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 속으로 세계 문학 단편선
샬럿 퍼킨스 길먼 외 지음, 정회성 외 옮김 / 다정한책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을빛 속으로 - 다정한책 2025-10-31>


이 책, 진짜 너무 좋습니다. 너어어어무 좋습니다🩷
봄, 여름이 지나고 이번에 나온 가을. 어쩜 이렇게 좋을까. 감탄에 감탄!! 뭐가 제일 좋았다라는게 의미 없을 만큼 전부 다 좋았던 #세계문학단편선

가을은 이제껏 지나온 계절의 결실을 맺는 시기이도 하지만, 생생했던 삶의 흔적들이 속절없이 떠나는 시기이도 하다. 성숙과 결실 혹은 쓸쓸함이라는 큰 축을 두고 다양하게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9편의 단편들이 아주 매력적이다.

고전을 왜 재밌는지 모르겠는 분, 단편 뭐가 재밌어? 라고 생각하는 분들 이책 진짜 강강추!! 겨울까지 또 언제 기다리지…😅

1. #세번의추수감사절 #샬럿퍼킨스길먼
#여름언덕에서 #작은집 에서도 느꼈던 비슷한 결의 글로, 모리슨 부인은 아들과 딸에게 편지를 받는다. 와서 함께 지내자고, 갔지만 그녀는 자신의 집만큼 편하게 느끼지 못한다. 그녀는 그녀가 할 수 있는 걸 한다. 자신의 넓은 집을 원하는 공간으로 만들어낸다. 추수감사절은 가족이 모이는 시간이자 무언가를 이루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 된다.

2. #장구르동의가을 #에밀졸라
은퇴한 라자르 삼촌과 함께 사는 나와 바베. 아이를 간절히 원했지만 생기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찾아온 아이, 삼촌은 조카의 아이를 보기 전에 죽을까 봐 두려워하는데. -> 끝을 이상하게 내서 무서운 방향으로 흘러갈까 걱정하지만 아닙니다. ㅎㅎㅎㅎ 삶과 죽음을 자연과 함께 그려내는 글이 참, 좋다.

3. #함께그리고따로 #버지니아울프
3회 연속으로 등장한 버지니아울프의 글, 댈러웨이 부인이 두 사람을 소개한다. 애닝과 로더릭 설, 감정이 변해가는 순간들이 이 단편에 너무도 생생하게 살아있다.

4. #가을 #아쿠타가와류노스케
언니 노부코와 동생 데루코, 노부코는 작가가 되려는 뜻을 품은 사촌 오빠 슌키치를 마음에 두었지만 슌키치를 좋아하는 동생 데루코를 위해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 그리고 데루코와 슌키치가 결혼하고 오랜만에 만난 그들.

5. #비통한사건 #제임스조이스
제임스 더피는 공연장에서 우연히 모녀의 옆자리에 앉게 된다. 시니코 부인과 떳떳하지 못한 관계로 남는 건 싫어 떠나기로 정한 더피. 그리고 4년 후, 신문에서 알게 된 시니코 부인의 소식.

6. #여왕의쌍둥이 #세라온주잇
처음 보는 작가의 글로, 9월 휴가 막바지에 머물던 집의 안주인 토드 부인이 나를 데리고 여왕을 무척 좋아하고, 같은 날 태어났고, 여러 모로 닮은 점이 많아 여왕의 쌍둥이라고 말하는 애비 마틴 부인에게 가자고 한다. 그녀를 만나 듣는 이야기들.

7. #후회 #기드모파상
#봄볕아래에서 첫번째 소설인 #봄날 을 읽고 너무 좋았는데, 이것도 진짜 좋구나. 사발 영감이라 불리는 62살의 그는 결혼도 하지 않고 평생 홀로 살아왔고, 이제 아무도 없다. 자기 삶을 되돌아보다 본인도 사랑한 적이 있음을 안다. 은밀하게, 친구의 아내를.

