ 2022-12-20, p,728>

- ”내가 세상을 보는 대로 당신이 세상을 본다면, 또 내가 아는 대로 당신이 세상을 안다면 당신도 더 잘 이해하게 될 거요.“

- 밤의 고통을 겪지 않은 사람은 아침이 얼마나 달콤하고 소중하게 느껴지는지 모른다.

- 사람의 자아가 정신세계의 구심점이 되면 구심력과 원심력이 균형을 이룬다. 그런데 의무감이나 다른 이유가 구심점이 되면, 원심력이 더 커진다. 그러므로 어떤 사건, 혹은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나야 두 힘이 균형을 다시 이룰 수 있다.

- “삶에는 어둠이 있고 빛도 있소.”

- ”나는 누군가의 믿음이 아무리 이상해도 경시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소. 나는 열린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왔다오. 평범한 일들 말고, 기이하고 특이해서 스스로 미쳤거나 정신이 나간 건 아닌지 의심하게 만드는 일들 앞에서 열린 마음을 유지하려고 애썼소.“

- ”접해보지 못한 진실은 어떤 것이든 바로 받아들이기 어렵지. 언제나 불가능하다고 믿어왔는데, 갑자기 가능하다고 하면 의심할 수 밖에.“

- 용감한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좋다. 이렇게 진실하고 참되며 용감하기까지 하니 사랑할 수 밖에.

드라큘라, 수많은 작품에서 리메이크되고, 회자된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드라큘라의 원작 소설을 읽게 되었다.

모든 게 기록의 방식으로 여러 사람의 관점에서 서술이 되기 때문에 마치 나 역시 일기를 읽는 듯한 느낌으로 빠져들었다. 이 세상 모든 사악한 것들이 날뛴다는 성 조지 축일의 전날 밤, 드라큘라의 초대로 런던에서 트란실바니아의 백작의 성으로 가는 조너선 하커의 일기로 시작된다. 드라큘라라는 백작이 런던 부동산 구매를 원하고 설명을 하기 위해 가게 된 조너선의 여정,그 곳에서 조너선은 감금되고, 공포를 경험하게 되고, 조너선의 아내가 될 미나의 절친 루시가 런던으로 무사히 도착한 드라큘라의 먹잇감이 되고, 루시를 중심으로 그녀를 사랑했던 존 수어드 박사, 미국인 퀸시 모리스, 남편이 될 아서, 그리고 루시의 증상을 지켜보면서 걱정하는 반헬싱 선생까지.. 그리고 그들이 일기와 녹음기 등의 기록으로 남기는 드라큘라 퇴치작전이 아주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사실 읽으면서 미나 부인의 현명함과 지혜로움에, 그리고 미나 부인의 그런 모습을 높이 사는 다섯 남자의 모습에서 현대 소설을 읽고 있는 건가? 라는 느낌마저 들게 했다. 루시에 이어 미나마저 드라큘라의 표적이 되었고, 미나를 지키려는 남편 조너선과 네 남자의 우정에 불멸성을 가진 드라큘라도 결국에 무너지고 말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닐까.

백작을 만나러 가는 길, 목적지를 들은 주위의 사람들의 우려와 걱정에 대비하여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묘사, 점점 변해가는 스산해지는 풍경에 대한 묘사, 선명하게 그려질 듯한 표현들이 공포를 배가시켰다.

아이들을 재우고 자다가 일어나서 읽었던 드라큘라, 밤 1시에서 3~4시, 혹은 4~6시 사이의 독서 시간은 너무나 적절하게도 최고의 몰입도와 영상이 그려지듯 너무도 재밌게읽혔다.

조너선의 강인함, 미나의 지혜와 사랑, 이 부부의 사랑과 신의가 나에게 부부간의 밑바탕이 되어야 할 원초적인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고(뜬금없는데..?), 반 헬싱 박사의편견 없이 바라보는 마음과 이타적인 마음, 수어드와 모리스, 아서의 모습에서 용기를 느꼈다.

