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2.3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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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2.03 NO.625 축하>

- 인생에서 불행은 잦게 찾아와 긴 터널처럼 이어지고, 행복은 찰나처럼 반짝이다 이내 사라진다. 심지어 누군가의 성공이 쏘아 올린 화려한 불꽃이 나의 불행을 만천하에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하게 축하를 보낼 수 있다면 그 마음이야말로 진짜다~ 불행의 순간에 스며든 타인의 막연한 위로는 빠르게 휘발된다. 하지만 찰나의 행복을 뚫고 들어온 구체적인 축하들은 오래도록 남아서 다음 불행을 견뎌낼 힘이 된다.

- 어떻게 스스로를 축하하냐고요? 첫째, 아무도 보지 않는것처럼 좋아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춰요. 둘째, 성취해낸 스스로를 인정해주세요. 셋째, 무엇이 성취에 가장 도움이 되었는지 묻고 그것을 한번 적어보세요.

- 좋은 날은 특별한 일이 일어나는 날이 아니다. 그날의 그 순간을 온전히 느끼며 보내면 되는 것이다.

- 캠핑은 누구와도 어색하지 않게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여행이다. 자연의 품 안에서는 누구나 마음이 한결 너그러워지는 덕분일 것이다.

- 욕실을 자유와 해방의 공간이라고 정의한 것부터 남다르지 않는가. 생각해보면 욕실은 정말 그런 곳이었다. 몸에 얹어진 고단함을 씻어 자유와 해방을 얻는 공간. 역시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내가 있는공간, 내가 쓰는 물건, 심지어 나의 관념까지 달라지는 법이다.

-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 복만대 씨는 부자가 되기로 마음을 바꿨다. 그러자 모든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 이처럼 오래된 디저트의 대부분은 그 유래가 명확하진 않지만 '맛있는 것 위의 맛있는 것'이 만나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진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 장기여행이란 집을 떠난 곳에서의 일상이므로 소비의 즐거움보다는 새로운 환경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가 더 크다.

-코끼리라는 동물이 농촌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밀림의 왕은 사자나 호랑이라 여기는데 사실 코끼리를 이길 수 있는 동물은 없거든요. 코끼리가 평가절하된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농촌도 낙후되고, 도와줘야 하는 곳으로만 인식하는 것 같아요.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식품들이 농촌에서 오잖아요. 농업과 농촌이 가진 힘, 중요성을 알리고 더 좋은 방향으로 농촌을 이끌어가고 싶어요

😉 이번 샘터 2022년 3월호는 3월이라는 달답게 새로운시작에 대한 축하에 대한 글들이 가득차 있었다.

3월에 새로 무언갈 시작하는 모든 이들을 축하하며 진정으로 축하하는 마음이 글로 쓰여있다. 새로운 곳에 속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일들을 하는 것의 설렘들이 가득찬 노란빛이 가득찬 샘터였다.

굉장히 공감 간 글 중 하나로, 나는 예전에 슬픈 걸 함께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점점 나이를 먹다보니 진심으로 질투하는 마음없이 누군가를 축하해주는 게 정말정말 어렵다는 걸 알게 된 후 이 글을 읽어서 그런가 너무 와닿았다. 그래서 누군가의 기쁨을 정말 마음껏 축하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비난과 비판의 차이를 또렷이 보여준 전소연, 여성아이돌에 대한 편견에 맞서 대응하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 행복한 디저트타임에 나온 밀푀유의 이야기, 러시아인들의 이한치한 얼음물수영이야기, 프랑스의 다섯 평짜리 별장이야기, 도시 청주에 대한 이야기 등 각종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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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연인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2
찬 쉐 지음, 강영희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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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연인 - 찬쉐, 은행나무/ 2022.02.18,p,516>

- 그것은 평생 읽은 소설의 이야기들을 다시 한번 더 읽고 난 뒤 모든 이야기를 하나로 엮어보겠다는 것이엇다. 그러면 자신이 책을 들기만 하면 한 이야기에서 다른 이야기로 끊이지 않고 들어갈 수 있을 것이었다.

- 존은 소란을 문밖에 가두고 가방에서 새 책을 꺼냈다.

- 존은 속으로 어쩌면 마리아가 찾는 답은 자신의 미완성 이야기 속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리사는 빈센트를 떠올렸다. 빈센트는 무엇일까? 그는 그녀의 꿈, 그녀의 오랜 세월 깨지 않은 꿈이었다. 그리고 빈센트 자신도 꿈속에서 살았다.