8. #세번의입맞춤 #에드워드페이슨로
막 17살이 된 엘시 앨퍼드, 막내이자 장난스러운 그녀를 어른스럽게 만들어 준 일이 생겨난다. 11월 추수감사절을 보내기 위해 집으로 온 오빠인 줄 알고 문을 열고 입맞춤을 한다. 그는 오빠의 동창 스탠호프.
-> 아, 꽁냥꽁냥 사랑이야기 좋다구.

9. #사흘간의폭풍 #어니스트헤밍웨이
빌과 닉, 술을 한잔 한다. 닉은 한때 마지의 남자였지만, 그녀는 떠났다. 사흘간의 폭풍같은 시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5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최은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5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 최은미, 강화길, 김인숙, 김혜진, 배수아, 최진영, 황정은 (지은이) 문학동네 2025-10-21>


내가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었던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이상문학상은 그래도 좀 읽었던 것 같은데, 그 외의 상들은 읽어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읽어보게 된 김승옥문학상!! 년도가 붙는 문학상의 수상작들은 아무래도 당시의 사회가 반영될 수 밖에 없기에 읽다보면 생각이 깊어지고, 대립, 불안, 무력함이 느껴진다. 물론 그 끝에 희망을 이야기하는 작품도 있지만, 여전히 진행중인 답답함이 존재하기도 한다.

대상 수상작인 #최은미 의 #김춘영 은 탄광촌의 여성을 주체로 한 프로젝트를 완성할 주인공인 김춘영, 마지막 구술작업에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하며 생기는 에피소드

가정 스릴러 안에 희생되고 고통받는 여성 서사의 서늘함과 억울함, 돌봄과 이득의 형태에서 바라본 #강화길 의 #거푸집의형태 (너무 현실스러워서… 좀… 섬뜩했달까)

내가 엄마가 되고 보니 더더욱 조심스러워지는 모녀의 관계 내가 기억하는 것과 상대가 기억하는 것의 간극 속의 기괴한 일그러짐이 느껴진 #김인숙 의 #스페이스섹스올로지

눈먼 탐정이라 불러달라고 한 이와 나의 동행길의 이야기가 그려진 #배수아 의 #눈먼탐정 개인적으로 작가노트와 리뷰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아무래도 좀 어렵다고 느끼는 작품일수록 리뷰가 재밌는 듯.
✴︎ 갑작스러운 혹은 갑작스러워 보이는 불행은, 다르 ㄴ종류의 불행도 예외는 아니겠지만, 사실상 매일매일 우리 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상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흰 두부처럼 잘린 그것을 임의로 한 조각씩 나누어 가질 뿐이다. 그것을 삶이라고 부른다. (198)

모르는 이의 장례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을 다녀온 그녀에게 일어난 일, 그리고 12월 3일의 일을 그린 #최진영 의 #돌아오는밤 최진영 작가님의 글은 말해 뭐해 그냥 좋습니다.

내겐 너무 중요하지만, 타인에게는 중요하지 않은 일이 자신을 죽이고 있다는 동생, 그리고 그의 언니 영인의 이야기를 그린 #황정은 의 #문제없는하루
✴︎ 낙지가 조각나는 동안 손놓고 보기만 한 우리한테 무슨 악의나 적의가 있었겠어? 우린 그냥 다 같이 멍청했고, 그뿐이었어. 언니, 세상이 언제고 돌이킬 수 없이 망가진다면 사람의 악의나 적의 때문은 아닐 거야. 그보다는 멍청함 때문일 거야. 보고도 아무렇지 않음, 그런 거 때문에. (311)

저마다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이라는 게 있고, 그 상황 속에서 마음에 와 닿는 글들이 있을텐데 나는 7편의 글 중 김혜진의 빈티지 엽서가 정말 좋았다.

삼십여 년의 결혼생활, 남편과 자전거 가게를 하는 여자는 그녀는 삶에서 사소한 정을 주고받는 일이 점점 드물어진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친절과 선의가 완성되는 건 어려운 거라고. 그런 그녀가 다니는 헬스장에서 한 남자가 자세를 알려준다. 그 남자와 정말 친절과 선의로 그 남자의 취미인 빈티지 엽서를 해석하는 걸 도와준다.

