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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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 - 가랑비메이커 문장과장면들 2024년 07월 17일>


책 표지의 글이 눈이 띄였다.
“늘 무언가 되고 싶었다.”이 한문장에 읽고 싶은 마음이 드릉드릉했다. 나 역시 늘 무언가가 되고 싶었다. 내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는 무언가, 혹은 타인에게 만족시키고 싶은 무언가. 늘 욕심은 있었지만, 주저했다. 무서우니까.

저자 가랑비메이커의 작업일지가 부제인 이 책은 무언가가 되고 싶었던 그 마음들의 기록일 것이다. 사실 작가의 생활이 어떠한지는 잘 모른다. 책을 점점 파고들다보면 작가의 생활에 대한 에세이도 읽게 되는데, 생각보다 더 치열하다. 루틴이 있는 직업과는 어쨌든 멀리 있는 직업이고, 불안감과 고독이 함께 따라가는 일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글을 쓰는 삶을 정하게 된 계기, 글에 대한 허기, 흩어진 시인의 말이 누군가의 삶을 세워나갔다는 이야기, 계절을 느끼게 해주는 문장들, 필명에 대한 이야기, 쌍둥이 언니 썸머(몰랐다!!배우와 작가로 활동 중) 와의 존경과 동경 사이, 그리고 심술과 위로. 여전히 쓰기를 선택한, 무명과 유명 그 사이에 있는 저자의 글들이 나에게도 더운 여름 가랑비 같은 위로가 되었다. 미래친구(독자)인 내가 이제는 진짜 독자가 되었다.

✴︎ 가난한 시절에는 가난을 재료 삼아 쓰며 가난한 문장들이 희미해질 날을 기다렸고 뜻밖의 풍요가 찾아오면 야금야금 아끼고 아껴 오래 머금기 위해 썼다. (33)

✴︎ 해갈을 위한 비는 반드시 긴 장마나 시원하게 쏟아지는 소나기가 아니어도 괜찮다. 그저 몇 차례 찾아오는 짧은 비면 된다. 애초에 나의 꿈은 가랑비, 딱 그만큼의 위로였다.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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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은 내게 - 한 걸음 한 걸음 웃음기 사라진 가파른 길을 걸으며 거칠게 숨 쉬는 당신에게
이지형 지음 / 북노마드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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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은 내게 - 이지형 (지은이) 북노마드 2024-10-10>


산山문집이다. 정말 산에 관한 글들로 가득찬 작가의 글에는 산에 대한 열정과 입산(入山), 등산(登山), 하산(下山), 관산(觀山)을 통한 삶의 자세들을 엿볼 수 있었다.

산을 좋아하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단언컨대 No이다. 왜 그러냐고 묻는다면 가려고 마음먹기도, 힘들게 올라가는 여정도, 내려올 때 후덜덜한 다리 느낌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나이지만 웃기게도 20대, 기업연수때는 지리산 천왕봉에 남녀합해 약 50명 중 2등으로 들어갔을 정도로 이상한 악바리정신이 있다. 근데 묘하게도 그 기억이 뭐 그것도 올라갔는데, 다른 곳은 껌이지(?) 이런 희미한 자신감을 안겨주었다. 그래서일까? 막상 또 간다고 하면 뭐 가지. (근데... 사족인데, 직업을 참 많이도 바꿨는데, 죄다 산으로 워크샵을 간다. 죄다!)

각설하고 이런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보지 못했던, 산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이 느끼는 산에 대한 매력과 산이 주는 매력과 이야기들이 인생선배의 이야기 같았다. 왠지 산행이 끝나고 막걸리에 파전 먹는 느낌이랄까.

북한산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이야기가 끝도 없다. 나는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정치이야기같은 아닌 이야기, 풍수지리 이야기, 극장에서 애국가가 나오던 이야기, 꽃 이야기, 또는 시베리아, 융프라우, 추억이야기까지. 산을 좋아하는 이도, 아닌 이에게도 삶의 가치를 전달해주는 글이었다.

✴︎ 누구에게나 스며 있는 걱정과 두려움의 심리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방법은 하나다. 움직이거나 올라가야 한다.(22)

✴︎ 우리는 왜 산에 오르나. 건강 관리, 체력 단련, 여가 선용, 절경 감상, 계절 만끽, 스트레스 해소, 데이트, 리프레시를 위해 산에 오른다. 그러나 모든 경우 산행이 전제하는 것은 일상과의 잠정적 단절이다. 우리는 해발 500,600,700,800미터의 바람에 잠기면서 새로운 세상에 든다. 낯선 세게에서의 침묵과 고독이야말로 산이 우리에게 주는 내밀한 선물이라 생각한다. 그 선물 덕에 우리는 지친 몸과 맘을 추스르고 가다듬는다.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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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 (리커버 특별판)
돌리 앨더튼 지음, 김미정 옮김 / 윌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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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 - 돌리 앨더튼 (지은이), 김미정 (옮긴이) 윌북 2024-09-27>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와 BBC드라마 <사랑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의 원작인 이 책은 최근 유명 아이돌이 읽어 핫해진 책이다. 1988년 생인 작가가 열두 살때부터 몸소 겪은 다양한 연애를 바탕으로 사랑과 우정, 그리고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MSN메신저...! 와 추억 돋네:: 작가와 비슷한 시기의 사람으로 문화는 다르지만 겹치는 것들이 반가웠다. 글을 통해 처음 술을 마셨을 때의 그때의 경험과 첫 연애. 첫 데이트 등 내 치기 어린 젊은 시절을 회상케했다. 팔리와 다른 여자친구들과의 우정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형태로 변해가며 단단해지는 모습들. 상담을 통해 변해가는 저자의 이야기.