- 한동안 그는 자신이 거의 절망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여겼지만 다행히 나중에 독서에 빠져들었고, 그 허구의 이야기들이 자신을 구하고 자신의 삶을 바꾸었다.

- "곳곳이 전부 너의 지반이야. 네가 어딜 가든, 그곳이 바로 네 집이 될 거야. " 자신은 그때 반박했다. "저는 자유롭고 싶고 줄 끊어진 연처럼 떠도는 것을 상상하죠."

- "단추 한 개를 떨어뜨리는 일은 전체 판을 망쳐버리는 것과 같아."

- 그녀가 돌아가고 싶은 곳은 농장이 아니라 고향이었고, 상상 속 고향은 모호한 그림자였다. 사실 그녀 역시 기차를 타고 돌아가고 싶지 않았고 지름길로 가고 싶었다. 지름길은 바로 경이 알려 준, 술집 안에 있는 블랙홀들이었다.

- "그게 바로 지진이에요. 당신은 초조하지 않아요? 지진은 바로 사람을 초조하게 해요. 여기에 앉아서 당신의 일을 생각하고 또 언니의 상황을 생각하다 보면 생각할수록 비관적이 돼요."

- 빈센트는 마침내 리사의 과거 삶으로 들어갔고 이는 그들의 사랑이 깊어졌음을 의미했다.

- "이제 당신 스스로 가요. 이런 곳에서는 잃어버리지 않아요."

- 지금 존은 이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이 그 이야기가 되었다.

- "존 , 왜 나는 내가 보려는 것을 볼 수가 없을까?~ 나는 최선을 다해보았지만 백사장에는 바닷물에 떠밀려 온 장화한 짝 뿐이었어."

★책을 읽는 내내 희뿌연 안개 속을 걷는 느낌이었다. 알듯 말 듯, 무슨 이야기인지 그냥 눈으로 활자를 쫓아 읽어나갔다. 무엇인가 큰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평범하다면 평범한, 사람들이 무언가를 계속 찾아간다. 어디론가 계속 뭔가를 찾는다. 그런 이야기들이 계속 이어진다.

내가 과연 이 글을 맞게 읽고 있는 것인지, 이 글을 읽고 있는 나조차도 꿈 속에 있는 것인지 헷갈려만 진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가 왔다갔다 넘나 들고, 전기가 통하고, 각자가 빠져 있는 것에 몰두한다. 글이 난해하기도 하여 내가 생각하고 있는게 이게 맞는건지 몰랐다. 애초에 이해를 하려고 각을 잡고 읽으니까 잘 모르겠다가 나온 걸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의 이 잘 모르겠다가 재미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잘 모르겠는데 눈은 자꾸 글을 쫓고 있다.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듯 말 듯, 핵심을 건드릴 듯 말 듯 줄다리기를 하며 읽는 느낌이었다. 어느 순간 문장이 훅 다가온다. 이게 무엇을 말하려는지 확 다가오는 문장들이 있다.
표현들이 정말 멋졌다. 문장 하나하나가 생동감이 느껴졌다.

주 축이 되고 있는 세 커플이 서로가 욕망하는 바를, 찾고자하는 바를, 끊임없이 고통스러워하고 불안해 하면서도 찾아나가는 그 여정, 그리고 과거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그리고 본인도 찾아간다. 본인을 찾았기에 내 곁의 사람을 이해해 볼 수 있게 된 게 아닐까라고 나는 생각했다.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찾아가는 그 과정 속에서 말이다.

처음 접해 본 중국문학이 매운맛이라 살짝 당황도 했지만, 찬쉐라는 작가의 이 작품이 쉬이 읽힐 수 있진 않았다. 내 기준에선 꽤 난이도가 높았다. 그러나 내게 있어 이 책은 조만간 다시 펼쳐 읽게 만들 것 같은 책이었다. 내가 발췌한 문장들을 다시 곱씹어 읽어본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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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오브 라이프 - 삶을 마감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서
사사 료코 지음, 천감재 옮김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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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드 오브 라이프 - 사사 료코, 스튜디오오드리/ 2022.02.18, p,378>

-'퀄리티 오브 라이프'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애초에 삶의 질이란 대체 뭘까. 무리를 해서 본인에게나 가족에게나 후회할 일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과연 도전할 만큼 가치가 있는 일일까.