나는 이 소설에서 너무도 많은 포인트를 잡았는데,
1. 상실했다고 여겼던 나를 찾는 기분은 생각보다 짜릿하다. 나이든다는 건 상실과 정면으로 마주치는 것이라 그런지 잃어버린 시간을 찾게 되는 느낌이니까,
2. 친절과 선의가 완성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그 값이 1+1=2가 될 수 없다는 것. 완벽하게 다른 타인끼리 그 값을 다르게 인식할 수 있다는 것. 예를 들면 내가 1을 준다고 해도 상대는 나를 1로 생각하지 않을 수 있고, 1보다 위 혹은 아래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
3. 내가 속해 있는 상황이 제3자의 눈으로는 완벽하게 다를 수 있다는 것.

사실 뭔가 거창하게 적은 것 같지만, 좀 더 일상적인 걸로 풀어내자면 아이들이 원과 학교를 다니면서 생기는 인간관계 속에서 나의 선의나 친절이 너무도 쉽게 무시당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내 친절 이상의 친절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었다. 내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의 주양육자가 나와 같은 성이 아니라서 아이가 친구의 손을 잡으면 나는 자연스럽게 손을 놓는다. 오해를 살까봐.

뭔가… 주저리주저리 길어졌는데, 소설을 읽는다는 게 이런 거 아닐까? 일상의 한 부분들을 소설 속에서 찾아내 맞아 그렇지. 라고 이해해보는 것. 나를 이해하고 타자를 이해하고, 나 중심의 세계에서 타인의 세계에서 나를 이해해보는 것. 이해가 안 되면 흘러가게 둘 수 있게 조금은 도와주는 역할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겨울 정원 - 2025 제19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이주란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겨울 정원 2025 제19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이주란, 김성중, 김연수, 서장원, 임선우, 최예솔 (지은이) 은행나무 2025-10-24>


이번에 읽은 책은 #2025년김유정문학상 어쩌다 보니 이번 년도에 2025~문학상은 이효석 문학상 빼고 다 읽은 것 같은데…여튼 이번에도 좋았다. 앞전에 리뷰한 #2025김승옥문학상 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그 작품들에 비하면 조금 더 밝은 느낌이 들었다. 아주 주관적인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이미 읽었던 작품이 #문학과지성사 의 #소설보다시리즈2025가을 에 수록되어 있었던 #서장원 의 #히데오 이 있었고, #최예솔 의 #그동안의정의 는 읽었던 느낌이 드는데, 여기에 첫 수록 된 것 같고 (요즘 들어 한국 단편을 많이 읽어서 그런가 약간 뒤죽박죽이 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처음 읽어본 #김연수 님의 #조금뒤의세계 와 #임선우 #사랑접인병원 이 내겐 좋았다.

조금 뒤의 세계는 도서관에서 강연을 마친 뒤 탄 기차 안에서 옆좌석에 앉은 한 여자, 금방 깨어난 여자가 나를 소설가님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소설가는 아니었다. 10년 가까이 소설을 쓰지 못한 사람이었으니까, 그녀는 소설가인 나를 만나러 왔다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한다.

꿈과 현실을 바로 보는 일이 중요하다는 그녀.
✴︎ 저는 꿈이란 현실과 겹쳐 있되 현실은 아닌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눈에는 꿈이 잘 보이지 않아요. 봐도 잘 모르고요. 보이지 않는 꿈을 볼 수 있게 만드는 게 예술이 하는 일이라고 저는 배웠어요. (90)

조금 뒤의 세계를 내가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이 소설은 내게 말도 안 되는 것들을 이해로 넘어가는 선을 알려주었달까. 뭐… 금방 또 까먹고 현실에서 잊고 살겠지만, 한번이라도 생각을 해 본 것에 대해 의의를.

사랑 접인 병원은 사랑하는 사람끼리 손가락 하나를 절단하여 같은 부위에 상대방 손가락을 이식한다. 5일간의 입원 생활이후 평생을 함께할 소울메이트가 완성된다. 이걸 약지 교환식이라 한다.