어쩌면 드라큘라는 우리 안에 존재하는 불신과 의심 덩어리가 아닐까. 싶었다. 안개처럼 스멀스멀 피어나고, 우리의 불신과 의심이 어떤 형태로든 변할 수 있으며,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나, 언제나는 아니어도 인간이 자신에게 공포스런 순간이 온다면 피어날 수 있는 그 마음.말이다.

재미도 물론이거니와, 이런 감정을 느낀다는 것만으로도 왜 이렇게 후대에 수많은 작품으로 나왔는지 이해가 된다. 하나의 중심 죽지 않는 드라큘라라는 악에 맞서 죽음이 숙명인 인간들이 똘똘 뭉쳐 하나되어 싸우는 것, 뻔한 결말일지라도 우리가 느끼는 재미와 감동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 진짜 너무너무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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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윌북 클래식 호러 컬렉션
메리 셸리 지음, 이경아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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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 메리 셜리, 윌북/2022-12-20, p,376>

윌북 클클단의 호러컬렉션 중 두번째 픽은 “프랑켄슈타인”
재독이었고, 역시나 너무 좋았다. 마지막 세 페이지에서 나는 엉엉 울었다. (좀 울보이긴 합니다..헤헷..)완전 몰입했었나보다.

처음 프랑켄슈타인을 읽었을 때는 사실 프랑켄슈타인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 괴물같은 모습을 가진 이라고 생각했었고, 사실은 그를 만든 사람의 이름이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사실을 알았는데 대충격이었다.
처음에는 막연히 슬펐던 감정들이 재독에서 피조물에 감정이 너무 이입이 되는건지 프랑켄슈타인에 대해 계속 냉소적인 내 모습을 보았다.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재독이라 그런지, 스토리에 집중했었다면 이번엔 한 걸음 뒤에서 관망하는 느낌이라 그런지 이번엔 좀 더 글이 잘 보였다. 특히 월턴이 누님 마거릿에게 보내는 편지 초반에 선량한 사람들에 대해 기술한다. 인간답게 생을 마감하는 모습도 그려진다. 초반의 이런 기술이 내게 좀 더 생각하게 해 주었다.

프랑켄슈타인 그는 대학에서 크렘페 교수에 대해서 이렇게적었다 “물론 추한 외모와 불쾌한 태도는 여전했지만 그렇더라도 그에게서 얻은 지식은 가치가 있었다. 작가가 여러 곳에서 프랑켄슈타인이 어떤 사람인지 겉으로 인격적이라 느껴질지 모르지만 외양으로 이미 판단하는 마음도 있다는걸 보여준다. 과학만이 옹호되었을 때 겁도 상실한 그, 시신에 대한 경외도 없고, 실험체로만 대하는 그의 모습엔 다시금 질려버렸다.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걸까?

프랑켄슈타인과 피조물이 조우했을 때 그는 프랑켄슈타인의 눈을 가리고 “이러면 당신이 혐오하는 내 모습이 보이지않겠지. 그래도 내 목소리는 들릴 테니 내게 동정을 보여줘.”이 얼마나 슬픈가..

그가 지켜보았던, 받아들여지기를 원했던 한없이 선량하고 미덕이 넘치는 존재라고 여긴 드 라세 노인의 가족. 드 라세 가족을 지켜보면서 점점 문명인?지식이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인간으로 인정받고 싶은 그 욕구가 얼마나 절실해졌을까. 그리고 거부당했을 때의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의 선택지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이렇게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드 라세 가족을 지켜보면서 점점 문명인?지식이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인간으로 인정받고 싶은 그 욕구가 얼마나 절실해졌을까.

📝 “타락한 천사가 악랄한 악마가 되는 법이지. 신과 인간적인 악마도 비참한 처지에는 친구와 동료가 있었어. 그런데 나는 고독한 신세야.”

📝 “하지만 당신이 나를 얼마나 혐오하건, 나의 자기혐오에는 발끝에도 미치지 못해. 죄를 저지른 내 손이 눈에 선해. 범죄의 발상이 잉태된 심장이 떠올라. 그리고 그들이 나와 시선을 마주치고, 내 머릿속을 떠돌 순간만을 고대하고 있어.”