-"우린 환자분이 주인공인 연극의 관객이 아니에요. 함께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모두 함께 신나고 즐거운 연극을 하는 거죠."

- 죽음을 테마로 취재를 계속하는 나는, 다른 사람의 불행을 쓰는 일을 생업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에 내심 말할 수 없는 거북함을 느끼고 있었다.

- "자기 고집은 물론 간호 기술도, 의료 상식도 그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는 버려야 할 때가 있어요."

- 그 물건들이 그 사람을 대신해 과거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집은, 환자의 가장 좋았던 나날을 알고 있다.

- 의료 행위에 선택지가 많다는 건 잔혹하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어요. 누구든 기적을 보고 싶어 하죠. 인간의 욕망을 부추겨버리는 거예요.

-"만족스러운 임종의 순간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는 의사실력에 달려 있어요."

- 위험하니까, 불편하니까, 그런 말로 걸핏하면 행동을 제한하려 하죠. 하지만 집에서라면 지금까지 살아온 지헤와 경험으로 어떻게든 마지막까지 자립해서 생활할 수 있어요.

- 마음에 품은 공포의 정체가 분명히 보일 때, 사람은 어딘가에서 한시름을 놓아요.

- "죽음을 멀리하니까 아이들이 죽음을 배울 기회를 놓치게돼요. 죽어가는 사람이 얼마나 다채로운 것들을 많이 가르쳐주는데. 그게 참 안타까워요."

- 죽음은 남겨진 자들에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힌트를 준다.죽어 떠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슬픔만 두고 가지 않는다. 행복 또한 두고 간다.

- 마음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하고 싶은 것을 탐욕스럽게 해야 한다. 망설임 속에서라도 내 발이 가려는 방향으로 한 걸음 내디뎌야만 한다. 소중한 사람을 소중하게 대해야 한다.

★ 책을 읽고 꽤 시간이 흐른 후 (내 기준) 적게 되었다. 너무 많이 울어서(감정이입이 너무 심하게 되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적을 용기가 안 났다. 적어도 너무 감상적인 리뷰를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사 료코라는 논픽션 작가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이 병원을 이용하지 않고, 재택의료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들과 방문간호사였던 모리야마 후미노리의 죽음에 관하여 적혀 있다.

사실 최근에 읽은 책들의 흐름이 의식하지 않았는데, 이 전에 읽은 책은 일본의 아동학대 그 후에 관한 이야기였어서, 마음이 아팠었다. 한국의 현실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테니, 사람의 마음은 비슷할 터이니, 근데 이번엔 진짜 죽음에 관한 책을 읽으려니 뭔가가 나를 더 긁었다고 해야 할까,

게다가 나는 내가 직접 한 건 없지만.. 친할머니의 치매병간호를 나의 엄마가 간호하는 걸 보았다. 물론 재택에서이다. 엄마는 많이 힘들어했다. 내가 갓 대학교 1학년이 되고 나서 그렇게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나는 직접 간호를 한 적도 없었고,고3이었다는 이유로 멀어져 있었기에, 엄마의 고통을 잘 알 순 없지만, (어쩌면 내가 다 망각했을 수도 있다. 나는 내가 행복하지 않았다고 여겼던 시간은 전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살기 위해 망각했는지도) 내겐 알게 모르게 두려움이 있다. 병간호에 대한, 누군가에게 의지한다는 것, 누군가에게 의지한다는 건 그 누군가의 삶이 많이 희생된다는 것을 말이다.

그 경험이 커서인지, 나는 몰랐는데 꽤 많이 남편에게 나의 마지막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내가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연명치료는 싫다. 암이 말기여도 싫다. 나는 치료를 하지 않을 것이다. 폐 끼치는 게 싫다. 나의 꺼져가는 삶을 위해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 힘든 건 너무 싫다.라고

이 책은 나의 이런 생각에 다른 시야를 주었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엉엉 울었는지 모르겠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당연히 오는 것이고, 소위 자다가 조용히 숨을 거두는 죽음을 맞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이 세상에 어떻게 삶의 마지막을 끝내야 할지 여러가지로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재택치료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졌으며,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많이 생각해보게 된 값진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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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는 법 -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인간관계 처방전
정재훈 지음 / 마인드셋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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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는 법 - 정재훈, 마인드셋/ 2022.02.24,p,212>

- 과감하게 잘라내고 내 감정을 우선 보호하자. 나를 존중해주는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에도 모자란 인생이다.

