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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완벽한 너를 만난다면
도시모리 아키라 지음, 권영주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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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완벽한 너를 만난다면 - 도시모리 아키라 (지은이), 권영주 (옮긴이) arte(아르테) 2023-08-24>
- 상대방을 함부로 대하는 언동은 두 사람이 중등부 때부터 키워 온 친밀함을 입증했다.
- 몇 번을 만나도 우미와의 대화는 대개 무조건 반사에 가까웠다. 몸속에 침투하지 않는다. 부딪혀 온 것을 되받아치는 것도 아니다. 이마의 15센티미터쯤 앞에서 피상적인 말로만 받아내는 대화다.
- ‘유일무이한 타인’은 마도카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말이다. 핫케이크를 먹고 편지를 쓰는 것 같은 보편적인 일을 해도 세상이 눈부시게 보이는, 다른 사람으로는 대체 불가능한 관계에 ‘유일무이한 타인’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 하지만 ‘소수’로 살고 있는, 소수의 집단을 만들 수 있었던 그 사람들은, 현실 세계에서 자기 편이 한 명도 없다 해도,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는 시점에서 마도카의 눈에는 충분히 다수로 보였다. 우미의 기쁨을 축복해 주고 우미의 슬픔에 공감해 주고 우미의 노여움에 동조해 주는 동지가 우미에게는 여럿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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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카는 읽어보지도 않고 집에 가져가서 튀김을 건져 놓는 종이로 쓸 예정인 가정통신문에 ’저체중은 생리를 중단시킬 위험이 있습니다‘를 보고 탄수화물을 끊었다. 그리고 생리는 멈추었다. 그렇게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입학했다.
여자친구들에게 마쓰이님이라 추앙받으며 초콜렛이 넘쳐나는 마도카, 그녀는 이전에 교생실습을 나왔던 우미라는 여자와 시험삼아 사귄 지 석달째이다. 마도카는 아무 말 없이, 서로 닿지 않아도, 온전히 이해해 줄, 완벽한 사람, 유일무이한 타인을 만나기를 바라지만, 우미와도 어려울 것 같다.
10대, 성정체성을 의심하고, 혼란스럽고, 다수의 원에 속하지 않는다는 감정을 느끼고, 혹은 다수의 원에 속한 마도카의 친구가 바라보는 마도카, 마도카가 느끼는 생각들이 뜻밖에 생각할 거리를 전해준다.
아름다운 문장과 생각하게 해 볼 문장들이 군데 군데 있어 잠시 생각해보았다. 이미 수십년전에 졸업한 고등학교 시절과 고등학교 때 (남녀공학이었지만 1학년만 합반이었고, 2,3학년은 분반되었기에)의 일들이 떠올랐다.
다수의 원에 속해 있는 내가 소수의 원에 있는 사람을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도 되었고, 마지막에 그 사람을 그 사람만을 생각하고 위로해주는 것들에 괜시리 감동받았다.
사상 최초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문학계 신인상을 수상한 이 작품, 출간 전부터 일본 트위터를 뒤집어 놓은 오롯이 '나'이고 싶은, 함부로 분류될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들이 좋았다. 청소년들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주는 말들이 말이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좋았던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