드 라세 가족에게서도 부정당하고 분노를 가지고 프랑켄슈타인에게 복수를 하러 가게 된 그의 심경의 변화.. 그 와중에 선의를 베풀고도 총을 맞을 수 밖에 없는 그, 그 처참함과 비참함. 그리고 마지막 선택까지... 정말 이 책은 3번째 읽을 때도 더 좋을 것 같다.

머릿속으로 정리를 하고 리뷰를 쓰는데 이번엔 책에 적어놨던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다시 적어서 좀 두서없지만, 결론은 아주 좋았다.

특히 윌북 출판사의 현대적인 번역이라 더더욱 와 닿았다.

📝 이제 더 이상 해나 별을 볼 수 없고, 두 볼을 간질이는 장난스러운 바람결도 느끼지 못하겠지. 빛과 감정, 감각도 사라질 거야. 나는 이런 상태에서 행복을 찾아야 해. 몇 해 전, 내 눈앞에 세상의 이미지가 처음으로 펼쳐졌을 때, 여름의 상쾌한 온기를 느꼈을 때, 나뭇잎이 살랑거리고 새들이 즐겁게 지저귀는 소리를 들었을 때, 이런 것들이 전부 내 것이었을 때 죽어야 했다면 나는 서러워서 울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죽음만이 위안이야. 악행으로 더럽혀지고 쓰라린 회한으로 산산이 찢긴 내가 죽음이 아니면 어디에서 휴식을 구할 수 있겠나?

진짜... 이 부분 눈물 펑펑..... 정말 좋았다

#프랑켄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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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도어 프라이즈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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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도어 프라이즈 - M.O.월시, 작가정신/ 2023-01-17, p,512>

- 적어도 시도는 해봐도 되잖아? 한번 해보는 게 어덜까? 어쩌다가 이렇게 나이를 먹어버린 거지?

- 문득 자신이 모르는 아내의 삶의 조각들이 궁금해졌다.

- “솔직히 말하면 아이들이 옛날 내 시절과 비교해서 그렇게 대단히 달라진 건 아니야. 그저 그 애들이 보고 자라는 역할 모델들이 달라진 거지. 변한 건 어른들이야.“

- 제프리의 요구대로 하는 게 상상할 수 있는 그 무엇보다도 더 쉽다는 사실에 더글러스 자신마저도 놀랐다.

-”에이, 그럴 리가. 나야 55년간 식료품 재고 채우면서 살았는데, 내가 할 줄 아는 거랑 못하는 게 뭔지 내가 제일 잘 알지.”
- 부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의사 소통이 대부분 그렇듯, 상황을달라지게 하는 건 말의 내용보다는 말투였다.

- 질투라는 이상한 편집 증세가 그의 사고 회로를 뒤틀어버리는 바람에, 여태 더글러스가 생각해온 인생의 모든 좋은 요소들이 진로를 바꾸어 지금까지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심장 속깜깜한 저장고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 그들,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이고 모두 다 괜찮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아니라고 말래주듯 전해지는 압력과 맥박.

🏘️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사실이 없다고 여겨지는 디어필드라는 동네에서 DNA를 읽어주는 기계가 생긴다. 사람이 가진 가능성을 알려주는, 과학적으로!! 모든 것이 제대로 됐다면 우리가 뭐다 될 수 있었는지,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무엇이 될 수 있었는지를 말이다. 이 기계로 생기는 주민들의 이야기.
고등학교 역사교사인 더글러스와 그와 아내 셰릴린
최근 쌍둥이형 토비를 음주사고로 잃은 동생 제이콥과 쌍둥이형의 수많은 여친 중 한 명이었던 트리나.
더글러스와 제이콥의 학교 디어필드 가톨릭 스쿨의 신부이자 트리나의 삼촌인 피트 신부, 제이콥과 토비형제의 아버지이자디어필드의 시장인 행크를 주축으로 큰 이야기가 반복된다.

DNA기계에 2달러를 넣는다. 그리고 나온 결과, 셰릴린의 결과는 왕족, 그걸 알게 된 후 묘한 감정선들.