- 마치 자신의 말이 진짜 현실적이고 뼈 때리는 충고라 믿으며, 경우 없는 무례를 계속해서 보여준다. 그러니 이런 사람의 부스러기 같은 말에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부스러기는 부스러기에 불과하다. 그냥 슥 한 번 털어버리면 된다.

- 당신이 평생 다른 사람을 살폈던 것처럼 이제는 당신 스스로도 챙겼으면 한다. 당신은 자신에게도 눈치 좋은 사람이었는가.

- 인에이블런 상대방을 사랑하고 진심으로 생각한다는 명목으로 오히려 상대방의 인생을 망치고 방해하는 사람을 말한다.

- 저는 말을 할 때 항상 한 번 더 생각해요. 인간은 감정적인동물이라, 스스로가 자각하지 않으면 감정에 휩쓸리기 쉽거든요.

- 무례한 사람들은 자신이 평가하는 위치에서 그 사람들의 마음을 조종하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에게 의존하게 하여 자신의 말을 철석 같이 믿고 대단한 사람으로 생각하며 자신을 떠받들어주길 원하는 신봉하게 하길 원한다.

- 가벼운 사람에게는 굳이 내 속에 있는 진지하고 무거운 얘기를 할 필요가 없다.

- 하지만 그만큼 세심하기에, 이 사람들의 레이다에 걸리면나도 모르게 그 사람의 바운더리에서 아웃될 수 있다.

- 즉, 무례함은 듣는 상대방의 입장이나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관점을 상대에게 주입시킬 목적으로 말하는 것이고, 솔직함은 상대의 감정과 기분을 배려하고,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이 상황을 더 발전적으로 개선시킬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다.

🧚🏻‍♀️ 이 책은 인간관계에 힘들어하며, 사회초년생 등 이제 막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듯 싶다.

읽으면서 공감도 많이 하고, 내가 손절해 왔던 사람들이 생각났다. 역시 그들은 내게 무례했다. 잘했다. 잘 끊었다. 생각했다.

고1때 부터 친구였던 아이가 있었다. 친해지고 대략 7년 정도를 베프라고 여겼던 친구였다. 생각해보니 그 친구가 내게 인에이블러였다. 자신의 적극적인 성격을 어필하면서너도 이렇게 해 봐. 하면서 나의 소심함을 자꾸 건드렸다. 건드리는 게 나는 이래서 뭐도 하고 뭐도 하고 잘났는데 너는 아니잖아? 이 느낌이었다. 어떤 계기가 있어서 연락이 끊어졌는데,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한번 소름(?)인 일이 있었다. 대학 때 친구 중 하나가 날 기억하는 모습이 "너 항상 웃고 다녔잖아. 그래서 그렇게 생각하는 지 전혀 몰랐어" 였다. 대충격이었다. 아... 내가 그래서 만만하게 보였구나...... 생각했다. 나는 나름 내 기분 나쁨을 전염시키기 싫어서 취해 왔던 행동이 무례한 이들이 내게 무례하게 만들 빌미를 줬던 건가 싶었다. 만만하게 자꾸 여겼던 걸 끊어내지 못했던 나도 바보였다.

이 책은 책 왼쪽 상단부에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인간관계 처방전"이라고 적혀 있다. 맞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이야기가 적혀 있다.

인간관계에 힘들다면(힘들어서 판단력이 잘 서지 않는다면) 가볍게 읽히므로 추천한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더 확실히 알았다. 내게 무례했던 그들을 잘 끊어냈다고, 그런 나를 다독거리는 계기가 되어 유익했다. 앞으로도 나는 나에게 무례한 사람들은 차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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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픽션
조예은 외 지음 / 고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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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픽션 - 조예은, 류연웅, 홍지운, 이경희, 최영희, 도서출판 들녘/ 2022.01.21,p,256>

- 바로 학원의 오래된 전설 대문이다. 명가 기숙학원의 매점 햄버거에는 오십 년 전통의 합격 기운이 응축되어 있어서 많이 먹을수록 그 기운을 흡수하여 좋은 대학에 갈 확률이 커진다는 것이다.

