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경사 바틀비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허먼 멜빌 지음, 박경서 옮김 / 새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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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 허먼 멜빌 (지은이), 박경서 (옮긴이) 새움 2023-06-30>

다시 읽은 필경사 바틀비이다. 
내가 썼던 필경사 바틀비를 읽고 나니 부끄러운 리뷰였다. 뭐 그렇다고 지금 쓰는 리뷰가 대단한 발전이 있을 것 같지도 않지만, 개인적으로 역자해설이 굉장히 좋았다. 무릇 소설은 시대를 반영한다. 시대를 반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고전이 어려운 이유는 시대를 잘 모르면 이해도가 현저히 낮기도 하고,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것을 즐기면서 읽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다시 읽은 필경사 바틀비는 좋았다. 왜 미국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인지, 새삼 다시 느꼈다. 

어쩌면 나도 변호사의 입장에서 바틀비를 내내 바라봤는지 모른다. 바틀비의 소극적인 저항을 불편하게 여겼는지 모른다. 우리는 모든 사람들의 (직업의 귀천이 없다 하지만, 직업의 가치를 매기기 때문이다, 직업이라 한 이유는 자본주의에서 소위 귀족과 노예의 계급은 사라졌고, 직업이 계급을 나누는 은연중에 드러나니까) 상황을 전부 다 가늠하고 이해하고 살 수는 없다. 변호사라는 직업과 필경사라는 직업은 일단 자본주의에서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순 없지만) 변호사는 추앙받는 직업이고, 타인을 다스리는 직업이다. 하지만 변호사 역시도 자본주의의 충실한 하수인이다. 그러나 그는 모른다. 아니 알고 싶지 않다. 필경사는 주어진 것만 묵묵히 적어내는 직업이다. 다른 생각할 여지가 없다. 나의 생각은 억제된다. 어쩌면 영화 [모던 타임즈]의 찰리 채플린이 하루 종일 공장에서 나사를 조이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필경사 바틀비 역시 두고두고 읽으면서 다시 생각해볼 가치가 아주 많은 책이라는 걸 느꼈다. 

수록된 두 가지 이야기 [꼬끼오! 혹은 고결한 베네벤타노의 노래]와 [총각들의 천국과 처녀들의 지옥]도 필경사 바틀비와 같은 느낌으로 읽혀졌는데, 개인적으로는 [총각들의 천국과 처녀들의 지옥]이 재미있었다. 

템플러는 중세 때 예수살렘 템플기사수도회에 속한 기사, 혹은 영국의 법학원에 다니는 학생이나 법률가나 변호사를 뜻하는데, 여기서는 법학원 학생이나 변호사를 가리킨다. 도덕적 붕괴를 맞이한 이들은 자기네들만의 계급 속에서 위선적인 생활을 보낸다. 이들은 참이나 총각들의 천국이며, 반대로 처녀들의 지옥은 총각들의 천국과 대비되는 한겨울  추위에도 제지공장에서 한 마디 말도 하지 않고, 일을 하고 있다. 그에 대한 대비가 참으로 애석하다. 

이 책은 여러번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값진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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