인간이 어떻다라고 정의를 내린 게 내가 생각했던 범주에서 용인되는 것과 용인되지 못한 결과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고 여기는 마음이 이해가 되서 그런가. 인간은 비교를 피할 순 없고 알게 모르게 계급화를 나누는 건가 싶기도 하고 하찮을 거라 생각했던 이가 생각보다 더 큰 인물이 될 수 있는 사람이었고, 스스로는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기준보다 낮게 평가받았을 때 그 박탈감과 괴리 분노도 인간이기에 이해할 수 있었다.

뭔가 장황하게 쓰려고 쓴 건 아닌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셰릴린이 제대로 되었다면 왕족이 되었을 수 있을텐데 안되었다고한 순간 난 더 대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어 라고 생각한 순간 모든 게 하찮아지고, 약간 그런 느낌…?

여기에 쌍둥이 형 토비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적 요소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청소년의 삶과 어른의 세계가 절충되면서 풀리는 느낌이었다.

사실 리뷰 쓰기가 어려웠다. 세가지의 이야기가 주축을 이루면서 얽히고 설키어 가면서 실타래 풀리듯 풀어지는 이야기에어떻게 쓸지는 모르겠지만,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아끼고 관심을 기울이고 살자는 것. 현재를 소중히 여기라고. 그걸 말하고 싶었던 거겠지..?😊

이 책은 애플tv+에서 오리지널 제작 드라마로 2023년 상반기에 방영 확정이라는데 인물에 대한 설명이 좋았는데 어떻게 풀어낼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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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시간 - 다시 시작하려는 이에게,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들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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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시간 - 정여울, 한겨레출판/ 2023-01-05, p,296>

💚 와, 너무 좋았다 진짜…💕
내가 왜 소설을 읽는지, 왜 문학을 사랑하는지, 나의 이 짧은 지식과 밑천으로는 형언할 수 없는 모든 걸 풀어준 느낌..!

🖋️문학은 내게 그런 존재였다. 내가 스스로 학대하고,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누구도 믿지 못할 때 문학은 한없이 다정한눈길로 속삭였다. 너의 불안과 너의 절망과 너의 증오조차 사랑한다고. 우리의 그 어처구니없음과 울퉁불퉁함과 대책 없음세상 모든 이야기의 출발점임을 문학을 내게 가르쳐주었다.

와 여기서 진짜 눈물이 핑하고 돌았다. 어느덧 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여러가지 일들을 거치면서 인간관계를 쳐내왔다. 내게 무례한 사람들로부터 나를지키기 시작하다보니 정말 알맹이같은 친구들만이 남았다. 그친구들조차도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이젠 내게 책이 나의 유일한 숨구멍이다. 가만히 있다가 우울의 늪으로 빠져들어가려는 나를 어느샌가 다가와 살짝 이끌어 올려주고, 불안감에서 나를 꺼내주었다.

이 책은 작가가 책들과 혹은 문학이라 여겨지는 것들을 이야기해준다.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를 내게 이야기해준다. 너무 좋아서 밑줄을 긋다가 기절기절- 문학이 산소나 습기처럼 세상 모든 것에 흩어져 존재한다는 문장에 와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지? 물개박수 짝짝짝💕

현실도피라고 생각했던 나의 책 읽기가 언젠가 작가의 글처럼더 커다란 현실과의 만남이 되었다고 느낄 수 있는 그런 날이 어서 오기를 바란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윤이형의 <붕대감기>를 읽기 시작했다. 책이 또 다른 책을 불러온다. 아 너무 좋다. 진짜. 이 책 강추💖 너무 좋았어서 2023년 들어 올해 첫 필사💖 여기 소개해 준 책도 다 읽어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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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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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 - 가와무라 겐키, 소미미디어/ 2022-12-22, p,392>

- 알츠하이머라는 단어와 엄마가 연결되지 않는다. 마치 저먼 우화 속 세계에 만연한 병처럼 현실감 없게 들렸다.

- 드러그스토어에서 이 정도의 간병 용품을 파는 줄은 이때껏 몰랐다.

- 안타까워하며 위로하는 다나베와는 대조적으로 나가이는흥미 없는 표정으로 말이 없었는데, 이즈미는 오히려 그런 태도가 더 편했다.