- 나는 세입자였으니까. 인간이 신의 섭리를 거스를 수 없듯, 월세를 내지 못한 세입자는 건물주의명령을 거스를 수 없었다. 아무튼 자본주의의 시대니까. 매출이 급락한 건 나의 사정일 뿐이었다.

- 남편의 시체를 버리기에 참 좋은 날씨이다.

- 가장 듣고 싶었던 한마디를 이런 쇳덩어리에게 듣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나는 그 한마디가 간절했다. 사무치도록 필요했다.

-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어졌다. 아니, 출근하기 전부터퇴근하고 싶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실은 어젯밤 침대에 누울 때부터 왠지 퇴근이 하고 싶었다.

- "덕천 이씨 충양공파 31대손 해병대 204기 월남 참전 국가 유공자 이명현이올씨다!" 인사말 한마디로 이렇게 숨이 턱 막히게 할 수 있다니.

- "태극은 무극이라. 기이하고 이기하여 묘하고 묘하니. 갑자기 튀어 나오고 홀연히 열리는 법. 태극은 태허로 이어지는 관문이니. 현실의 경계가 흐려져 이쪽과 저쪽이 만나는 접점이니라."

- 인공지능이 자발적으로 주인을 살해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숨은 진범을 찾지 않고 고철덩어리에게 혐의를 씌우는 건 무책임하고 비인간적인 처사다. 진범을 검거할 때까지 알옛은 보호되어야 한다.

- 문학 텍스트를 인용하는 청소로봇이라니, 감히 인간이 되기로 맘먹은 인공지능이라니!

- 인문학 서고를 청소하려면 스스로 '오래 되었다'의 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그러자면 책을 정독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이 독서는 청소에 관한 일이 확실했다.

- 나는 한나 아렌트가 [예수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언급한 악의 평범성을 말하려는 겁니다. 누군가 괴물 같은 짓을 하면 진짜 괴물이어야 하는 데 현실은 그렇지 않죠. 그는 일상적인 자신의 행동패턴대로 움직일 뿐이에요. 악마도 아니고 악마라는 지각도 없어요.

★ 펄프픽션(plup ficion)은 20세기 초반에 유행했던 싸구려 잡지인 펄프매거진에 실리는 소설을 뜻했던 용어로, '싸구려 소설' 혹은 '삼류소설'을 의미한다. <펄프픽션>은 21세기 대한민국식 펄프픽션을 정립해보고자 기획된 앤솔로지이다.

<작가 후기> 중 한 문장 발췌글

#햄버거를먹지마세요
햄버거와 얽힌 학원괴담- 햄버거에서 청소년을 연결시키니자연스레 입시라는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떡볶이세계화본부
한국에서 노동을 하는 뱀파이어- 작품 속에서 주인공의 공사장 동료들은 피를 뽑아서 뱀파이어에게 투자합니다.

#정직한살인자
느닷없는 외계인 출현와 조직폭력배- 너의 무의식적인 고민은아내와의 관계다, 잘 좀 하고 살아라, 라고 작품이 대답해준 것 같습니다.

#서울도시철도수호자들
알고보니 오컬트적인 기이한 능력을 쓰는 지하철 노인들- 싸워야 한다. 지더라도. 끝없이 패배를 쌓아가는 투쟁의 과정 속에 삶이 있다.

#시민r
살인청소로봇 - 얼마 후 녀석은 자신이 청소로봇 R이며, 인문학 독서를 좋아하고 세상을 정화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고 알려왔다.

+ B급 영화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소재가 작가의 손에서 한국적 상황과 걸맞게 자유자재로 쓰이고 있다. 우리 시대 사회풍경을 풍자한 블랙코미디와 펄프픽션 장르의 결합으로 신선하고 재밌었다.

아니 입시에서 그런 괴담으로 발전이 되고, 떡볶이와 뱀파이어의 조합은 정말 기발한 상상력에 박수, 게다가 자본주의가 결합되니 아니 이렇게 코믹스러울 줄이야.
조폭남편을 죽인 아내, 사랑이이야기를 이런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풀고, 태극부대의 숨은 그런 정신을 갖고 이야기를 하니 아니 나도 모르게 엄청 몰입하며 빠져들었다.
마지막 청소로봇r에게서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어려운 주제일 수 있지만 이렇게 기발하고 웃기게 풀어내면서 다시 한번 곱씹어보게 되었다. 웃기지만 결코 마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었다.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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