전에 이분의 #빛이나지않아요 책을 읽고 참신한 발상과 소재에 놀라면서 매혹되었는데 이번편도 어쩜이럴까? 영혼의 단짝을 찾기 위한 발상이 께름칙하면서도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은데, 우울증에 걸린 아내를 위해 접인 수술을 하고 싶다고 애원하는 남편의 이야기를 읽으니 아… 이런 사랑이 있을 수도 있겠다. 여전히 허를 찌르는 작가의 글에 나는 새삼 또 놀라고 만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작품이다.

수상작인 #이주란 의 #겨울정원 은 작가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차갑고 추운 겨울의 끝에 봄이 오기도 전에 아스팔트 위를 비집고 올라온 연두색의 새싹이 올라오면 아, 봄이구나. 봄이왔구나 라고 느껴지는 느낌이랄까… 너무 길어져서 줄여본다.

✴︎ 지금 미래에서 생겨난 저 마음이, 언젠가는 내게도 다시 찾아올 날이 있을까 생각하면 이미 겪은 일도 지금 겪고 있는 일도 아닌데 조금 슬프다. (44)

하고 싶은 말은, 요즘 문학상들 왤케 재밌지…!!!!


#김성중 #새로운남편 은 소개를 아예 안했는데, 이것도 재밌었다!!! #김유정문학상 #책스타그램 #은행나무 #은행잎2기 #은행잎서재 #북스타그램 #책리뷰 #도서리뷰 #한국문학 #문학 #소설 #단편소설 #소설리뷰 @ehbook_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은 문장이 되어 흐른다
박애희 지음 / 청림Life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이야기를 적어내며, 나를 알고, 삶을 더욱 소중하고 충만하게 만들고 싶은 이라면 이 책을 펼쳐보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은 문장이 되어 흐른다
박애희 지음 / 청림Life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은 문장이 되어 흐른다 - 박애희 (지은이) 청림Life 2025-10-29>


“우리는 모두 삶이라는 책을 쓰는 작가다.”
와… 맞네. 맞아. 눈에 확 들어오는 문구였다.
단 하나의 앤솔러지, 나의 삶을 기록하는 것.

종이를 꺼내 이야기를 적어보려 해도 생각보다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 내 이야기를 쓴다는 건 그런 게 아닐까?
막상 글로 써보려 하면 별것 아닌 것 같다가도, 이런 책의 도움을 받아 글을 쓰다 보면 나도 미처 알지 못했던 나를 발견하곤 한다. 필사와는 또 완전히 다른 매력이 있다.

나의 이야기가 문장으로 흘러나오는 순간, 나는 이 책의 주인공이 된다. 그 순간들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나’, ‘순간’, ‘사람’, ‘추억’, ‘취향’, ‘대화’, ‘희망’이라는
일곱 가지 주제 속에서 저자가 건네는 다양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 삶의 궤적을 되짚어보게 된다. ‘나라는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예전과는 또 다른 마음이 생겼구나.’ ‘이런 걸 소중히 여기니 또 다른 미래가 기다려지는구나.’
그런 상상 속에 나를 놓아본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가 어디서 마음을 회복하는지, 나의 힘든시간은 어떤 순간이었는지, 나의 ‘처음’의 순간을 찾아 올라가보고, 사랑받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던 소중한 순간을 적어보고, 좋아하는 소리들은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식당은 어디인지,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기억에 남는 선물은 무엇인지, 아이들의 말이나 행동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 경험이 있는지 등등.

이 책은 이런 많은 질문들을 통해 ‘다양한 나’를 만들어 준다.

더불어, 중간중간 등장하는 필사 구절들이 또 어찌나 좋은지. 필사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나의 이야기를 적어내며, 나를 알고, 삶을 더욱 소중하고 충만하게 만들고 싶은 이라면 이 책을 펼쳐보길🩵

✴︎ 우리가 다다르고 싶고 이루고 싶은 무언가도 중요하지만, 돌아보면 무언가를 품고 몰두하던 그 순간 자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충만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으니까요. (p.26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