- 저는 할머니 일을 후회해요. 모르는 사이에 치매에 걸려서 저를 잊었어요. 할머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지도 못한 사이에 돌아가신 기분이에요. 그러니까 어머님을 위해 시간을 쓰세요.

- 아이러니하게도 커뮤니케이션이 성립하지 않게 된 후로 엄마와 대화를 더 잘 나눌 수 있었다. 엄마와의ㅡ 대화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지금은 끝을 모르고 이어갈 수 있다.

- 말을 잃고 이름을 잊어버린 때, 엄마 안에는 자신의 무엇이 남을까.

🥹 내가 어딘가에 썼던 기억이 나는데, (어떤 책이었는지 왜 기억이 안 날까;;) 개인적으로 치매에 관한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피해왔다. 소미미디어 서포터즈 마지막 도서로 이 책이 왔다.

1/3은 사실 꾸역꾸역 읽었다. 말 그대로 치매에 관한 책을 안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이랬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 이후로는 괜찮았기 때문일 것이다.

서포터즈가 아니었으면 읽어보지 않았을 책이고, 다시 느끼지 않았을 감정이기에 오히려 좀 고마웠던 책이었다.

나의 친할머니는 아빠와 엄마가 결혼을 하고나서 쭈욱 내내 함께 살았다. 그리고 친할머니는 내가 고3 무렵에 치매가 오셨다. 엄마는 수발을 들어야 했다. 사실 고3이었기에 나는 정말 멀리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방에선 대변냄새가 났다. 그것만으로도 난 너무 싫었다.

친할머니와 내내 산다는 것, 친할머니와 내내 같은 방을 쓴다는 것, 어렸을 때는 할머니의 품안에서 응석을 부렸을 테지만 사춘기가 오고 내 공간이 없던 내겐, 신경질 부리는 못된 나였던 것 같다. 그리고 할머니로 인해 아빠 엄마의 싸움의 원인이었던 걸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을까. 나는 할머니에 대한 소위 무한한 사랑? 이게 별로 없다.
그런 할머니가 치매에 걸렸고, 엄마는 식사를 차려드리고도 또 밥을 차리라고 하셨다. 그리고 할머니를 잃어버렸다.파출소에서 찾았다. 이런 일들이 일년도 안되는 시기에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건 내가 아주 크게 기억하는 사건일 뿐,,

내가 이걸 옆에서 겪었지만 나는 눈을 감고 귀를 막았다. 귀찮고 성가신 일이었다. 그래서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이 책은 엄마 유리코와 단 둘이 살았던 이즈미라는 아들이 크고 난 후, 엄마에게 치매가 찾아온다. 그리고 간병이 있고, 언제든 불려가야 할 수 있음을, 그리고 엄마의 기억과 아들의 기억이 맞물려진다. 엄마가 여자로 살았던 한 때의 기록도 나온다. 그렇게 치매에 관한 이야기가 담담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이즈미는 이즈미의 생활을 꾸려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아내 가오리의 임신으로 본인도 아버지가 곧 되어간다.

치매를 걸린 사람과 다르게 그 주변인은 치열하게 살아가야 한다. 그 삶 속에서 치매에 걸린 엄마 유리코를 이해해본다. 그렇게 엄마에 대한 사랑을, 그리고 아빠가 되어간다.

난 여전히 치매에 부정적이다. 치매 자체에 부정적인 게 아니라, 내가 만약 치매라고 가정한다면에 굉장히 부정적이다. 인간이 수명이 늘어난 만큼 생겨난 여러 질병 중 하나이지만 정말 잔인한 병이라고 생각한다.

📝 그래도 색이나 모양은 잊더라도, 누군가와 같이 보았고어떤 기분이었는지는 추억으로 남아

이건 치매를 겪은 이를 감당했던 이에게 오히려 더 애잔하게 남을 소설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즈미는 아버지가 된다.

그리고 부모가 된다는 건 함께 했던 순간들이 잊혀졌을 지라도 이런 사랑을 받아왔다고, 잊고 있었어도 그 사랑들이 내 안에 남아 있고 그 사랑으로 또 다른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심지가 될 수 있다는 걸, 그것만으로도 이미 감사하다는 걸 느끼게해주었다.

읽는 동안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처럼 있는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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