망한 데이트 일지는 웃기고 짠하고. 레시피는 한번씩 해먹어보고 싶고, 나이가 들면서 정의되는 사랑에 대한 생각들이 그 즈음을 통과하던 나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잠시 생각해보게 했다. 결국 사랑은 사람의 일이라 느낀 것들에 고개를 끄덕이고 공감하게 된다.

사랑을 하고 싶고, 사랑을 해야하는, 지나간 치열했던 연애와 우정과 사랑과 이불킥을 날리고 싶던 과거를 다시 한번 느껴보고도 싶고 그거 다 괜찮았어. 라고 여기게 만들어주는 책! 그냥 사랑이라는 거에 꽂힌다면. 이 책 좋다!!

✴︎ 몇 년이 지나 나를 부끄럽게 하는 행동을 계속하는 건 자신을 귀하게 대하지 않아 자존감이 떨어지는 길임을 깨달았다. (121)

✴︎ 자신이 좋아하는 앨범, 책, 영화는 다들 하나씩 소장해야 한다. 책장에 이 세 개만 있다면 가장 길고 춥고 외로운 밤도 버틸 수 있다.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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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과 사랑의 문장들 셰익스피어 필사 노트
박성환 엮음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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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과 사랑의 문장들 - 박성환 (엮은이) 문학동네 2024-12-20>


책이 나를 선택해서 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2025년도는 셰익스피어 파헤치기를 해야할 것 같다.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이 필사책은 사랑과 우정에 대해 말을 한다. 최근에 일들로 책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럴 땐 사실 필사도 내가 긴 문장은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복잡하고 답답했던 마음을 셰익스피어의 문장들을 쓰면서(쓰다보면 정신없이 쓰다가도 자연스럽게 읽게 되고 곱씹게 되어보니) 정말 심신의 안정을 취할 수 있었다. 복잡했던 마음 덕인지, 때문인지 50개의 문장을 이틀만에(사실 하루만에) 다 써버렸다. 생각보다 효과적이었다.

필사책을 접하다보면 제각기 아주 고유한 특징이 있다. 이 책은 부산외대 영문과에서 수년간 셰익스피어 강의를 해 온 이가 발췌한 문장으로 셰익스피어의 생각과 가치가 내 마음으로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마음 복잡하고, 바쁜 일과로 숨돌릴 틈이 없더라도 글씨를 쓰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찾기를 바라는 이라면 이 책 아주 좋을 듯 싶다.

비너스와 아도니스 문장들이 마음에 많이 와 닿았다. 읽을 거리 추가..!

✴︎ 밝고 아름다운 것은 언제나 쉽게 망가지네_ 한여름밤의 꿈 1막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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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사전 - 기획자가 평생 품어야 할 스물아홉 가지 단어
정은우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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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사전 - 정은우 (지은이) 수오서재 2024-12-04>


“나는 기획자가 아니다. 하지만 내 삶의 기획자이다. 나 역시 내 삶의 키를 쥐고, 지금 내가 맡고 있는 역할에서 세상의 트렌드를 읽고, 아이와 남편에게 맞춰서 보조해야 하는 기획자이다.”라는 걸 이 책을 읽으면서 훅 느꼈다.

기획의 0.1도 해 본 적이 없는 적이 없는 나라서 오히려 더 도움이 되는 리뷰가 되지 않을까? 사실 이러한 제목을 가진 책을 기획과 마케팅, 실무에서 사용하기 위해 열어보니까 말이다. 혹은 그 분야로의 취업을 원하는 이에게 말이다.

이런 주제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전무한 가운데 읽는 책이어서 그런지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물론 내가 기획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어떤 분야는 다른 분야와 계속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이기 때문에 1번의 톱니바퀴가 2,3번 바퀴와만 맞물려 알았다면 이제는 4번 톱니바퀴도 맞물리고 나의 세계관이 확장된다는 뜻일 것이다.

기획자가 평생 품어야 할 단어 29가지를 주제로 실무사전의 챕터에서는 기획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보았고, 도구 사전에서는 기획의 일을 계속 하기 위한 밑바탕이 되어 주는 것들을, 태도 사전에서는 좀 더 나은 기획자가 되기 위한 이야기가 있다.

기획은 ‘인간의 마음이 언제 움직이는가’를 알아채는 작업이다. 이해에 도움을 주는 예시들로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처럼 아주 유익했다.

나는 이 책을 요약하고 싶지 않다. 이 책은 사서 읽어보는 걸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웬만해서는 이렇게 책을 읽지 않는데, 남편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다른 색의 플래그와 포스트잇으로 메모를 적어놨다.

✴︎ 열 명 중 한 명만 단골이 되면 족하다고 했다. 열 명 중 아홉 명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거나 자기 가게를 모르더라도 괜찮다는 것이다. 다만 그 ‘한 사람’에게는 철저하게 마음에 들겠다 답했다. 그러기 위해 가게를 운영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했는데, 기획도 이와 다르지 않다. 명심하자. 드릴을 구매하는 사람은 드릴이 필요한 게 아니라 구멍이 필요한 것이다.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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