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연인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2
찬 쉐 지음, 강영희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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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연인 - 찬쉐, 은행나무/ 2022.02.18,p,516>

- 그것은 평생 읽은 소설의 이야기들을 다시 한번 더 읽고 난 뒤 모든 이야기를 하나로 엮어보겠다는 것이엇다. 그러면 자신이 책을 들기만 하면 한 이야기에서 다른 이야기로 끊이지 않고 들어갈 수 있을 것이었다.

- 존은 소란을 문밖에 가두고 가방에서 새 책을 꺼냈다.

- 존은 속으로 어쩌면 마리아가 찾는 답은 자신의 미완성 이야기 속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리사는 빈센트를 떠올렸다. 빈센트는 무엇일까? 그는 그녀의 꿈, 그녀의 오랜 세월 깨지 않은 꿈이었다. 그리고 빈센트 자신도 꿈속에서 살았다.

- 한동안 그는 자신이 거의 절망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여겼지만 다행히 나중에 독서에 빠져들었고, 그 허구의 이야기들이 자신을 구하고 자신의 삶을 바꾸었다.

- "곳곳이 전부 너의 지반이야. 네가 어딜 가든, 그곳이 바로 네 집이 될 거야. " 자신은 그때 반박했다. "저는 자유롭고 싶고 줄 끊어진 연처럼 떠도는 것을 상상하죠."

- "단추 한 개를 떨어뜨리는 일은 전체 판을 망쳐버리는 것과 같아."

- 그녀가 돌아가고 싶은 곳은 농장이 아니라 고향이었고, 상상 속 고향은 모호한 그림자였다. 사실 그녀 역시 기차를 타고 돌아가고 싶지 않았고 지름길로 가고 싶었다. 지름길은 바로 경이 알려 준, 술집 안에 있는 블랙홀들이었다.

- "그게 바로 지진이에요. 당신은 초조하지 않아요? 지진은 바로 사람을 초조하게 해요. 여기에 앉아서 당신의 일을 생각하고 또 언니의 상황을 생각하다 보면 생각할수록 비관적이 돼요."

- 빈센트는 마침내 리사의 과거 삶으로 들어갔고 이는 그들의 사랑이 깊어졌음을 의미했다.

- "이제 당신 스스로 가요. 이런 곳에서는 잃어버리지 않아요."

- 지금 존은 이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이 그 이야기가 되었다.

- "존 , 왜 나는 내가 보려는 것을 볼 수가 없을까?~ 나는 최선을 다해보았지만 백사장에는 바닷물에 떠밀려 온 장화한 짝 뿐이었어."

★책을 읽는 내내 희뿌연 안개 속을 걷는 느낌이었다. 알듯 말 듯, 무슨 이야기인지 그냥 눈으로 활자를 쫓아 읽어나갔다. 무엇인가 큰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평범하다면 평범한, 사람들이 무언가를 계속 찾아간다. 어디론가 계속 뭔가를 찾는다. 그런 이야기들이 계속 이어진다.

내가 과연 이 글을 맞게 읽고 있는 것인지, 이 글을 읽고 있는 나조차도 꿈 속에 있는 것인지 헷갈려만 진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가 왔다갔다 넘나 들고, 전기가 통하고, 각자가 빠져 있는 것에 몰두한다. 글이 난해하기도 하여 내가 생각하고 있는게 이게 맞는건지 몰랐다. 애초에 이해를 하려고 각을 잡고 읽으니까 잘 모르겠다가 나온 걸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의 이 잘 모르겠다가 재미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잘 모르겠는데 눈은 자꾸 글을 쫓고 있다.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듯 말 듯, 핵심을 건드릴 듯 말 듯 줄다리기를 하며 읽는 느낌이었다. 어느 순간 문장이 훅 다가온다. 이게 무엇을 말하려는지 확 다가오는 문장들이 있다.
표현들이 정말 멋졌다. 문장 하나하나가 생동감이 느껴졌다.

주 축이 되고 있는 세 커플이 서로가 욕망하는 바를, 찾고자하는 바를, 끊임없이 고통스러워하고 불안해 하면서도 찾아나가는 그 여정, 그리고 과거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그리고 본인도 찾아간다. 본인을 찾았기에 내 곁의 사람을 이해해 볼 수 있게 된 게 아닐까라고 나는 생각했다.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찾아가는 그 과정 속에서 말이다.

처음 접해 본 중국문학이 매운맛이라 살짝 당황도 했지만, 찬쉐라는 작가의 이 작품이 쉬이 읽힐 수 있진 않았다. 내 기준에선 꽤 난이도가 높았다. 그러나 내게 있어 이 책은 조만간 다시 펼쳐 읽게 만들 것 같은 책이었다. 내가 발췌한 문장들을 다시 곱씹어 읽어본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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